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SBS 뉴스 캡쳐 장면
- 2012 리딩 사이어 ‘메니피’, 신년 초부터 공중파 뉴스에 등장
- 승마장 및 말산업 관련 소식도 보도 증가 추세…승마·말산업 대중화 시대 맞이하는 듯


평범한 일반인이 평생에 걸쳐 공중파 뉴스에 나오기는 쉽지 않다.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 한 말이다.

지난해 수득 상금 총 68억 7,800여만 원으로 ‘리딩 사이어(Leading Sire, 연간 자마들의 수득 상금이 가장 많은 씨수말)’에 등극한 메니피가 지난 7일 저녁 SBS 공중파 뉴스에 등장했다. 단신 정도가 아니다. 기자와 카메라맨이 반나절 내내 제주에서 완도를 거쳐 장수까지 동행하며 메니피를 취재했다.

국내 최고의 씨수말로 몸값 100억 원에 달하는 메니피가 내륙 교배를 위해 제주경주마목장을 떠나 장수목장으로 거처를 옮긴 일이 일반 공중파 방송에서도 뉴스거리가 될 만큼 중요하게 다뤄진 것. 방송에서는 메니피를 위한 식사 메뉴, 볏짚 쿠션, 원목 마구간, 무진동 차량을 동원한 이동 등을 이슈로 잡으며 ‘메니피 뉴스’를 심도 있게 다뤘다.

‘행여 다칠세라…귀하신 몸 100억 종마 모셔가기’란 타이틀로 이번 취재를 한 SBS 박현석 기자는 별도의 ‘취재 파일’ 기사를 쓸 만큼 이번 뉴스에 신경을 쓴 티가 역력했다. 취재 파일에서 박 기자는 “말에 문외한이었던 저는…황제 씨수말 메니피를 만나러 갔습니다…전통적 혈통 스포츠 경마에서는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않는답니다…6천 제곱미터 규모의 전용 초지에서 마음껏 뛰어놀다가 암말들에게 씨만 뿌려주면 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상팔자가 아닌가 싶습니다…한 마리 말에게서 느껴지는 부러움과 위화감이 귀경길 내내 취재진을 괴롭혔습니다”(출처: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572716)라며 말에 대한 이해와 취재 후기를 흥미롭게 남기기까지 했다.

사실 메니피는 지난해 말 노인성 순환장애로 사망한 씨수말 1세대 ‘디디미’와 함께 한국마사회 승마활성화팀의 박경원 차장이 쓴 저서 에도 언급되며 화제를 몰고 다니는 등 ‘이슈 메이커’로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비단 메니피 뿐만이 아니다. 작년에는 국토종주를 한 윈디가 SBS의 ‘세상에 이런 일이’와 MBN 기획 프로그램 ‘말, 달리다’ 2회에 나오면서 유명세를 탔다. 또 전국 각지의 승마장과 승마 프로그램, 말산업 관련 뉴스들이 공중파를 타는 횟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유명 배우인 권상우 주연 SBS 드라마 ‘야왕’의 주인공이 승마장 직원으로 나오면서 안산승마랜드(박병철 대표)를 배경으로 촬영 중이고,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런닝맨’이 서울경마공원을 ‘랜드마크’로 방송을 찍고, MBC 드라마 ‘마의’의 시청률이 20% 가까이 나오는 등 말 관련 프로그램도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싸이의 말춤이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이후, ‘말’이 방송계까지 장악하며 하나의 대안 콘텐츠로 등장하는 추세다. 이는 승마와 말산업 분야가 서서히 대중화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라 볼 수 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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