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신형 감독이 직접 찍은 말 사진 작품들. 말들의 눈빛이 기묘하고 몽환적이다. (사진 제공 조신형 감독&라이딩클럽)
- 라이딩클럽과 플레이스트픽쳐스 합작…마문화 콘텐츠로 기획
- 조신형 감독, “말과 교감할 수 있는 문화 프로젝트 될 것”


텍스트보다 영상이 주요 소통 매체로 떠오른 IT 시대에 말산업이 총체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문화 콘텐츠는 영화가 대세다. 외국에서는 (Dreamer, 2005)나 (The Black Stallion, 1979), (Phar Lap, 1983), (Black Beauty, 1994), (The Horse Whisperer, 1998), (Seabiscuit, 2003) 등 말을 다룬 영화가 일반 대중에게 호응을 얻고 말산업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을 하도록 기여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2011)나 (2010), (2006)이 말 관련 영화로 제작됐지만 홍보도 부족했고 흥행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최근 싸이의 말춤 열풍과 더불어 드라마 ‘마의’가 인기를 얻으며 말산업 관련 콘텐츠도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승마 관련 이색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라이딩클럽이 사진과 영상, 공연 분야의 젊은 작가들이 모인 예술 창작 집단, 플레이스트픽쳐스(playist-pictures)와 합작으로 말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다. 순수 다큐멘터리 형식의 단편으로 시작, 장편 영화로까지 만들 계획이다.

“말에 관한 가장 기초 단계부터 영상에 담고 싶다. 그동안 영화나 영상, 사진을 통해서 본 말은 크고 웅장한 모습만 비춰졌다. 하지만 말을 가까이 하고 옆에서 봤을 때 매우 온순하고 겁 많고 호기심 많은 ‘덩치 큰 개’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말을 탄다는 게 어렵고 무서운 일이 아니라 말과 교감하는 방식부터 습성까지 사실적으로 잘 드러내 사람들이 말과 감성적으로 가까워지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최근 개봉한 영화 ‘터치’의 메이킹 필름을 제작한 플레이스트픽쳐스의 조신형 감독은 이번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위해 전국 곳곳의 승마장을 다니며 직접 승마도 하고 현장의 분위기를 스케치하는 중이다.

“공연의 가장 흥미로운 곳은 무대 뒤다. 나레이션이나 대화는 최대한 배제하고 말의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람들이 말과 첫 대면하는 순간의 느낌을 그대로 담고 싶다. 말이 카메라 앞으로 다가와 렌즈를 핥고 눈을 비춰보게 만드는 등 재미있는 시도도 하고 있다. 단지 산업적 측면이 아니라 말과 관련한 문화 프로젝트로 기획 중이다. 제작 단계부터 시간과 공을 들여 모든 부분을 열어두고 있다.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승마인들, 말산업 관계자들과 함께하는 영화로 만들고 싶다.”

조신형 감독은 이 영화의 특징으로 감성과 교감을 언급했다. ‘말은 사람을 한 번 보면 기억한다’는 사실을 통해 “이 말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라는 화두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딩클럽과 플레이스트픽쳐스 합작의 말 다큐멘터리 영화, 국내 말산업 콘텐츠로 선구적 역할을 할 이번 작품은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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