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철 회장, 공개 사과문 발표 “상벌위원회 통해 조치” 밝혀
지난 20일 경북 상주국제승마장에서 진행된 제94회 전국체육대회 승마 대장애물비월(B Class급) 경기에서 사상 최악의 오심이 발생했다.
28명의 선수가 참가한 대장애물비월 경기는 국제승마연맹(FEI) 규정 238조 2항에 따라 진행됐다. 문제는 황순원 선수(부산승마연합회)가 4위로 경기를 마친 뒤 실격 처리되며 발생했다. 심판진이 국제승마연맹의 규정을 잘못 해석해 실격 처리를 한 것. 국제승마연맹의 ‘말 다리 보호 장구 1개 무게가 500g을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에 대해 심판진은 말 다리 2개 보호 장구 무게의 합이 500g을 초과하지 않는 게 국제승마연맹의 룰이라고 설명했다.
연습 후 측정 때 심판진은 보호 장구에 대해 문제 삼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 황 선수와 부산승마협회(부회장 조승현) 측이 국제승마연맹의 룰을 알고 즉각 항의하자 심판진은 판정을 정정했다가 다음날 저녁 다시 실격 처리를 통보했다. 국제승마연맹의 룰을 국내 선수 기량 향상을 위해 각 종목의 상황에 맞게 차용하는 ‘로컬 룰’을 적용한다는 이유였다. 로컬 룰에 대해서는 대회 전 공지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뿐더러 승마 경기에서 공식적으로 적용된 사례는 전무했다. 그런 와중에 갑자기 하루 만에 판정을 재번복하며 심판진이 ‘로컬 룰’을 운운한 것은 비상식적이라는 처사.
대회가 끝난 뒤 23일 부산시체육회의 강력한 항의가 계속되자 대한체육회는 소청위원회를 열고 “황 선수의 기록을 인정하라”고 했다. 심판진의 로컬룰 공지 미충분, 대표자 회의 당시 로컬룰이 아닌 FEI 규정에 따라 경기를 운영한다는 근거였다. 황 선수는 감점 12점으로 4위 성적 그대로 인정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대한승마협회 신은철 회장은 23일 소청위원회 발표가 있은 당일 ‘승마인 여러분께’란 제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서 신 회장은 “심판부의 국제승마협회 규정 적용상의 착오로 인하여 경기 성적 결과에 혼란과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승마 가족 여러분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건의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신 회장에 따르면, 내년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사전에 마필 보호 규정을 적용했으나 착오와 해석상 논란으로 이번 문제가 발생했다. 또 대한승마협회가 독자적으로 판단하기에 물의가 예상돼 대한체육회 소청심의위원회에서 결정토록 조치했고, 대한체육회로부터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신 회장은 “결과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최종 결정을 모두 소용하는 것만이 우리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논쟁을 종식하고 단합된 모습이 필요하니 간곡히 이해와 협조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물의를 초래한 사항에 대해서는 명확히 규명하고 상벌위원회 심의를 통해 적의 조치, 차후 모든 대회에 적용하는 규정을 신중히 검토하고 경기 운영에 만전을 기해 동일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10월 21일에 열리는 제95회 전국체전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열릴 예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전국체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전담 조직인 전국체전기획단 구성을 비롯, 조직위원회와 범도민지원위원회 구성, 집행위원회 및 개·폐회식 실행기획팀 구성을 마쳤다. 또 승마경기장 등 주요 경기장 10곳에 대해 올해 말까지 4개소, 내년 4월까지 6개소 보수 보강을 완료하고 내년 7월까지 소규모 체육 시설 보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 전국체육대회 승마 경기 결과
종합 1위 경남승마협회
2위 부산승마협회
3위 전남승마협회
일반부 마장마술 금 경남 김혁 창원신월고등학교 70.900
은 전남 최인호 전남승마협회 70.765
동 부산 이효정 부산광역시승마협회 69.369
중장애물비월경기 금 전남 권만준 금성고등학교 0.00
은 부산 송상욱 부산광역시승마협회 0.00
동 서울 전호석 순천향대학교 2 0.00
대장애물비월경기 금 강원 허준성 강원도승마협회 0.00
은 경남 김승환 경상남도승마협회 -4.00
동 광주 박재홍 광주광역시승마협회 -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