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원 한국마사회(KRA) 회장
- 사감위와 맞서는 정공법 피하고 마필산업 역량을 키우는 장기전략 시사
- “마필산업 활성화로 지자체가 먼저 찾게 해야 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의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경마산업 죽이기 시도가 한창인 가운데 한국마사회장으로 취임해 마필산업은 물론이고 농축산농가의 희망이 되어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짊어지게 된 김광원 회장과 선진경마문화 창조에 매진하고 있는 경마문화신문의 김문영 발행인이 특별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11월5일 오후4시 한국마사회 회장실에서 이뤄진 특별대담에서 어려움에 직면한 경마산업을 중흥시킬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지난 9월 제32대 한국마사회장으로 취임한 김광원 회장은 경상북도 울진군 태생이며, 행정고시 10기 출신으로 풍부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제 15,16,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바 있다. 2004년 7월∼2005년 10월에는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경마산업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사회에서 경마의 위상은 사행성게임물 `바다이야기` 파동과 사감위법 출범으로 사행산업의 선두주자라는 오명이 앞서 있지만, 실질적으로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국민들의 여가선용 및 주말 나들이객에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을 제공하는 레저스포츠의 최고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대외적인 어려움이 점철되는 가운데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는 등 한국경마 역사에 큰 획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는 김광원 회장과 그동안 마필산업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며 격려와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올바른 선진경마문화 창조에 노력해온 김문영 본지 발행인은 한국경마가 어려움 속에 놓여 있지만, 한국경마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서로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정리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 바쁜 가운데 시간을 내준 것에 감사한다. 국회의원 시절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경마산업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취임 후 한달여가 지났는데 뜻한 바, 경영철학은 잘 실현되고 있는가?

▲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 김문영 발행인이 한국마사회장으로서 적임인데 그렇게 되지 못해서 아쉽다.)(웃음) 국정감사에서 낙하산 인사 운운과 CEO로서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낙하산 문제는 정치권에서 공기업 CEO를 맡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마사회장에 공모하면서 전문가인 직원들을 위한 길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리더는 길잡이라고 생각한다.
마사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결코 전문가는 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는 전문가가 가지는 편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백지에서 시작하면 전문가 편견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경영자로 기본적으로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사람이 기업이라는 생각이며, 공기업으로서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윤리적 경영이 기업의 생존전략이 될 정도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마사회 직원들에게도 당부하지만 스스로 깨끗하고 함께 나가자는 것이 나의 경영철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사회는 다른 기업이나 공기업과는 달리 독특한 단체이다. 국민기업을 위탁관리하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게 국민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 경마산업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으로 인해 상당한 위기에 처해 있다. 사감위법에서 경마가 제외돼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리고 사감위에서 최근 규제계획을 확정지으려 하고 있는데 이에대한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 사감위에 대해선 받을 것은 받고 줄 것은 주자는 생각이다. 시대흐름상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언론을 통해 나오는 재산 탕진자가 실제로 주식으로 재산을 탕진하고도 경마를 핑계대는 경우가 있다. 경마가 흔적이 안 남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사감위 위원들의 임기가 2년 남았다. 경마산업에 대해 강성인 위원들이 있기 때문에 당장은 기다림이 지혜인 듯 하다.
경마산업에 대한 편견이 극단적인 위원들이 있어 인식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실제 마사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경마산업에 대해 나 스스로도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지만 마사회장 공모시 경마산업에 대해 살펴보면서 인식을 바꿀 수 있었다. 과거 국회에서 경마산업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었지만 현재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바뀌길 바래서는 안된다. 외국의 마필산업과 경마제도, 마필산업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시간을 두고 폭넓게 알리면서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경마산업은 오랜 역사를 가진 외국과는 달리 실제 20여년의 문화밖에 안된다. 또한 ‘바다이야기’이후 도박산업에 대한 국민인식이 더욱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무조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서 경마를 제외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흐름에 맞지 않다고 본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뒤 의원입법을 통해 사감위법을 재검토할 시기가 올 것이다. 물론 마사회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마사회가 할 일이다.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해소하려면 경마이외의 마필산업 활성화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승마운동 즉 전국민 말타기 운동을 활성화해 마필산업을 제도권내에 끌어 들이자는 얘기다. 또한 말고기 소비촉진, 약용의 활성화 등을 통해 말 수요처를 대대적으로 늘리고, 마필관련 인력 육성과 종자 개량 등의 마필산업 육성법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자면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마사회의 유기적인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사감위 문제에 대해선 마사회가 두 가지 반성을 해야 한다. 우선 레저스포츠라 하지만 복잡하고 위험성 상존, 베팅 상한선 미준수 등 장외발매소의 단점에 대해 마사회 스스로가 자구노력이 부족했다.
마사회의 고객중에 영세민이나 소자영업자가 적지 않다. 이들이 소액투자로 즐거움을 얻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재산을 탕진하는 위험성을 나타내는 것에 너무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 마사회가 위기에 봉착한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 취임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승마 활성화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승마, 그리고 마필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그리고 승마활성화로 경마산업이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 우리 국민이 승마를 하면서 말과 친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마필산업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경마산업에 대한 인식도 바뀔 것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지자체와 윈윈 전략이 필요하다. 국민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현재까지 다른 분야로 인식되는 경마와 승마를 융합해야 하겠다. 이를 위해 현재 경마산업을 위주로 하는 말생산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앞으로 생산농가에서 승마용 마필을 공급하고, 경마에서도 퇴역마를 승용마로 제공해야 한다. 또한 마필의 활용처를 계속 개발해 간다면 장기적으로 경마산업의 이미지 쇄신이 가능할 것이다.
일본에서 제주마 말고기를 파는 전문점이 있다. 그리고 말뼈를 가공한 식품이 말 한 마리 가격에 팔린다는 얘기도 들었다. 말고기에 대한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도 마필산업의 발전을 위한 길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소득패턴은 2만불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때문에 승마 활성화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일본 경마가 세계경마대회 우승 등으로 국제적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하지만 굳이 모델을 외국에서 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벤처마킹은 하되 우리 식으로 접근할 것이다. 경마산업의 수입구조 다변화가 필요하며 나아가 기여문화, 나눔의 문화로 확대돼야 한다. 또한 말종자개량으로 우수마 생산에 역점을 둬야 한다.

- 국정감사에서 지방교육세 감소로 인한 이익금을 환급률 인상에 우선 할당하겠다는 얘기를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가지고 있는지 밝혀달라? 그리고 더불어 한국경마의 장기적인 모델을 제시한다면?

▲ 마사회의 세입구조를 보면, 72%의 환급금과 20% 세금, 그리고 나머지 8%중에서 3%가 축산농가를 위한 축발기금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 마사회의 설립취지에 맞게 세입구조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 마사회가 연간 1조3,4천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데, 내년 지방교육세의 세율 감소로 인해 생기는 이익금에 대해 우선 환급률을 73% 정도로 인상하고 나머지는 마사회 인식개선을 위한 사회환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지방세를 낮추어 환급률 인상과 승마 활성화와 농축산업 등에 지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마산업의 장기적인 모델은 홍콩을 목표로 해야 할 것 같다. 경마산업의 이익을 학교나 병원 등 직접적인 사회환원사업에 보태는 구상을 하고 있다. 홍콩과 같이 경마산업이 사회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면 인식개선은 물론이고 국가의 기간산업으로의 성장도 가능할 것이다.

- 국정감사에서 모의원이 마사회직원에 대해 `배부른 돼지`라는 표현을 해서 공분을 일으킨 적이 있다. 또한 공기업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마사회 직원들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인데?

▲ 마사회 직원들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말에 관해서는 최고 권위의 전문가집단이다. 우수한 직원이 많지만 나름대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마사회를 떠나면 갈 데가 없는 문제점이 가장 크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해외진출 등 다양한 접근을 생각해 볼 것이다. 또한 주말에 근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사회와의 접촉이 적어 폐쇄적인 경향이 있고 스스로 예산을 벌어서 쓰다보니 외부에 아쉬운 소리를 해보지 않아 대외교섭력이 떨어진다. 국감에서 마사회 직원에 대해 배부른 돼지라는 비하가 있었지만, 나는 마사회에 우수한 직원이 많기 때문에 힘을 합치면 위기에 처한 경마산업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국회에서 `생각하는 소크라테스도 있다`는 얘기로 풀어낸 바 있다.
조회시마다 임직원들에게 마사회를 재미있는 일터로 만들자고 당부하고 있다. 스스로 프라이드를 가지고 즐거운 조직을 만든다면 즐거움이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나 스스로 마사회에 있는 동안 몸가짐을 조심해서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를 통해서 임직원의 역량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곧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경마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감위와 관련해 아시아경마회의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담긴 항의서한을 국무총리와 사감위에 보낸 바 있다. 혹시 아시아경마회의에서 사감위와 관련한 논의를 고려하고 있나?

▲ 아시아경마회의에서 사감위 문제는 거론하지 않을 생각이다. 일부에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경마산업 규제에 대해 공론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국내 문제에 대해 외부 국가의 힘을 빌리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내는 것도 그렇고, 그런다고 사감위의 태도가 바뀌지도 않을 것 같다.

- 바쁜 일정에도 장시간 시간을 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 어려운 시기에 마사회장에 취임하면서 위기극복과 마필산업 육성이라는 책임을 짊어지게 됐다. 경마관계자는 물론이고 마필산업과 농축산업계에서 김 회장에게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 앞서 밝힌 경영철학을 올곧게 펼치고, 경마산업이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길 고대하겠다.

▲ 고맙다. 현재가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생각한다.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마사회 경영진의 확고한 철학이 필요하다고 보며, 비전과 비전에 따르는 실천 등을 고려하고 있다. 우선 사감위 관련 문제는 원만한 선에서 마무리하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풀어나가려 한다.
마필산업이 어려운 농촌의 대체산업으로 자리잡고, 파급효과가 10조원을 넘어서면 지지도가 따라올 것이다. 지금은 앞으로 전체 지자체가 마필산업을 필요로 하는 시기를 위해 외부의 힘을 비축하는 한편 우리의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야 하는 때라고 본다.
마사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김문영 발행인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다. 전문적인 식견과 오랜 연륜이 있어 마사회장감으로 적임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마필산업에 대해 많은 도움과 걱정을 해줘서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며, 앞으로 자주 자문을 구하겠다.


경마를 소홀히 하면서 다른 마필산업을 발전시키기는 어렵다

김광원 한국마사회장과 김문영 본지발행인의 특별대담을 정리하면서 한국의 마필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갈 것인지 고민해 보았다.
김광원 한국마사회장은 경마가 부정적인 편견에 매몰돼 있는 현상에 대해 직접적인 방법 보다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사를 여러차례 피력했다. 첫째 전국민말타기운동을 전개하여 승마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고 둘째 말고기 소비촉진을 펼쳐 식용화에 성공하면 안정적인 생산기반이 구축될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셋째 약용으로 효용가치를 높여 신경통 관절염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한국마사회의 기본이며 기초라고 할 수 있는 경마사업 자체에 대해서는 뚜렷한 의지를 표명하지 않았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겠다`는 표현으로 적극적인 대립은 피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번주에 개막되는 아시아경마회의에서 사감위의 부당성에 대한 결의문이 나오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안의 일을 밖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태도는 옳지않다`며 사감위와 대립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반면 경마 이외의 마필산업 진흥에 주력함으로써 그야말로 축산업으로서의 마필산업을 활성화시키고 궁극적으로 이를 통해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깨뜨려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국회에서 가칭 ‘마필산업육성법`이 제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역대 한국마사회장들이 취임 일성으로 ‘공정경마 구현`을 외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의 마필산업 역사를 살펴볼 때 김광원회장의 진단대로 경마 만을 마필산업으로 인식하는 잘못을 범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성숙되지 못한 한국의 마필산업 현실은 대부분의 수익이 경마에서 얻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과연 경마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수용하면서 경마로 인해 지지기반을 가지는 여타 마필산업분야의 발전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가는 다소 염려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전국민이 말을 타면서 마필산업에 대한 지지도의 상승은 경마를 포함한 모든 마필산업계가 바라마지 않는 바다. 한국 마필산업의 전환점을 마련하겠다는 김광원 회장의 포부에 경마와 승마, 그리고 마필산업 전체가 함께 가시적인 발전을 일굴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포함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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