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국정감사는 여야 국회의원들의 감사 질의에 윤진숙 장관의 동문서답이 이어지면서 해수부 직원들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해지는 광경이 연출됐다.
해수부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윤 장관은 취임 후 첫 국정감사를 직원들과 함께 단단히 준비했다. 국감을 앞두고 각본까지 만들어 이틀간 하루 4시간씩 총 8시간에 걸쳐 예행연습까지 했다. 기획조정실 과장들이 여야 국회의원 역할을 맡아 국감 질의를 펼쳤고, 실·국장들은 윤 장관 뒤에 배석, 답변 보충하는 메모를 전달하는 등 리허설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수감태세와 리허설에도 윤 장관의 답변은 매끄럽지 못했고 급기야 질의답변이 동문서답에 비유되는 경우가 연출돼 질의를 했던 감사위원 중 일부는 차관과 실·국장들에게 질의를 하고 답변을 요구했다.
윤 장관은 감사위원들이 하나같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우려가 공포에 가까울 정도로 크다”고 지적하자 “국민들이 느끼는 것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답변하고 “실제로 저희 해양수산부 조치로 (일본산 수산물은) 거의 들어오지 못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해양수산부의 조치가 늑장대응 아니었느냐”는 추궁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했다고 생각 한다”고 답변했고, “일본산 수산물이 계속 수입되면서 국내산까지 의심을 받아 국내산 수산물 소비가 위축됐다”는 진단과 지적에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는 원산지 단속을 강화했기 때문에 문제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고 피력했다.
국감장 안팎에서 국감 진행 과정을 주시했던 해수부 직원들의 표정에서 당혹감이 역력해졌던 대목은 이완구 의원(새누리당)과 윤 장관 간에 이어진 질의답변 과정이다.
이 의원이 “남북협력기금에 해양수산 분야 예산이 얼마나 있는지 아세요?”라고 묻자 윤 장관은 “그게 아마 전 정권에서…”라고 답변했다.
이에 이 의원이 “전 정권이 아니라 남북협력기금에 설치돼 있다니까요”라고 질의 펴자 윤 장관은 “보고받은 게 없어서…”라고 거듭 말끝을 흐렸다.
이 의원이 답답증에 못이긴 듯 “장관이면 해수부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철학이 담긴 큰 틀의 정책을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진두지휘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다소 언성을 높여 질의했음에도 유 장관은 “큰 틀은 국정과제 때 정해진 것을 가지고 하고 있습니다”고 답변, 인사 청문회 때 화제가 됐던 ‘동문서답’을 연상케 했다.

이준영 대기자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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