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는 싸이의 말춤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馬문화 콘텐츠 가능성을 보여준 한 해였다. (싸이 뮤직 비디오 캡쳐)
편집자 주 – 2012년은 말산업육성법이 본격 추진된 한 해다. 이에 따라 승마 및 말산업 관련 뉴스가 쏟아졌고, 관련 제도들이 시행되면서 국내 승마 및 말산업 관계자들도 덩달아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또 2012 런던 올림픽 및 제93회 전국체육대회 등 주요 국·내외 대회가 개최되면서 승마 관련 뉴스가 화제였다.
이외에도 사회적으로 ‘힐링’ 바람이 불면서 재활승마가 대중화되고 싸이의 말춤이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말문화 관련 콘텐츠도 풍성, 승마 및 말산업이 탄력을 받았던 한 해로 기록됐다. 경마문화신문과 승마 전문 자매지 Horse Life는 송년 특집으로 ‘2012 승마계 10대 뉴스’를 선정, 올 한 해 있었던 주요 소식을 정리했다.


1. 말산업육성법 ‘발효’…재개정 요구 목소리도 있어
세계 최초로 말이라는 단일 축종을 대상으로 한 말산업육성법은 2011년 3월 9일 법률 제10451호로 공포되고 2011년 9월 10일자로 제정됐다. 또 말산업육성법 시행령은 대통령령 제23132호로 공포·제정되었으며, 시행규칙은 농림수산식품부령 제 203호로 공포·제정됐다.
2012년은 말산업육성법이 본격 추진된 해로 농림수산식품부의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 발표 등에 힘입어 법안 관련 제도들이 탄력을 받게 됐다. 말산업 육성 전담 기관으로 한국마사회 선정, 제1회 말산업 자격시험 실시, 말산업 통계 및 실태 조사 실시, 승마 시설에 대한 본격 지원, 국내산 승용마 육성 및 말산업 특구 지정 관련 움직임이 시행되면서 말산업육성이 ‘발효’된 한 해였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한국마사회가 말산업 전담 기관으로 선정된 일에 대해 수익 모델을 찾기 어려워진 말산업 현장에서는 ‘마사회는 관련 재정만 관리, 감독하라’는 요구가 거세다. 또 한국마사회법. 축산법, 국민체육진흥법 등과의 충돌을 피하려고 만든 말산업육성법이 기형적 법이 되었다며 일부 학회에서는 ‘말산업육성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국내 말산업은 도약의 해를 맞았지만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은 형국이어서 2013년에 말산업육성법 개정 문제 등이 어떻게 처리될 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2. ‘힐링’ 재활승마, 대중화 되나
사회·문화적으로 ‘힐링’ 바람이 불면서 승마계에서 재활승마 분야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국내에 재활승마가 도입된 지 10여 년, 재활승마지도사 자격증이 국가 자격증으로 인증받고 승마힐링센터의 개장, 국제 심포지엄 개최 및 관련 학회 설립 등으로 재활승마가 국내 승마계의 ‘대세’로 자리 잡은 것.
무엇보다 한국마사회 승마힐링센터 1, 2호점이 각각 인천과 시흥에서 개장하면서 재활승마 바람을 주도했다. 2022년까지 전국에 30개소 개설을 목표로 하는 승마힐링센터 사업은 한국마사회의 대표적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6월과 9월 인천과 시흥에 승마힐링센터를 개장, 청소년들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인터넷 중독, 정서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승마 치료와 심리 치료를 병행 중이다.
지난 10월에는 서라벌대학교와 (사)한국말산업육성협회 주관으로 ‘2012 한국 재활승마 발전을 위한 국제심포지엄’ 및 ‘제6회 장애아동 재활승마 한마당’이 열렸다. 세계 재활승마 단체의 전문가를 초빙해 재활승마의 동향과 흐름을 국내에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또 SBS 야구해설위원 양준혁 씨를 홍보대사로 임명해 관심을 끌었다.
고성 명파리에 한국재활승마교육센터 개관(8월), 인천시와 한국치료및장애인승마협회 주도로 재활승마 임상 결과 발표(11월), 서울대 수의과대학의 재활승마센터 건립 추진(11월), 전주기전대학 주도로 한국재활승마학회가 설립되는 등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던 한 해다. 이외에도 국내에는 비영리사단법인 한국재활승마협회(RDA KOREA)가 둘다섯해누리 승마장 등지에서 재활승마를 주도하고 있다.

3. 말춤과 마의 등 승마·말산업 콘텐츠 각광
말춤을 언급하지 않으면 말이 안 되는 한 해였다. 전 세계적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 말춤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마문화’ 관련 콘텐츠가 주목받았다.
MBC 드라마 마의(馬醫)의 선풍적 인기, (박경원), (전재식 外) 등 승마와 말산업 관련 국내 서적의 발간, (제인 홀더니스 로댐) 등 승마 교과서의 번역본 발간, 말산업 자격시험 교재 등 관련 서적들의 출시도 봇물을 이뤘다.
또 승마 전문 포털 사이트 과 예술 창작 집단 ‘플레이스트픽쳐스’ 합작으로 말 영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는 소식도 알려지면서 국내 말산업의 ‘이야기 소재’가 될 콘텐츠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한 해이기도 했다.
문화와 전통은 그 나라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그 민족의 발자취다. 아쉬운 점은 한국 고유의 마문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네 일상에는 윷놀이와 기마전, 말뚝박기 등 말 관련 놀이가 있다. 그뿐이 아니다. 고구려를 위시한 신라와 백제, 고려와 조선 시대의 말 전통 문화 및 기마 무예는 세계에서도 그 유례가 흔하지 않은 소중한 전통이자 훌륭한 문화 콘텐츠이기에 2013년에는 국내 고유 전통 말문화를 발굴해서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4. 승마 대중화 위해 몸부림치다
국내 최초로 승마 전문 포털 사이트를 개설하고 전국의 승마장과 승마인들의 ‘허브’ 역할을 시작한 기업이 화제였다. 모바일 커머스 분야의 대표 기업 (주)이스크라(대표이사 남욱)는 ‘라이딩클럽’을 만들고 기업의 마케팅 노하우를 승마 분야에 접목했다. 라이딩클럽 홈페이지(http://www.ridingclub.co.kr)는 승마장 사진, 승마 관련 뉴스, 가입 회원의 기승 후기를 통한 정보 교류 컨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승마 이용권’을 발급해 제휴를 맺은 승마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다양한 ‘볼거리’ 이벤트도 기획, 승마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고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경마와 승마 관련 ‘앱’도 등장했다. 앱과 윈도 응용프로그램 전문 개발 기업인 비밥(대표 전연호)에서 운영하는 다그닥닷컴(www.dagdak.com)은 언제 어디서나 승마장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우리동네 승마장’이라는 앱을 만들어 아이폰용과 안드로이드용으로 무료 배포 중이다.

5. 등 국내 승마 전문지 등장
과 를 발행하는 본지 레이싱미디어(대표 김문영)는 말산업육성법이 시행되는 것과 관련하여 ‘대한민국 馬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CI를 선포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또 승마·말산업 전문 온라인 매체인 도 취재를 본격 시작했다.
참고로 국내 승마·말산업 전문지로는 (대표이사 노영동), (발행인 정성환)이 있다. 또 한국승마방송(대표이사 박남신)에서 를 내년에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승마·말산업 분야 언론 매체들도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됐다.

6. 국가 공인 자격 인증된 제1회 말산업 자격시험 실시
말산업육성법 11조와 12조에 의거, 올해 처음으로 제1회 말산업 자격시험이 실시됐다. 지난 12월 8일 토요일, 건국대학교 법과대학에서 진행된 이번 말산업 자격시험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고 한국마사회 자격검정센터가 실시했다. 말조련사, 장제사, 재활승마지도사 3급 과정에 총 753명이 응시했다.
문제는 현행 시중에서 판매하는 관련 교재와 큰 차이 없이 출제됐으나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있었다는 평가다. 자격을 취득한 응시자들은 전국 승마장, 경마공원, 경주마 및 승용마 육성 목장 등에서 재활승마교관이나 안전요원, 장제사 및 마필관리사 등으로 취업할 수 있다.
한편, 말산업 자격시험이 국가 자격시험으로 격상됐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내 말 관련 고등학교 및 대학 졸업 예정자는 연간 400여 명에 이르는데, 말산업 자격을 취득하는 이는 졸업생의 10% 정도인 현실적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숙제로 남아 있다.

7. 말산업박람회, 대중의 품을 파고들다
한국마사회 주최, 2010년 제1회 말산업박람회와 2011년 말산업축제와 달리 이번 ‘2012 말산업박람회’는 말산업육성법 시행 전후의 차이 가늠한 대한민국 대표 산업박람회로 자리매김했던 대회였다. 9월 20일부터 나흘간 서울 경마공원 특설 무대에서 열렸으며 ‘대한민국 말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테마로 한 이번 박람회는 70여 개 출품 기업과 20여 협찬사의 참여, 1만 5천여 명의 입장객 기록,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가 풍성했다.
“국내외 말산업 정책 및 현황,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말산업 선진국인 프랑스와 독일, 호주의 말산업 전문가들이 주제 발표를 했다. 행사 기간 내내 승마경기장 내 특설 무대에 설치된 박람회장에서는 각 참여 업체가 홍보도 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이 두드러졌다.
그 외 원포인트 승마 레슨, 재활승마 경진대회, 김동수 장제사의 장제 시연, (사)한민족전통마상무예격구협회에서는 ‘영웅의 탄생’이라는 마상 무예극을 펼치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말춤 경연대회에는 말춤을 고안한 안무가가 직접 심사위원으로 나섰고 30여 팀이 경연대회에 참여하는 등 일반 대중에게도 호응을 얻게 된 하나의 축제로 알려졌다.

8. 전국민 말타기 운동, 찾아가는 승마 교실, 승마 캠프 등 활발
각 지자체별로는 말산업 아카데미 등 승마 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활동하는 한편,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전국민 말타기 운동’도 활발했던 한 해였다. 한국마사회와 국민생활체육전국승마연합회 주도로 올해 3회째를 맞은 전국민 말타기 운동은 출신 선수들이 올해 주요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선전했다.
승마 대중화를 위한 승마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쏟아졌다. 특히 아이들과 주부들을 ‘공략’한 승마 프로그램이 승마 인구 저변 확대에 기여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KRA 인천승마힐링센터와 (주)동아이지에듀의 ‘2012 어린이 승마힐링캠프’ △영어식 수업과 멘토제로 운영되는 한동대학교 영어캠프 △라이딩클럽의 ‘말과 함께하는 힐링 소풍’ 등도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한국마사회와 박수일승마아카데미, 대장정기마단의 ‘찾아가는 승마 교실’ 등도 방과 후 학습 프로그램이나 지역 재활센터 등에 승마를 알리며 보급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감당하면서 승마 인구 저변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9. 올림픽, 전국체전 등 주요 대회 성공리 개최
2012 런던 올림픽이 지난 7월 28일부터 17일간 열렸다. 대한민국은 국제승마협회가 인정하는 포인트를 얻지 못해 출전하지 못했지만, 영국 여왕 외손녀인 자라 필립스가 종합마술 국가 대표로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하고 일본의 호케쓰 히로시가 71세의 최고령 나이로 대회에 출전하는 등 관련 뉴스가 풍성했다.
10월에는 대구에서 제93회 전국체육대회가 열렸다. 3개의 금메달이 걸린 승마 경기에서는 송상욱 선수와 전재식 선수, 임성노 선수가 각 부분 우승을 차지했다. 이 외에도 국내 최초로 마장마술 S-3와 장애물 S-2 경기가 열렸던 2012 한화그룹배 전국승마대회에서의 김균섭 선수의 3관왕 소식, 코스프레마장마술 경기가 열려 관심을 모았던 ‘2012 전국 유소년 승마대회에서’ 서산 해미초등학교의 마하은 학생의 4관왕 소식, 제7회 농식품부장관배 전국승마대회에서 KRA 연애인 승마단의 출전 소식 등이 화제였다.
그 외 제3회 임자 해변 말(馬) 축제(8월), 제7회 전국말(馬)한마당 축제(10월), 2012 제주馬축제(10월), 과천馬사랑 전국승마대회(11월) 등 관련 대회가 풍성했던 한 해였다.

10. 실내 승마 `열풍` 시작
스크린 골프장이 국내 골프 대중화에 기여한 것처럼 실내 승마 운동을 주도하는 `물건`이 화제였던 한 해다. 승마 운동기는 2012 말산업박람회에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하반기 매출이 급증, 그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운동에 초점을 둔 승마 운동 기구부터 스크린을 보며 승마 강습을 하는 시뮬레이터 등 종류도 다양하다. 실내에서 쉽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과 승마 인구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 가운데 국내에는 7~8곳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을 시작했다. 모 업체에 따르면, 올 초에 비해 하반기에는 승마 운동기 매출이 200% 가까이 오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어떤 승마 운동기도 실제 승마의 장점을 전부 살릴 수는 없다. 운동 효과를 주고 승마 기본 자세를 잡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도 기계는 기계일 뿐이다. "승마 운동기 고객들이 실제 승마장을 찾는 승마인이 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밝힌 모 업체 관계자의 말처럼 향후 승마 운동기가 승마 인구 저변 확대라는 말산업육성법 취지에 부합하는 대박 상품이 될지 애물단지로 전락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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