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국산 3세마를 가리는 코리안더비가 오늘(19일) 제9경주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다. 총 16두의 준족이 출전해 무궁화를 향한 거침없는 질주를 펼친다. 켄터키더비 우승마에겐 장미꽃다발이 주어지지만 코리안더비 우승마에겐 무궁화꽃다발이 주어진다.

인기스포츠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가 ‘더비’이다. ‘더비’는 스포츠 전반에 걸쳐 라이벌팀 간의 대결을 일컫는 용어로 팬들에게 흥분과 관전의 묘미를 기대케 한다. 그런데 이 용어는 경마에서 비롯되었다.

경마에서 파생된 ‘더비’의 역사는 1779년 영국의 더비(Derby) 백작과 찰스 번버리(Charles Bunbury) 경이 한 파티에서 3세 경주마가 대결하는 경주를 창설하기로 뜻을 모은 데서 시작한다. 유별난 일을 잘 벌였던 더비 백작은 결혼기념으로 특별한 이벤트를 구상했다. 당시 영국 엡섬 지역의 경마는 5세 이상의 나이 든 토종말이 참가하는 2마일(3천2백m) 또는 3마일(4천8백m) 장거리 경주가 대부분이었는데, 당시 경마계에서는 ‘어린 말에 스피드를 요구하는 경주를 해보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다. 결국 1780년 5월 제1회 더비 대회가 열렸고, 이후 1·2차 세계대전 중에도 중단되지 않고 계속 열려 전통과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영국 엡섬에서 시작된 더비는 현대경마를 중흥기로 이끈 미국경마의 켄터키더비에서 정점을 기록하고 있다. ‘켄터키 더비’는 월드시리즈(7.2%), 마스터스 골프대회(8%)를 제치고 2012년 전미 스포츠 중계 시청률 6위(9%)에 오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는 대중적인 축제이다. 불과 2분여 동안 펼쳐지는 경마대회를 위해, 루이빌에는 미 최대 불꽃놀이 ‘썬더 오버 루이빌(Thunder Over Louisville)’을 비롯해, 대규모 퍼레이드, 마라톤 대회, 패션쇼 등 총 70여개의 페스티벌이 동시 다발적으로 열린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2011년 추산 무려 1억 2,790만 달러에 달할 정도다.

한국에선 1998년 국산마 생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우수마 생산에 대한 경주마 생산자들의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기존 무궁화배 경마대회를 코리안더비로 변경하면서 3관경주의 기틀을 마련했다.

코리안더비의 시행은 한국경마가 경주마 생산을 확고하게 연계시키는 본격적인 출발을 의미한다. 그동안 코리안더비 우승마가 이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는 징크스를 보여 일부에선 코리안더비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부경경마공원이 코리안더비에 합류한 후부터는 더비 우승마들이 징크스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고, 특히 지난해 우승마인 ‘지금이순간’이 서울경마공원 최고의 경주마로 떠올라 코리안더비에 대한 관심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코리안더비가 켄터키더비나 엡섬더비처럼 국제적인 경주로 성장하기 위해선 축제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상금이 많고 좋은 말이 출전하는 단순히 빅레이스가 아닌 모든 경마관계자는 물론 국민들이 함께 관람하고 즐기는 축제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올해 코리안더비의 관심은 3관대회 첫 관문인 KRA컵마일 경마대회에서 우승한 ‘스팅레이’가 2관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또 서울과 부산의 경주마 중 어떤 경주마가 우승할 것인가도 뜨거운 관심이다. ‘스팅레이’에 맞서는 경주마들은 김영관 감독이 관리하고 있는 ‘스피디퍼스트’와 ‘판타스틱재즈’ ,호주 출신 울줄리 감독이 관리하고 있는 ‘아멜스아톰’, 서울 대표마 이신영 감독의 ‘오섬타이거’ 등을 꼽아볼 수 있다. 서울과 부산 모든 경주마들이 출전하는 코리안더비에서는 아직 3관왕이 탄생하지않고 있다. 올해는 3관왕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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