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올해 새로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한라마 혈통 정립 브랜드화 사업은 가장 많은 사업비가 배정됐다.
자연·역사·문화와 공존 지원 강화…특구 원년 맞아 거점 기지화 추구
축산분야 중 가장 많은 37개 사업에 165억7600만 원 사업비 투자
2020년까지 3만5천두 확보·농가당 조수입 2억 원 기대

올해 초 국내 제1호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제주특별자치도는 말산업을 자연과 역사, 문화와 공존하는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고자 37개 사업 분야에 총 165억7600만 원(국비 62억6900만 원·지방비 79억5700만 원·자부담 23억4900만 원)을 투자해 국내 말산업 거점으로 기지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 비해 사업 분야는 3개 줄었지만, 사업비는 30% 증가해 사업 내용이 구체·집약·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제주도가 지난 2월 초에 발표한 2014년도 축산사업 추진 계획 가운데 말산업 관련 부분을 톺아봤다.

제주도가 발표한 이번 추진 계획 가운데 가장 최근인 2014년 1월에 집계된 가축 사육 현황이 우선 눈에 띤다. 제주도 내 전체 축산 농가는 5587호로 축산 인구는 총 2만960명인데 이 가운데 말을 사육하는 농가 수는 1006곳, 총 두수는 1만9449두로 농가당 평균 19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셈이다.

1월 2일자로 정부가 제주도를 말산업특구로 지정해 말산업특구 사업은 제주도의 말산업 중장기 진흥 계획에 반영케 됐다. 말산업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제주도는 FTA 확대 추진 등 국내외 축산업의 다양한 상황 변화에 따라 ‘환경·인간·동물복지를 담은 융복합 축산업육성’이라는 축산 발전 비전을 내세우고 6개의 전략 목표와 각종 중점 과제를 내세우는 데 탄력을 받게 됐다.

제주도는 특히 제주산 축산물 수출 내실화로 2020년까지 3천만 불을 달성하기 위해 △국민 웰빙 말산업 지원 강화 △세계 환경 수도에 걸맞는 가축분뇨처리 선진화 △세계 시장에서의 고품질 안전 축산물 유통 △악성 가축 전염병 완벽 차단으로 청정지역 구축 △동물 복지를 고려한 친환경 고소득 축산업 육성 △생산비 절감 위한 양질 조사료 생산 기반 구축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말산업특구 거점을 기지화해 2020년까지 말 두수는 3만5000두로,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려 농가당 조수입 2억 원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2014년 정책 목표 가운데 말산업과 관련해서는 축산업 전체 23개 가운데 총 4개의 주요 성과 목표 방침이 정해졌다. 이는 △엘리트 국산 경주마 공급 및 선진 경마 인프라 구축 △브랜드 승용마 생산과 승마 수요 기반 확충 △마육 생산·유통 선진화로 말고기 소비 촉진 △말산업 특성화 대학 지원 육성으로 집약된다.

승마장 시설 개선·한라마 혈통정립·유물전시 전통행사 재연 신설 투자
제주도는 말산업에 지난해 총 40개 사업 부분 사업비 123억4000만 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사업 부분에 있어 지난해에 비해 3개 줄어든 37개 사업을 확정했는데 지난해 추진된 11개 사업은 포기하고 8개 사업을 새로 추진하며 사업비는 약 30% 증가한 165억7600만 원을 투자한다. 그만큼 사업의 구체·집약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올해 새로 추진되는 8개 사업은 △말산업특구 운영 △농업용 굴삭기 지원 △축산장비 지원 △승마장 시설 개선 △한라마 혈통 정립 브랜드화 △청소년 승마 프로그램 운영 장비 지원 △승마 미로공원 조성 △말 관련 유물 전시 및 전통행사 재연 등이다.

이 가운데 첨예의 관심사인 말산업특구 운영과 관련해서는 가장 많은 사업비 114억 원(국비 56억5000만 원·지방비 46억2500만 원·자부담 11억2500만 원)이 투자된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하는 사업 내용들로는 말 조련 및 승마 거점센터 설립, 에코힐링 마로가,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가 주관하는 사업으로는 국내산 경주마 수출 계류장 시설이 있다. 또 각 생산자 단체와 축협은 우수 씨수말과 비육용 말을 도입할 예정이다. 그 외 승용마 전문 생산 농가 육성, 신고 시설 위주로 진행될 승마장 운영 활성화, 말 전용 조사료 생산 설비 지원, 말산업 전문 인력 양성 등의 사업이 준비돼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청 축정과 관계자는 “말산업특구와 관련한 제주도의 세부 계획이 2월에 발표됐고, 조만간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 후 확정 시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새로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한라마 혈통 정립 브랜드화 사업이 눈에 띤다. 이 사업은 올해 제주도가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예전부터 시행했던 경마 대상 경주와 경주마 공동 육성·조련시설 구축 사업을 제외하고 말 테마 파크 조성 사업과 함께 가장 많은 사업비가 배정됐다. 국비 2억 원과 지방비 2억 원 총 4억 원이 투입되는데 이는 한라마 혈통 정립에 대한 정부·도의 관심도를 방증한다. 한라마 혈통 정립과 관련해서는 등록 관리 체계 확립, 친자감별, 모집단 유전자 분석 등의 사업 내용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상필 한라마생산자협회장은 “한라마 혈통 정립과 생산이라는 꽃을 피우기도 전에 농가의 어려움도 가중되는 등 여러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오는 2월 27일 개최되는 한라마생산자협회 10주년 정기총회를 통해 향후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신설 사업 가운데 하나인 ‘말 관련 유물 전시 및 전통 행사 재연’과 관련해서는 지방비 1억 원을 투자, (사)제주마문화연구소가 최근 제주민속사자연박물관에서 개최한 제주말 공동기획전이 이에 해당된다. 이 행사는 갑오년 말의 해를 맞아 말산업특구 지정을 기념하고 제주가 말의 고장임을 관광객에게 알리기 위한 행사로 과거 역사적 기록에 근거해 제주마의 유래와 사육 등을 사진 자료와 유물로 전시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추진된 사업 가운데 △민간 종부소 시설 개선 △동물 복지형 말 운송 차량 지원 △말 사육 비가림시설 △기마봉사대 말 훈련 트랙 시설 △말고기 시식회 등은 사업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말산업특구 지정을 목표로 추진된 말산업 특성화 대학 지원 2개소(4억 원), 공공승마시설 1개소(53억3400만 원), 제주형 고부가 승마산업 육성 2개소(6억2900만 원)와 관련해서는 특정 단체에 몰린 사업비 집행 문제와 그 성과에 대해 의문 부호를 다는 목소리가 있어 향후 행보에 일각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29개 사업은 지속 추진…특구 예산 편성으로 각 사업 예산은 대부분 줄어
이런 가운데 △말 사육 기반 조성 △국제 지구력 승마대회 △전문 승용마 도입 △승마 아카데미 운영 △제주형 말산업 연관 제조업 육성 △제주 마 축제 △마 테마 체험말 조성 등 29개 사업은 지난해에 이어 계속 추진된다. 하지만 재활승마 활성화 지원과 제주마 생산 장려금 지원, 말고기 냉장 유통 시스템 구축 등 6개 사업을 제외하고는 23개 사업 대부분의 사업비가 감축됐다. 이는 말산업특구 운영과 관련해 사업비가 집중 투자돼 진행되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지만 각 사업이 가진 고유한 목적과 특성을 고려한다면 조금 아쉬운 예산 편성이라는 평가다.

지속되는 사업 가운데 제주마 생산 장려금 지원 사업은 제주마 혈통 보전 및 개략 국제 워크숍과 함께 우리 토종말인 제주마와 관련한 주요 사업이다. 생산 장려금 지원 사업은 향토색 짙은 재래 유전 자원의 혈통 보존을 통한 국적 있는 말산업을 육성하는 취지에서 마련됐으며, 제주시 200두, 서귀포시 40두 총 240두에 해당하는 제주마의 증식 및 등록을 추진한다. 지역 축협과 축산진흥원 주관으로 지방비 총 2400만 원이 투자되는데 제주마 보유 농가에서 망아지 생산 시 두당 십만 원의 장려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편, 축산진흥원 운영 항목과 관련해서도 제주마 산업 육성 부문에 17억9500만 원(국비 10억6200만 원·지방비 7억330만 원)이 추가로 투자된다. 축산진흥원은 순수 혈통의 천연기념물 제주마 150두 이상의 종 보존 관리와 증식을 위한 종부 서비스센터 운영, 교잡화 방지를 위한 혈통 등록 관리 체계 정립을 위한 3개 사업 △제주마 문화재 보존 관리에 11억6천만 원 △제주마 기반 시설 확충에 5억 원 △제주마 혈통 관리에 1억3500만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말고기와 관련한 사업으로는 △말도체 등급 판정 장려금 지원(300두·4500만 원) △말 비육 전문 농가 시설 지원(1개소·5000만 원) △식용마 공동 비육 시설 설치(1개소·1억6700만 원) 등 총 5개 사업에 3억4900만 원이 투입된다. 말고기 관련 사업들은 말 도축 및 유통 시스템의 투명성 제고와 표준화로 소비자에게 안전한 말고기 공급을 통한 인지도를 제고, 말산업 경쟁력 강화와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마련됐다. 특히 말고기 등급 판정제 추진으로 생산 이력제 등 도입 기반을 마련하고 제주산 축산물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말 도체 등급 판정 장려금 지원 사업은 생산 농가의 유통 투명화와 등급제 유도를 위해 장려금을 지원하는데 제주축협축산물공판장에서 1+ 등급은 30만 원, 1등급은 20만 원, 2등급은 10만 원을 생산자에게 지원하며, 도축 의뢰자에게는 10만 원을 지원한다. 이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시범 사업 중인 말 도체 등급 판정제의 조기 정착과 참여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로 2013년도 미지급분에 대해서도 소급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말산업의 주요 재원인 경마산업과 관련, 탐라배 대상 경주에 5억원,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 대상 경주에 5억 원, 경주마 시범 수출 목장 육성 2개소에 3억 원, 경주마 공동 육성·조련 시설 구축 4개소에 6억 원, 건전 경마 상담 센터 운영에 1억2000만 원이 투입된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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