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말산업계 전문신문, ‘말산업저널’ 창간은 말산업계에서 큰 이슈였다. ⓒ레이싱미디어 이용준
2013년은 국내 승마산업계에 명암과 희비가 엇갈리며 대조를 이뤘던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기대가 비상하게 모아졌던 말산업육성법 시행 효과가 특기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시화함으로써 승마산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고무되는 기류가 체감됐던 한 해였다. 승마인들의 관심이 집중됐고, 화제에 올랐던 이슈와 주요 뉴스 되짚어 보기로 2013 승마산업을 결산해 본다.

■ KRA 창작 ‘페가수스페스티벌’ 반향
KRA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국내 최초로 기획 시도한 ‘페가수스 페스티벌’이 2013년 승마산업계 첫 번째 뉴스로 손꼽혔다.
10월 27일 과천 서울경마공원 승마훈련원과 실내마장에서 각각 열린 페가수스 페스티벌은 ‘사람과 말이 하나 되는 별의 세계’를 주제로 1부 말 운동회, 2부 말 갈라쇼로 나뉘어 진행됐다. 전국민말사랑운동을 비롯, KRA의 승마활성화 사업 결산과 다양한 말산업 육성 지원 사업을 중간 점검하고 평가하면서 기념 이벤트를 가져보자는 제안과 구상이 그 출발점이었다.
말이 핵심인 공연 문화 발전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개막 전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인터넷 입장권은 판매하자마자 매진이 됐고 행사 당일에는 1,500여 명이 넘는 인파가 참여했다. 말 운동회와 말 갈라쇼는 공히 유소년, 초보 승마인부터 최고 수준의 승마 선수가 참여하는 범위를 고려, 다양한 운동 종목을 개발 프로그램에 반영됐다. 게다가 입장 수익 전액을 말띠 행인 2014년에 태어나는 미혼모 자녀와 입양 대기 아동 등에게 전달하기로 해 유종의 미를 더했고, 한국 말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3개 부처 합동 발표 ‘승마활성화 방안’
지난 11월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브리핑룸에서 말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 관계 부처의 ‘레저 문화를 선도할 승마 활성화 방안’ 발표가 있었다.
승마 활성화 방안의 가장 큰 의의는 농축산부·문체부·교육부가 승마 활성화를 주제로 협업했다는 점이다. 농축산부는 승마장과 승용마 등 인프라 확충에 노력하고, 문체부와 교육부는 수요 확대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승마 활성화 방안에서는 2017년까지 승마장 500개소, 승용마 1만 두로 늘리고 승마 회원수를 현재 4만5천 명에서 10만 명으로 늘릴 방침으로 △승마대회 확대 △승마장 보험 의무화 △학교 체육 활동 정착 등 다양한 제도적 지원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정부는 2014년 말산업 관련 예산으로 말산업특구 관련 예산 57억 원을 포함해 총 103억 원, 105% 증가한 201억 원을 책정해 말산업을 차세대 국가 성장 신동력으로 발전시킨다는 말산업육성법이 보다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지자체들, 제도 개정·조례 입법 활발
말산업특구 지정 신청이 8월 19일부터 본격 시작되면서 전국 각 지자체와 시도의회는 특구 유치를 위해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전라북도(도지사 김완주)다. 전라북도는 2020년까지 28개 사업에 무려 5,500억 원을 투자한다는 ‘말산업 육성 종합 계획’을 지난 2월 확정 발표했다. 특히 새만금 농업용지에 말산업 복합 단지를 조성, 전라북도의 랜드마크로 육성하는 방안을 구체화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말의 고장’ 제주특별자치도(도지사 우근민)는 단독으로 말산업특구 신청을 한 데 이어 지난 11월에는 전국 최초로 제정된 말산업 조례 일부 개정을 추진하는 등 제주 말산업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시행에 들어갔다. 경기도(도지사 김문수)는 의회가 앞장서 말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9월에 김광회 의원이 ‘경기도 말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고, 김문수 지사가 경기승마대회에 참석해 “경기 지역 말산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하는 등 내륙 지역 말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신속히 이뤄지고 있다.
2016년 제4경마공원 개장을 앞둔 영천시(시장 김영석)는 3월 행정 조직 개편을 통해 기초지자체에서는 유일하게 ‘말산업육성단’을 만들고 5개년 종합 계획 수립, 2018년 세계승마대회 유치 준비, ‘말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안’ 의결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충주시(시장 이종배)도 수안보면 온천리에 말문화복합레저센터 개발 사업을 위해 여론 수렴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공원형 장외발매소 신청은 기한을 넘겨 하지 못했지만, 총사업비 350억 원을 투입해 2015년까지 말문화복합레저센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추진 중이다.
반면 포항시(시장 박승호)는 7월 개장을 앞둔 마장골 승마공원이 주민 여론에 부딪혀 공사가 중단된 후 타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 윤홍근 제2대 말산업중앙회장 취임
제너시스BBQ그룹 윤홍근 회장(58)이 9월 24일 제2대 한국말산업중앙회장으로 취임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로써 한국말산업중앙회는 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임명된 정승 제1대 회장에 이어 윤홍근 회장 체제로 본격 출범하게 됐다.
2011년 11월 28일 설립된 농축산부 지정 비영리법인 단체인 한국말산업중앙회는 윤홍근 회장 체제 출범과 맞물려 명예회장 2명, 부회장 16명, 감사 1명, 고문 27명, 위원장 9명, 홍보대사 5명, 지회장 12명, 지부장 35명으로 조직을 구성,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윤홍근 회장은 지난 11월 18일 열린 한국말산업중앙회 창립 2주년 기념 워크숍에서 “앞으로 말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말산업은 모두가 같이 만들어가는 산업 만큼 이 자리에 모인 관계자들의 많은 도움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윤 회장은 말산업중앙회 2주년을 맞아 2억 원을 기부했다.

■ (주)레이싱미디어, 말산업저널 창간
대한민국 말산업을 선도하는 매체, ㈜레이싱미디어(대표이사 김문영)는 지난 5월 19일 창간 준비호를 발행하고 6월 24일 마침내 국내 최초로 말산업계 전문신문인 ‘말산업저널(Horse Business)’을 창간했다.
말산업저널 창간이 최종 결정되기까지는 3년여의 시간이 경과했다. 말산업저널은 지난 2009년 국회에서 열린 ‘말산업 육성’ 주제 심포지엄에서 말과 말산업, 연관 산업계를 직시하고, 관련 종사자 및 전문인들에게 전문 지식과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소통과 화합을 도모하는 전문신문의 필요성을 피부로 체감, 말산업 전문신문 창간을 ‘시대적 요구’로 인식했었다. 국내 전문신문의 제작, 발행, 보급 등 제반 여건과 환경이 어려움에 처한 때인데다가 국내 말산업은 물론 연관 산업의 기반이 이제 막 시작 단계라 말산업저널 창간 결정은 쉽지 않은 문제였다. 하지만 현장 중심의 취재 활동을 통해 뉴스를 발굴하고 예리한 시각으로 정보로서 가치를 변별하며 주간 종이신문을 발행, 말산업계 전반에 걸쳐 큰 이슈를 몰고 왔다.

■ 사감위 제2차 종합계획 강력 반발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위원장 이병진)의 제2차 사행산업종합계획에 대해 국내 농·축산 관련 42개 단체로 구성된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농축산비상대책위원회, 농협중앙회 회원 축협 조합장들의 협의체인 전국축협운영협의회 등 농축산단체와 영천시·과천시·경기도 등 각 지자체와 시도의회가 일제히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30일 국민생활체육전국승마연합회(회장 박남신) 및 전국 시·도지부, 동호인들이 일동 명의로 공동 성명을 발표, 경마 등 합법사행산업에 대한 종합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하게 촉구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국민생활체육전국승마연합회는 대사감위 요구가 수용되지 않고,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는 합법 사행산업 제2차 종합계획의 일방적 추진과 강행이 재연될 경우 절대로 좌시하지 않고 강경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성명을 통해 천명했었다. 이후 사감위는 제2차 종합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채 11월 출범한 3기 사감위에 넘기게 됐다.

■ 풍성해진 승마대회, 뒷말 무성 후유증
승마대회가 풍성한 한 해였다. 농축산부는 승마 활성화 방안에서 대한승마협회와 국민생활체육전국승마연합회 주최 대회가 올해 24회 열렸다고 밝혔지만, 이는 전국 규모 대회 수치다. 이외에 2013 제주오픈지구력승마대회(11월 16-17일), 제1회 대한장애인승마대회(10월 19~20일), 충북승마연합회장배(10월 26일), 제1회 구미시장배(3월 25일), 2013경기승마축제(11월 2~3일) 등이 열렸고,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도지사기 전도승마대회(10월 26일), 서귀포시승마연합회장배(11월 16일) 등 각종 승마대회가 열렸다.
각종 타이틀을 내건 대회가 많아졌지만 대회 질과 운영 방식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10월 20일 열린 제94회 전국체육대회 승마 장애물 경기에서 심판진의 규정 해석 실수로 최악의 오심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신은철 대한승마협회장은 사과문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10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린 제14회 문화체육부장관배 전국승마대회에서는 입상 성적을 속인 선수에 대해 실격 처리하는 사태도 발생해 엘리트·생활체육 승마대회의 전면적 개편 요구와 승마대회 규정 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 승마산업 촉진·발전 방향 모색 활기
재활승마의 정착과 보급, 전문 인력 양성 및 교육과 학문 교류를 목적으로 한 한국재활승마학회(KATH·회장 김연희)가 지난 1월 26일 창립하며 총회와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재활승마학회는 이후 세계재활승마협회 회장을 역임한 옥타비아 브라운(Octavia Brown) 센테너리 대학 교수를 초빙해 간담회를 하고 말산업 자격시험을 앞두고 실기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학계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다.
말산업육성법에 따라 KRA한국마사회는 국내 말산업의 육성 및 발전을 선도하고자 말산업연구소(소장 정준용)를 지난 1월 설립하고 5월 16일에 창립 심포지엄을 가졌다. 또 11월 1일에는 말산업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권역별 합동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외에도 국내에는 한국말산업학회(회장 안중호), 한국마연구회(회장 정승헌) 등이 관련 심포지엄과 세미나를 개최하며 말산업 발전을 위한 학계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 한 해였다. 또 2008년 협회 구성 이후 (주)한국마필장제를 설립했다가 지난 4월에 명칭을 변경한 ‘한국말발굽기술자협회(회장 김동수)’가 지난 5월 정식 출범하기도 했다.

■ ‘말춤’ 등 말 주제 콘텐츠 점입가경
지난해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말 춤이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덕일까. 유독 말 관련 콘텐츠가 풍성했던 한 해였다.
2008년 5월, 전국 각지의 마주와 애마인들의 온·오프라인 모임으로 출범한 ‘자마클럽’은 기마민족의 기상과 사상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고자 지난 9월 23일부터 9박 10일간 제주부터 서울경마공원까지 800km에 달하는 국토대장정을 했다.
‘제3회 농협중앙회 안성팜랜드 전국 말사진 공모전’도 주요 말 관련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또 국내 말산업이 뿌리 내리기 위해 필요한 ‘비육’산업의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열린 제1회 말고기경연대회도 화제였다. 지난 9월 6일 일산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2013 대한민국 축산물 브랜드 페스티벌’ 부대행사로 마련됐다. 1차 예선에 102팀이 지원할 만큼 관심이 높았는데 대상에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8년간 고우니 말고기 전문점과 목장을 운영해 온 한지령·유태익 대표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말고기구이와 해초된장소스’란 요리를 선보였다. 또 2013제주국제지구력승마대회 개최를 기념해 국내에서는 최초로 승마사랑음악회가 승마문화예술단 블루새들아트 주관으로 지난 10월 31일 열리기도 했다.
문화와 전통은 그 나라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그 민족의 발자취다. 아쉬운 점은 고유의 말 문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네 일상에는 윷놀이와 기마전, 말뚝박기 등 말 관련 놀이가 있다. 그뿐이 아니다. 고구려를 위시한 신라와 백제, 고려와 조선시대의 말 전통 문화 및 기마 무예는 세계에서도 그 유례가 흔하지 않은 소중한 전통이자 훌륭한 문화 콘텐츠이기에 내년에는 국내 고유 전통 말문화를 발굴해서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목 집중된 ‘馬(마)&人(인)’ 줄이어
말 관련 콘텐츠와 이벤트, 행사가 다양하게 열리고 뉴스거리가 쏟아지면서 그 주인공인 말과 사람에 대한 관심도 높았던 한 해였다. 한국전쟁 당시 경주마 출신으로 포탄을 지고 날랐던 군마(軍馬) ‘레클리스(Reckless)’를 기리고자 정전 협정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실물 크기 동상이 헌정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경주마 출신이지만, 은퇴 후 승용마로 전환한 ‘차밍걸’도 빼 놓을 수 없다. 경주마로서 101전 101패라는 역대 최다 무승 기록을 세운 차밍걸은 지난 10월, 성대한 은퇴식을 뒤로하고 승용마로서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성실함은 대중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 외에도 2013제주오픈지구력승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라마 ‘포드’, 페가수스 페스티벌에서 전재식 코치와 환상의 무대를 선보인 ‘클래식걸’도 인기였다.
상주국제승마장의 정아미 수석 교관은 지난 추석 연휴 때 의식을 잃고 쓰러진 군인 A씨를 신속한 응급처치로 살려내 화제였다.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다. 마장마술 국가대표로 생활체육과 엘리트 승마계 후학 양성에 크게 공헌하는 등 한국 승마 발전에 큰 업적을 남긴 승마인 전상균 씨는 지난 7월 29일 밤 10시 별세해 많은 승마인들이 그를 추모했다.
이 외에도 지난 9월 ‘경기도 말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경기도의회의 김광회 의원(부천시3·무소속), 제주 말산업 육성 공로로 잇단 수상한 제주특별자치도 축정과, 국내 최초로 2013제주오픈지구력승마대회를 유치하고 실질적 업무를 진두지휘하며 미잔 자이날 아비딘(Mizan Zainal Abidin) 말레이시아 제13대 국왕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서명운 제주승마공원 대표, 기마민족의 혼과 기상을 살리자는 목적으로 몽골 유목 트레킹을 다녀오고 각종 지역 축제에서 기마무예를 펼치는 등 우리 전통 말 문화 복원에 앞장선 고성규 마구간승마클럽 대표 등도 2013년승마산업계 주요 인물로 손꼽을 수 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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