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와 서울경마장 조교사협회, 한국경마기수협회는 그동안 조교사·기수=감독·선수로 병행 표기하던 명칭을 3월10일부터 본래 사용하던 조교사·기수로 환원 사용키로 합의했다.

최근 조교사협회와 기수협회가 자신들에 대한 명칭을 이전대로 환원 사용할 것을 요청한 가운데, 한국마사회가 이 요청을 받아들여 3월 10일부터 조교사·기수라는 명칭을 사용키로 했다.

서울경마장조교사협회(회장 김점오)와 한국경마기수협회(회장 이동국)는 지난 1월 ‘조교사/기수 고유명칭 환원 관련, 조교사/기수협회 입장’이란 마사내 게시물을 통해 조교사/기수 고유명칭 환원과 관련해 시행체에 공문으로 요청했으며, 전문지협회, 개별 전문지에 공문을 보내 향후 고유한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매체에 대해서는 출입/취재/인터뷰 등 일체의 협조를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 단체가 한국마사회 등에 보낸 공문에는 ‘조교사(調敎師), 기수(騎手)라는 용어는 한국의 경마 역사와 맥을 같이하고 있으며, 그 사전적 정의가 명확히 규정된 전통적이고 고유한 용어로 경마고객 또한 거부감이나 개념의 혼란 없이 오랫동안 사용해왔으며 이는 경마라는 용어와 마찬가지로 이미 사회적 범용성이 충분히 확보된 친숙한 용어다’라고 밝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 친화적 용어 변경의 미명하에 당사자들의 분명한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숙고 없이 각각 감독과 선수라는 모호한 용어로 변경하였을 뿐만 아니라, 동 변경용어 사용을 점점 고착화 하고 있어 병용이라는 당초 취지조차 위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모든 스포츠는 그 경기를 특성을 나타내는 고유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이는 그 뜻의 난이도나 범용성과 상관없이 해당 스포츠의 고유한 특성과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다. 결국 각 경기 용어의 친숙함은 해당 경기의 대중화 여부에 좌우되는 것이지 쉬운 용어가 대중화를 앞당기거나 담보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며, ‘더욱이 조교사, 기수라는 명칭은 다른 경기종목의 영어식 표현과는 달리, 한국어로서 개념이 명확하여 사람과 동물의 유대와 교감이라는 깊고 아름다운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반면, 감독과 선수는 그 뜻이 매우 모호할뿐더러 개념의 오류(선수=경주마)도 있으며, 궁극적으로 경마의 고유한 특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일반적 용어로써 경마의 정체성을 우리 스스로 희석시키는 잘못된 표현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경마종사자는 물론 마주, 고객까지도 표현의 부적합성을 지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교사협회와 기수협회는 고유명칭 환원 주장이 제기되자 각각 전체투표를 실시해 대다수 회원들이 조교사/기수 명칭 환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에 대해 일부 전문가와 한국마사회 직원은 “일본식 용어를 순화하고 일반 국민들이 경마를 다른 스포츠처럼 친숙하게 대하는 것은 물론 경마=부정으로 낙인 찍혀 있는 편견을 거둬 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용어를 병용해왔는데 환원하게 되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調敎師(조교사)와 騎手(기수)는 순수한 일본어이다. 그동안 한국경마는 잦은 경마부정 발생으로 조교사와 기수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부정적인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용어의 문제점을 파악한 장태평 전 한국마사회장(농림부장관)은 국민들이 보다 쉽게 경마를 이해하고 다른 스포츠처럼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여러 용어를 변경 또는 병용토록 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양 단체와 3월 10일부터 조교사·기수 명칭만을 사용키로 합의한 가운데, 3월 2일까지 2주간에 걸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조교사·기수 대(對) 감독·선수 명칭 관련 고객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가 아니고 경마팬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환원 의견이 훨씬 많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도박중독유병률 조사하듯이 하는 행태를 답습하는 것같아 씁쓸한 맛을 남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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