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에 용호상박과 같은 의미로 창과 방패라는 단어가 있다. 창과 방패의 어원은 중국 초나라의 상인이 창과 방패를 팔면서 창은 어떤 방패로도 막지 못하는 창이라고 하고 방패는 어떤 창으로도 뚫지 못하는 방패라고 이야기 한 것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얼마 전 끝난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인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언론에서는 창과 방패라는 표현을 썼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와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를 두고 한 말이다. 결승전 경기는 언론에서 이야기 한데로 창과 방패가 돋보이는 경기였다. 

메시가 2골을 몰아넣고 승부차기에서도 첫 번째 키커로서 골을 넣으며 월드컵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가만히 보고만 있을 음바페가 아니었다. 0-2로 끌려가던 후반 35분 페널티킥을 넣은 후 1분 뒤 그림 같은 논스톱 슛을 꽂아 넣었다. 진정한 창과 방패의 경기였다.

축구에서는 리오넬 메시와 호날두을 일컬어 창과 방패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제40회 그랑프리 우승마 위너스맨과 서승운 기수(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제40회 그랑프리 우승마 위너스맨과 서승운 기수(사진=한국마사회 제공)

 

한국의 경마에서도 시대별 창과 방패는 이어져 왔다. 대견-신세대, 가속도-차돌, 당대불패-경부대로, 트리플나인-파워블레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한국경마의 대표적인 창과 방패는 “위너스맨”과 “라온더파이터”이다. 2마리 모두 2018년생으로 5세의 동갑내기다. 위너스맨은 국내산이고 라온더파이터는 포입마이다. 

2022년은 위너스맨의 해였다. 헤럴드경제배. YTN배, 부산광역시장배, 코리아컵, 그랑프리를 모두 석권했다. 

라온더파이터는 Owners’cup과 KRA컵을 거머쥐었다. 아마도 대상경주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했다면 더 많은 우승을 했을 것이다. 2022년 2차례의 대상경주인 코리아컵과 그랑프리 경주에서 위너스맨과 라온더파이터가 만났다. 2차례 모두 위너스맨이 라온더파이터를 2착으로 밀어내고 우승을 했다. 2022년의 성적으로만은 위너스맨이 앞서가는 형국이다. 위너스맨은 2022년 연도 대표마와 최우수 국내산마로 선정되었다. 그야말로 2022년은 위너스맨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2023년은 어떠한 결과가 도출될지 자못 궁금하다. 경주거리와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라온더파이터(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라온더파이터(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위너스맨은 비교적 장거리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라온더파이터는 전천후 스타일이라 단거리와 장거리 모두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너스맨의 모마는 위너스마린이다. 모마의 경주 적정거리는 1600~1800미터였다. 대상경주에 9차례 문을 두드렸지만 3착과 4착이 최고의 성적이었다. 위너스맨의 부마는 머스킷맨이다. 2022년 국내 리딩사이어인 머스킷맨의 자마들은 단거리와 장거리 모두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 

라온더파이터의 모마는 미국산마 클라린다이다. 클라린다의 경주 우승성적은 1400과 1600미터에서 각 1승씩을 했다. 클라린다의 외할아버지는 엠파이어메이커로 2003년 벨몬트스테이크의 우승마이다. 증조할아버지는 WILD AGAIN 이며 1984년 Breeders’cup을 들어 올린 주인공이다.  

 

필자는 2022년 12월15일 올해의 공정대상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으로 서울경마공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자리에는 라온더파이터를 관리하는 박종곤 조교사님도 함께 했다. 공정대상 선정을 마치고 난 후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던 한분이 박종곤 조교사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조교사님, 위너스맨과 라온더파이터 중 어느 말이 더 강한 말입니까”

박종곤조교사의 대답은 “위너스맨이 최고의 말이지요. 정말로 좋은 말입니다”. “그러나 위너스맨은 대부분을 장거리에서 우승을 했지만 라온더파이터는 단거리와 장거리 모두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라온더파이터가 더 훌륭한 말이라고 봅니다” 라고 대답했다. 박종곤 조교사가 라온더파이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면 위너스맨을 관리하는 최기홍 조교사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지 궁금하다. 아마도 위너스맨이 더 좋은 말이라고 할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본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위너스맨과 라온더파이터가 올해는 몇 번의 대상경주에서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 또한 어느 말이 우승을 하게 될지 생각만 해 보는 것으로도 흥분이 된다. 2마리의 라이벌 싸움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2023년은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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