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박성광 기수)
- 960만원에 개별구매 총수득상금 무려 6억8천7백만원 달해

절름발이 말이 몸값의 71.5배나 되는 상금을 벌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최고의 국산 경주마를 가리는 오너스컵(2000m, 핸디캡경주) 특별경주에서 장애를 극복하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한 ‘루나(7세, 암말)’.
올해로 7세인 암말 ‘루나’는 제주도에서 수차례 씨수말 랭킹 1위를 기록한 아버지 ‘컨셉트윈’의 명문혈통을 이어받았지만, 선천적으로 허리가 휘어 다리를 저는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때문에 마필 관계자들은 ‘루나’를 눈여겨보지 않았고, 결국 2005년 이성희 마주에게 960만 원에 팔렸다. 경매에서 최고가의 경주마가 1억 원을 호가하고 평균 5,000만 원의 몸값을 생각하면 아주 헐값인 셈이다.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영관 조교사의 마방에서 훈련을 받던 ‘루나’는 언젠가부터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다리를 떨고 조금만 달려도 고통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천장골관 인대염’ 이라는 병이었다. 사람으로 치면 뒷다리 부분의 허리관절이 약해 다리를 저는 것이다. 네발로 걸어 다니는 경주마에게선 드문 병이다.
하지만 김영관 조교사는 ‘루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매일 인삼과 영양제를 먹이면서 훈련 후에는 병원을 찾아 원적외석 찜질로 허리를 치료했다. 주변 사람들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흔들이지 않고 수의사를 찾아다니면 치료와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루나’의 가능성을 알아본 것이다.
극진한 보살핌과 특성화된 훈련으로 ‘루나’는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 이후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2005, 2006년 ‘경상남도지사배’ 경마대회와 2007년 ‘KRA CUP 마일’ 경마대회를 연이어 제패한데 이어 올해 오너스컵 특별경주까지 석권했다.
김영관 조교사는 “루나는 외견상 우람한 근육이 있는 것도 아니고 키가 큰 것도 아니다. 하지만 머리가 똑똑해 경주로에 나서면 막 달려나가고 싶어 할 정도로 승부욕이 강하다. 경기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아는 말이다.”며 “장애를 안고서도 최고의 명마로 성장한 루나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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