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콘텐츠 개발의 일환으로 세계 평화의 바람 행사에 후원, 참여도 했다. (사진 제공 유일레저타운)

- 경기 파주의 유일레저타운, 보고 타고 먹고 자고 즐기는 승마 복합 단지
- 현상훈 대표, “단절된 말 문화 복원하려면 수요·공급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 필요”

승마만 하는 승마장의 시대는 갔다. 3D공룡체험관에서 영화도 보고, 행글라이더도 타고, 말고기도 먹고, 방갈로에서 자고, 노천 폭포에서 사우나도 할 수 있는 승마 복합 단지가 있다. 승마장의 진일보한 현장, 승마 업계의 미래가 있는 곳, 바로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유일레저타운(대표 현상훈)이 그곳이다.

제주도 토박이 축산 기업 ‘탐라 그룹’의 자회사였던 유일레저타운은 일석다조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2만 2,000평 규모의 승마 복합 단지다. 유일레저타운이 있는 파주 ‘마장리’는 조선 시대 군마 훈련소가 있던 자리였다. ‘서울 곁으로 찾아온 작은 제주, 탐라국’을 표방하며 수도권 시민의 ‘종합 웰빙 휴양지’로 2006년 개장한 이래 매년 6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물론 이름에서는 ‘승마’의 ‘승’자도 없지만, 승마 클럽을 위주로 한 말산업의 ‘집결체’다.

유일레저타운은 국내 최대 마종을 보유하고 있다. 30칸의 마방에서는 퍼쉬론, 포니, 쿼터홀스, 미니어처 홀스, 제주 조랑말 등 100여 두의 마필이 지낸다. 영화 챔프의 ‘우박이’도 이곳 가족이다. 승마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지난 3월에는 기업 연수 프로그램으로 ‘단체 승마 팀 빌딩 프로그램’ 개설해 직장인들의 지루한 연수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 승마 초보자들을 위해 하루에 3시간씩 4일을 투자하면 자유 승마까지 할 수 있는 ‘단기 속성 승마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말을 다루는 법부터 속보, 구보 단계까지 단기간에 쉽게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을 위해서는 ‘1박 2일 승마 캠프’를, 예비 승마장 경영자들을 위한 3박 4일 강습 커리큘럼도 준비했다. 모든 과정은 철저한 사전 예약제를 통해 관리된다.

특히 유일레저타운은 포니 승마 체험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상훈 대표는 “20년 전만 해도 자동차는 사치품이었다. 개나 소나 말을 타야지 고급 레포츠라는 고정관념도 사라진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을 위한 포니 승마 체험, 캠프 등을 통해 미래 한국의 주인인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말과 친해지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2012년 ‘세계 평화의 바람’ 행사에 참여한 것도 승마 대중화를 위한 현 대표의 소신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을 기원하는 이 행사에 참여한 80여 명에게 행사 전날 초대해 승마 교육을 한 뒤 행사 당일 이들과 함께 파주 마정초교에서 출발해 통일대교를 건너고 평화누리 광장까지 말을 타고 ‘전진’했다. 행사 때는 말을 타고 전투 장면 및 마상 쇼도 연출했다. 현 대표는 “승마의 귀족 이미지를 깨기 위해서 말산업 콘텐츠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외국 사례의 콘텐츠만 그대로 베껴서 수입했지 독자적인, 고유한 콘텐츠가 전무하다. ‘세계 평화의 바람’과 같은 행사는 세계적 관광·말산업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앞으로 평화누리 길도 마도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유일레저타운에서는 어르신들에게 승마 교육을 한 뒤 고양꽃박람회에 참석, 말타기 체험과 일자리 제공 등을 했다.

- 팀 빌딩 프로그램, 승마 입문 단기속성, 예비 승마장 경영자 과정 등 이색 프로그램
- 평화누리 길을 말 타고 순례한 ‘세계 평화의 바람’ 말산업 콘텐츠도 개발

유일레저타운에서 유독 농민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승마 대중화를 위해 콘텐츠를 개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현상훈 대표는 “말산업육성법이 통과된 후 전국적으로 승마장이 난무하고 지자체는 구체적 대안 없는 비전만 제시하는데 이러면 돈만 보고 사람들이 달려들어 ‘한탕주의’로 빠질 위험이 있다. 말산업이 지속적으로 가려면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그 뿌리는 (말산업육성법에서 명시했듯) 우리 농민들, 어려운 축산 농가이기에 이들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다”고 역설했다.

탐라그룹 이사 출신인 현상훈 대표는 제주가 고향이다. 밑바닥부터 경력을 쌓은 현 대표는 10년간 말에 미쳐서 살았다. 말산업 전반에 대해 공부하고(한양대 법대 출신인 그는 국제관광대학원에서 석사논문으로 도 썼다)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외부에도 많은 자문을 했다. 그는 “말산업 육성법이 시행됐지만 (승마 및 말고기 유통 등 말산업 전반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대한 기본적 조사조차 전무하다. 정말 농민들을 위한 축산 정책을 펴고자 한다면, 정부와 한국마사회는 기본 조사를 철저히 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상훈 대표는 말산업 전반에 대해 비판도 아끼지 않았지만 대안 제시도 했다. 시설 좋은 고급 마방에서 수입 사료를 먹이며 말을 키우는 말산업 시행 기관인 마사회와 일반 농가의 괴리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유일레저타운에서는 구제역으로 피해를 본 직접 농가 1곳을 선정, 포니와 당나귀 100마리를 위탁·사육하고 있다. 농가에서 말을 사육할 때 초기 비용이 큰 문제를 덜어준 것이다. 말을 키우는 농가를 ‘농어촌 체험 승마장’으로 차별화해서 젊은 층에게는 승마장과 연계해 레저 문화로 접근하도록, 노년 층에게는 말고기와 그 부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특히 말고기와 관련, 초기 1년만 마케팅에 주력, 원가를 보조해서 대형 마트에 입점하고, 유명 식당에 맛보기로 고기를 제공하는 노력을 하면 한우보다 질 좋고 저렴한 말고기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뿐만이 아니다. 몽골 출신의 수의사를 영입해서 전통적인 말 치료법을 접목하는가 하면, 유일레저 주변을 활용한 11개 외승코스도 개발하면서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인터뷰 내내 현상훈 대표는 “말은 먹든 타든 시도해야 한다”, “말이 말이 되게 해야 한다”, “말을 말만 하지 마라”며 말산업 전반과 승마 문화에 대해 그간의 노하우를 ‘말장난’으로 거침없이 집약해 쏟아냈다. 현 대표는 “말 춤으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싸이의 B급 문화처럼 말산업과 승마 문화도 클래식만 고집하거나 특정 기관에 좌지우지되어선 안 된다.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신선한 기획, 대안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유일레저타운 승마클럽 (현상훈 대표)

주소: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83-10번지 (서울에서 40분)
전화번호: 031-948-6161
홈페이지: www.youealleisure.co.kr
운영시간: 09:00 ~ 18:00 (기승 2일 전 사전 예약 필수)
이용 시설 : 박달산 산림욕장의 외승코스 외에 제주토속음식 전문점 돔베돈가, 호숫가의 방갈로, 눈썰매장, 실내 연회장, 기업 연수 세미나실, 인조잔디구장, 임실 치즈 체험장, 행글라이더, 유일천 찜질방 등 다양한 시설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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