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들
경마장 부지·시설 결합 ‘공원화’ 경마의 질적 성장 촉진

경마장 명칭 ‘경마공원’으로 개칭 경마 이미지·수준 향상 도모
KRA ‘21세기 국민레저 문화를 선도하는 주역’ 장기 비전 제시

서울경마장이 1998년 7월 1일부로 서울경마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경마공원으로의 명칭 변경은 여러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경마공원으로 개칭

경마공원은 기존 서울경마장 지역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경마장이란 용어나 개념이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경마공원 아래 부분개념이 되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대개 경마장을 의미 그대로 경마장(Racecourse)으로 사용하는 곳이 많은 편이나 미국·영국·호주 등 공원(Park)의 명칭을 쓰는 나라도 상당히 많다.
경마장의 의미가 확장된 계기는 1994년 경주로 내에 있던 퍼블릭 골프장을 없애고 경마고객과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개장한 뒤부터였다.
마사회는 기존의 승마시설·마사박물관·어린이 놀이시설 등과 결합하면서 시민공원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했다. 시설뿐만 아니라 경마문화제·전통혼례 등 각종 행사의 개최, 유모차·자전거 등의 무료대여, 유치원 어린이 견학 등 운영에 있어서도 경마장은 휴식공간의 기능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매출액의 급속한 신장과 함께 이용객의 꾸준한 증가로 경마가 레저스포츠로 그 기반을 다져오는 동안 경마장의 의미는 단순히 경마를 즐기는 장소에서 문화복합공간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실질적인 변화로 마사회는 경마장의 시민공원화를 모색하고, 일반 국민의 부정적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해소하고자 1996년 경마장 명칭을 변경하려 했다.
그러나 경마장이란 용어의 법적·사전적 사용으로 인한 혼란 우려 등을 이유로 경마장이란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쪽으로 결정됐다가 2년 뒤에야 뜻을 이룬 것이다.
경마공원으로의 명칭 변경에 따라 각종 표지판 및 게시판의 변경 작업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졌다. 각종 홍보물 및 광고물 제작시에도 새로운 명칭이 적용됐으며, 교통표지물 및 지하철 역명과 노선도 등의 변경작업도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됐다.
경마공원으로의 명칭 변경은 단순히 외형만 바뀐 것이 아니었다. 이는 향후 경마의 건전화, 대중화에 많은 비중을 두겠다는 의지의 발현이자 대내외적 선포의 의미가 있었다. 즉 과거 경마가 매출액과 이용객의 증대 등 양적으로 성장해 왔다면, 앞으로는 고객서비스 강화 등 경마의 질적 성장을 위해 노력할 때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종전까지 경마장은 경마라는 볼거리를 제공했지만 방문객들에 대한 지나친 통제와 간섭으로 접근성과 친근성이 미흡했다.
그러나 이용자 위주의 시설 확충과 환경이 상당히 조성됐고, 명칭변경도 이뤄져 평일에도 경마가 열리는 주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자리잡게 됐다. 경마일에는 하루 평균 3만5000여 명이 찾았고 평일에도 유치원생과 중·고생들의 단체이용이 점점 많아지고, 가족단위의 고객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경마공원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CI도 함께 변경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는 6년 뒤인 2004년에 대대적인 CI 개편작업시 이뤄지게 됐다.

중장기경영계획 수립

1991년도 중장기계획을 수립했으나 경영환경의 급변에 따라 기존의 계획을 재검토해 21세기 중장기전략계획을 새롭게 해야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에 따른 시장개방 압력의 가중, 금융실명제 실시, 개인마주제로의 전환 등 그동안 대내외적인 변화로 인해 경영계획도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중장기 계획 추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현실과 동떨어진 계획 및 전략, 대내여건과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모든 부문의 경영정책방향과 투자 규모·우선순위 등에 대한 조정이 필요했다.
마사회는 1995년부터 중장기 청사진의 필요성을 인식, 수차례 실무지원반·계획심의위원회를 거치면서 계획을 잠정적으로 확정했다.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금융 지원을 받는 등의 국내 경제여건을 감안해 중장기 매출액과 투자규모를 대폭 축소·조정해 1998년 1월 ‘중장기경영계획’(1997~2005년)을 확정했다.
마사회는 ‘21세기 국민레저 문화를 선도하는 주역’을 장기비전으로 삼고, 경마의 공정한 시행과 보급·마사진흥과 축산발전 기여·국민여가선용 도모라는 사업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즐거운 여가의 창출과 공익기여를 통해 신뢰받는 국민기업으로의 정착’을 경영이념으로 확정했다.
정기비전을 ‘레저문화 선도’로 정한 것은 경마산업을 국가산업으로 육성해 경마산업의 경쟁적 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경마의 레저화를 달성함으로써 경마인식 개선에 기여하자는 의도였다.
마사회는 이를 좀더 구체화해 경마의 전국 진출과 21세기 레저문화 선도, 고객제일·고객감동주의 실현, 경마의 사회적 역할 증대 및 공정경마시행을 통한 경마인식 개선, 국내생산마필 자급을 통한 국적있는 경마시행 등을 장기경영목표로 정했다.
중점추진 전략사업은 △서울경마사업 내실화 △경마전국진출 및 대중화 실현 △제주경마사업운영 내실화 △국내산마 생산사업 본격화 △승마사업 활성화·대중화 △국제화 및 경마선진화 △사회·공익기여사업 투명화 △고객제일주의 서비스 강화 △경마사업 공정화·신뢰화 △조직관리 및 경영관리 효율화 등 10대분야로 나누어 진행됐다. 그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서울경마사업 내실화
1997년 착공, 2002년 개장을 목표로 건설중인 신관람대 공사에 1500억 원을 비롯해 교통영향평가사업 등 부대시설에 400억 원 등 1900억 원이 투자된다.
입장객을 위해 지하철역에서 중문까지 연결하는 지하보도(160억 원) 개설, 1200대 수용규모의 3층 입체 주차장, 오·폐수처리장 등의 증설과 컬러전광판의 교체와 주로 내측에 조교전용주로 신설 등이다.

전국경마진출 및 대중화 실현
전국민에게 여가선용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 4대권역(부산·경남권, 대구·경북권, 광주·전라권, 대전·충청권)에 지방경마장을 2003~2006년까지 추가로 개설하며,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전국 7대 도시에 1만6529㎡(5000평) 내외의 부지를 매입해 장외를 신축하는 방식으로 1개소당 400억~5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1999년부터 매년 1개소씩을 건립한다.
지방경마장은 1개소당 66만1160~99만1740㎡(20만~30만 평) 규모로 1개소당 1300억~2000억 원 내외의 자본을 투입한다.
전국경마시대에는 경마과열화, 경제성을 고려해 권역별 순회경마 및 교차투표방식으로 운용한다.

국산마 생산사업 본격화
2005년까지 전국경마장에서 필요한 경주마의 75%를 국산마로 충당한다. 두당 5억~10억 원의 씨수말을 도입, 민간이 도입하는 1650두의 씨암말에 무상교배를 실시한다.
생산된 말의 전문적 육성을 위해 기존 제주목장(500두 수용)과는 별도로 제2육성목장(700두 수용)을 132만2320~231만4060㎡(40만~70만 평) 규모로 1000억 원을 투자해 내륙지역에 2000년까지 설치한다.

국제화 및 경마선진화
2002년까지 ARC(아시아경마회의)를 유치하고 2003년 지방경마장 개장기념 국제경마대회를 개최하며, 국내산마 생산계획과 연계한 마필혈통등록 국제공인을 위해 한국혈통서를 1998년 중 창간하고, 말등록업무를 전산화한다.
말혈통 등록시 제3독립기관의 혈액형 감정이 필수적인 점을 감안해 60억 원을 들여 혈액감정 전담재단을 2000년에 재단법인 형태로 설립한다.

‘중장기경영계획’(1997~2005년)은 1995년부터 계획된 것이나 1997년 12월 IMF 금융위기로 인해 그간의 매출액·장외설치계획 등을 대폭 축소, 수정해 확정지은 것이다.
특기할 점은 이 계획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지방장외 신설, 지방경마장 건설(부산 등), 제2육성목장 건설 등은 당시 감독기관이 반대입장을 보이는 부분이 많아 변경될 여지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포함한 것은 이렇다할 중장기적인 정부시책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의 정부시책을 그대로 향후 10년간의 마사회 정책기조로 삼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내부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 다음호에 계속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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