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세영 기수
- 8개월여만에 100승 달성 … 연간최고기록·150승 돌파 여부에 관심 집중
- 성실성 앞세운 끊임없는 노력으로 기록제조기 등극

한국경마 최고 기수로 자리매김했지만 여전히 ‘어린왕자’라는 별칭이 어울리는 문세영 기수가 국내 경마사상 최단기간 100승을 넘어섰다.
지난 1일(토) 100승에 부족한 1승 사냥에 나선 문세영 기수는 첫 기승이던 2경주에서 단승식 1.4배라는 압도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4위에 그치며 아홉수에 대한 걱정을 떠올리게 했지만, 두 번째 기승인 4경주에서 ‘칩인버디’에 기승해 출발부터 결승선까지 선두를 내달아 100승 고지를 밟았다.
가을이 채 오기도 전에 100승을 일궈낸 문세영의 기록은 지난 2006년 10월 21일 박태종 기수가 경신한 연간 최단기간 100승 기록을 무려 한 달 반 이상 앞당긴 대 기록이다.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영국 경마계 전설로 불리는 토니 맥코이(Tony McCoy)기수도 지난 2001년 9월 21일에야 연간 최단기간 100승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문세영의 이번 기록은 더욱 기념비적이다.
대기록의 탄생은 그리 쉽게 이루어지진 않았다. 올해 7월까지 94승으로 월평균 13승 이상의 고공행진을 이어왔지만, 8월에 접어들며 고비가 찾아왔다. 100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눈에 띄게 페이스가 하향곡선을 보인 것.
문세영 기수가 8월에 부진을 보인 것은 이유가 있었다. 고질적인 척추분리증이 재발하면서 지속적인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체질적으로 좋지 않았던 장도 문제가 되면서 문세영 기수는 1∼2주간의 잠정 휴업도 고려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미리 선약되었던 기승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인 출전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고 성적 하향이 그를 괴롭혔다. 경주기승을 하면서 계속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악순환이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빠른 회복을 보였고, 무더위 속에서 지친 몸을 추스르기 위해 운동량을 늘리며 성적도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최단기간 100승 달성을 기록한 문세영 기수는 “최단기간 100승 도전이라는 것을 경마문화신문을 보고 알게 되면서 조금은 의식을 하게 되었다. 한국경마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고 밝히고, “욕심이 많은 편이지만 연간승수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40살까지 말을 타겠다는 계획에 충실하다보면 다른 기록도 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타고난 재능은 없지만 타고난 성실함은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장점을 살려 계속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수는 올해의 폭발적인 우승사냥에 대해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우선 올해 아이가 태어나면서 가장으로 책임감이 생겼다는 점과 소속기수제로 바뀌면서 경주마다 집중도를 높인 점, 그리고 와일드한 기승스타일에서 말에게 여유를 줄 수 있는 편한 기승스타일로의 변화가 이전과 달라진 점이라는 것이다.
최단기간 100승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문세영 기수는 그러나 ‘만족하면 뒤처진다’는 말로 현재의 각오를 되새긴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 안돼 보일 때가 있다는 그는 앞으로는 보다 자신에게 투자를 하는 한편 기수로서 계속 변화하는 모습으로 발전된 자신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한다.
‘최고’에는 최고가 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재능보다는 성실성을 앞세우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문세영 기수의 모습이 바로 “새로운 전설”의 탄생을 가능케 한 것이다.
당장 새 기록을 쏟아내는 현재의 모습보다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한국경마의 전설을 만들어갈 문세영 기수의 힘찬 행보가 벌써부터 경마팬을 열광하게 하고 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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