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산업
2011년 한해, 승마 저변 확대와 승용마 생산의 원년으로 평가
이후 승마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승마 보급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2011년은 우리나라 승마산업 발전의 원년으로 기억될 만하다. 올해 말산업육성법의 제정 및 공포는 우리나라 승마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의 하나로서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말산업육성법은 또한 말과 승마 관련 전문 직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승마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의 전기를 마련했다.
말산업육성법 제정과 함께 KRA 한국마사회의 ‘전국민말타기운동’ 등 승마 보급 노력도 승마 활성화 기반 마련에 큰 힘이 됐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승마장 건립 등 본격적으로 승마 산업에 진출하고 농어촌형 승마시설 설립이 가능해져 승마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늘었다.
이와 같은 승마 보급 노력과 함께 승용마 생산에 대한 고민이 함께 시작되었다는 사실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승마 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승마 활성화와 말 생산의 양대 축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 승마산업 발전의 추이를 되짚어 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고민해 보고자 한다.

1. 말산업육성법의 제정 및 공포
말산업육성법은 경마산업에 치우친 우리나라 말산업의 한계를 돌파하고 새로운 말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승마산업과 FTA 및 농축산업 시장 개방 이후 기존 축산업의 대안으로서의 말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제정된 법으로, 세계 최초 말 관련 특별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말산업육성법의 제정은 우리나라 승마산업 발전에 있어서 크게 세 가지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말산업육성법 제정으로 국가 차원에서 말산업과 승마산업을 종합 관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말산업육성법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5년마다 말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말등록기관을 지정하며 말산업 종합 정보시스템을 운영하도록 했다. 또한 말산업육성 전담기관을 지정하고 말산업연구소도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말산업과 승마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발전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둘째, 말산업과 승마산업 관련 전문인력 자격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말 관련 자격증은 특별한 법적 근거 없이 유관 기관의 교육 프로그램에 근거해 필요한 인력을 배출해 온 수준이었다. 하지만 말산업육성법 통과로 말조련사, 장제사, 재활승마지도사 자격이 법적 근거를 갖게 되어 이르면 내년부터 시험을 통해 공인 자격증을 배부하게 되며, 이외에도 승마지도사, 승마장 경영자, 승마교관, 말전문 수의사 등 말 관련 전문 인력이 전문교육기관을 통해 양성될 계획이어서 승마 관련 전문 인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공헌할 전망이다.
셋째, 지방자치단체들의 말산업과 승마산업 육성 의욕이 크게 고취되고, 승마 보급과 승마장 건설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말산업육성법에서는 말산업 육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말산업특구로 지정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말산업특구로 지정될 경우 국가로부터 행정적·재정적 지원 및 조세 감면, 수의계약을 통한 국공유재산의 대부·사용 등 혜택을 받게 되어 많은 지자체들이 말산업을 주요 육성 사업으로 삼고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또한 농어촌형 승마시설의 설립 및 지원이 법률로 확정되어 승마 시설의 전국적인 보급이 가능하게 됐다.

2. 승마 저변 본격적인 확대
2011년은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승마가 보급되는 원년이 되었다. 우선 KRA 한국마사회가 지난 2009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전국민 말타기 운동’은 지난해인 2010년 본격 시행된 후 올해에는 참가 인원이 크게 증가하여 안정화 단계에 진입되었다는 평가다. 또한 마사회가 전국의 학교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승마교실’ 역시 어린 학생들에게 승마 체험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승마에 대한 의욕을 높이고 장기적인 승마 활성화를 꾀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말산업육성법의 제정으로 농어촌형 승마시설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됨으로써 전국적으로 생활 밀착형 승마시설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승마시설 설립과 관련된 상담 문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농어촌형 승마시설의 보급은 승마를 접할 기회와 승마 수요 확대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한편 말산업육성법 제정으로 말산업특구를 지정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승마장 건설과 승마체험 관광 개발에 나섬으로써 승마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장수군, 곡성군, 순천시, 상주시, 영천시, 구미시 등이 앞다투어 승마장을 건설했거나 할 예정이며 이 밖에 말산업의 본고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제주도 역시 지역 내 제주대학교에 제주승마산업RIS사업단을 조직하여 승마 전문인력 양성 및 승마 인프라 구축사업을 수행 중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이와 같은 승마 육성 노력은 우리나라 승마 보급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3. 승용마 생산·보급 위한 노력 시작
2011년은 우리나라 승마계에서 본격적으로 승용마 생산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우선 우수한 승용마를 생산하기 위한 인공수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마사회 장수육성목장은 지난 5월 우리나라 승용 씨암말을 대상으로 하는 승용마 인공수정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이 사업은 마사회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섯 두의 유명 승용 씨수말의 동결정액을 수입하여 국내 생산에 보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장수육성목장은 지난 2009년 국내 최초로 인공수정 망아지 생산에 성공한 바 있으며 올해 본격적으로 이 기술을 민간에 응용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 것이다.
민간에서도 승용마 인공수정 성공이라는 낭보를 전해 왔다.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청학승마장에서는 지난 4월부터 독일산 유명 홀스타이너 종의 승용마의 정액으로 20두의 암말에게 인공수정을 실시하여 85%의 임신율을 기록하는 성공적인 성과를 얻었다. 이는 민간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독자적 인공수정을 성공한 것으로 승용마 인공수정 시장 형성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순수 국내산 승용마의 보급에도 큰 성과가 있었다.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우리 실정에 맞는 우수 승용마 품종을 개발하고자 하는 취지로 지난 2009년부터 추진 중인 ‘한국형 승용마’사업은 올해 2세가 된 망아지들이 승용마로 활용되기 위해 (주)제주마산업에서 훈련을 받는 정도까지 진행되었다. ‘한국형승용마’ 사업은 아직 승용마 품종을 갖지 못한 우리의 현실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우리 승용마 품종을 보유해 보자는 목적으로 시행된 것으로, 앞으로도 국내 승마산업의 활성화와 말 생산의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4. 앞으로의 과제
향후 우리나라의 승마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마 보급이다. 즉, 많은 사람들이 말을 타는 것이다. 승마에 대한 수요가 확실하게 늘어야 만이 승마 활성화를 통해 말 생산 및 유통기반이 확대되고 축산 농가들이 FTA 대처 및 기존 축산농업의 대안으로서 말 생산을 선택할 수 있다. 학교 체육에의 승마 도입 등 좀 더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승마 보급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시점이다.
이와 함께 말산업육성법에서 지정하고 있는 승마 관련 전문자격제도가 빠르게 정비되어 시행에 들어가야 하며, 말 관련 인력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 승마 관련 인력 보급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산업의 양대 축인 경마와 승마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당분간 말산업 육성은 마사회의 경마 이익금에서 재원의 대부분을 충당하여야 한다. 현재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비이성적인 규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우리 경마의 현실을 방기하고 승마 발전만을 바란다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이승열 기자 wang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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