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관경주의 마지막 관문인 제12회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국산1군, 3세) 경마대회에서 서울 대표 ‘지금이순간’(최성룡 마주)이 우승을 차지했다.

‘지금이순간’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함으로서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고,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워 주목을 받았다.

우선 ‘지금이순간’은 지난 「코리안더비」의 상금과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상금만 무려 11억원을 획득했고, 삼관경주 최우수 3세마에게 주어지는 5억원의 국산종마선발지원금도 획득하게 된다. 결국 3관 대회를 통해 16억원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실질적으로 2012년 최다 상금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으로 남은 시즌 동아 1개의 경마대회만 석권하더라도 올해 최고의 경주마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이순간’은 통합경주 시행 후 첫 서울대표로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의 트로피를 획득하는 영광도 안았다. 지난 2008년 통합 3관경주가 시행된 후 서울은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경주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다만 ‘지금이순간’이 우승을 차지함으로서 장거리 경주에 약한 서울경주마란 인식은 깨지고 말았다. 이외 ‘지금이순간’은 역대 최초 「코리안더비」와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경주를 동시 석권하는 경주마로 이름을 남겼다.

‘지금이순간’의 맹활약은 아비마 ‘인그란디어’(금악목장 소유)의 명성도 드높이고 있다. ‘인그란디어’의 자마들은 대기만성형이다. 특히 장거리에 강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인그란디어’는 민간이 소유한 씨수말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교배료가 점점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단거리에서부터 장거리까지 전천후로 잘 뛰어야만 명마로 인정받는다. 데뷔하면서 단거리에서 두각을 나타내야만 명마로 대우를 받는다. 그러다보니 순발력이 뛰어난 ‘메니피’ 자마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그란디어’ 자마들은 경주력을 쌓으면서 점차 능력을 드러낸다. 이같은 이유로 현재 한국경마의 씨수말 판도는 ‘메니피’가 주도하고 있다. 메니피의 새끼는 이어링세일에서도 5천만원 이하로는 구매하기가 어렵다. 한국경마도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스프린터 마일러, 마라토너를 구별해서 우수마를 가려내는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세계의 높은 벽을 허물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거리 위주로만 명마를 가려내는 현행 경주편성 체게를 군체계를 폐지하고 경주마의 성별, 나이, 우승횟수, 획득상금을 기준으로 경주를 편성하는 체계를 확립해야만 한다.

합리적인 경주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코리안더비에 이어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까지 차지한 ‘지금이순간’은 정말로 훌륭한 경주마이다.‘강한 경주마 생산’이라는 한국경마의 목표를 앞당길 수 있는 청신호가 되고 있다.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다보니 만약 첫 번째 관문인 KRA컵마일까지 석권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기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3관경주의 최후의 승자는 ‘지금이순간’이 차지했으나 이제 관심은 오는 11월 치러질 「대통령배」로 모아진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당대불패’가 최강 국산마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번 농림부장관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경주마들은 다음달에 펼쳐질 대통령배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돼 기존 황제인 ‘당대불패’와 힘겨루기에서 어떤 경주력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산마의 질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파트2를 넘어 파트1에 진입하고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국제경마대를 유치할 때까지 중단없이 전진해가자.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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