권승주 금악목장 사장
마필산업이 어려움에 봉착되어 있다. 이는 더러브렛은 물론 제주마와 제주산마도 마찬가지이다. 경주마로는 공급이 더 이상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도 요즘 몇 년 사이에 모든 마필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러다보니 농림부와 KRA 그리고 제주도에서는 말 산업에 대하여 많은 고심을 해왔다. 그 결과 승용마필로의 전환확대 및 말고기 소비로의 증가를 목표로 한 궤도 수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기 위해 승마장의 설치조건 완화와 더불어 축산 발전기금에서 보조금 지급 및 저리융자도 해주고 있다. 또한 말고기 소비를 촉진하기 위하여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말고기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제주 하이테크 진흥원에서는 수십억 원의 연구 용역비를 지원받아 말산업에 따른 전반적인 연구용역에 착수 하였다. 연구용역 분야는 말기름을 통한 화장품 및 의약품 개발과 말고기 요리 및 말뼈의 약효를 연구하는 과제들이다. 그리하여 그것을 상품화로 만드는 작업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국내에는 지금 말기름을 이용하여 화장품으로 만들어 상품화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고, 이와 관련된 중소기업까지 생겨났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제주에 말고기 식당은 10개소 정도가 있었지만 지금은 60여개소의 말고기 식당이 성업중이다. 처음에는 제주도민 위주로 식당을 찾았지만 이제는 말고기의 맛과 웰빙음식이라는 소문으로 육지에서 건너온 관광객이 한번쯤은 말고기 식당을 찾곤 한다. 말고기 식당을 이용했던 관광객들도 말고기의 맛에 놀라곤 했다. 그러나 요즘은 말고기의 맛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이야기도 종종 한다. 그리고 올해에는 말고기 식당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있다. 또한 몇 개의 말고기 식당이 문을 닫은 곳도 있다. 일본의 경우는 구마모토 지역과 그 외 몇 개의 지역에서는 말고기를 무척이나 즐기고 있으며 말요리 가격도 소고기에 비해 무척이나 비싼 편이다. 요리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맛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말고기를 이용한 초밥까지도 만들어 지고 있다. 그러나 제주는 몇 년 전에 비해 고기맛이 떨어지고 있다며, 점점 이용객들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매우 안타깝다. 이러한 상 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가격이 비싸서가 아니다. 고기의 맛이 떨어지고 있는데 그 이유가 있다.

고기의 맛이 떨어지는 이유는 인건비와 사료비의 증가로 인하여 충분한 기간 동안 비육을 하지 않고 도축하기 때문이다. 말의 비육은 소와 달리 적당한 마블링이 형성되어 최고의 육질을 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충분한 시간동안 비육을 시킬 경우 더 이상 몸무게는 늘어나지 않고 사육비는 증가되고 하다보니 적당히 비육을 시킨 후 도축을 해버리기 때문에 말고기의 맛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충분한 기간 동안 비육을 시켰을 때 가격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은 말고기의 등급제 도입이다. 충분히 비육을 시킨 후 최고의 등급을 받게 되면 그만큼의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등급제가 없다보니 오래 비육한 마필이나 그렇지 않은 마필이나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고기의 질보다는 말의 몸무게가 가격을 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 지속되다 보면 말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떨어지게 되게 말고기의 소비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서는 제주도청과 그 산하에 있는 하이테크 진흥원 그리고 KRA와 농림식품부에서 관심을 갖고 하루 빨리 말고기의 등급제 도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권승주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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