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천 대표는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우리 말 문화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레이싱미디어
‘갑오년 말안장 특별전’ 운현궁서 15일까지 개최
말산업계 각계각층·국내외 관광객 대거 참관해


마구연구수집가(馬具硏究蒐集家) 김병천 고려방 대표가 30여 년간 수집해 온 말안장과 마구 등 국보급 유물들을 전시하는 ‘한국의 말안장과 마구 전시회’가 서울 종로구 운현궁(소장 전혜원) 기획전시실에서 15일까지 진행 중이다.

서울시 주최, 한국의 장 주관으로 지난 1일 개막한 전시회에는 벌써 수백 명의 말산업계 관계자, 국내 주요 박물관 관계자, 외국인 관광객 등이 다녀갔다. 이상영 KRA말산업육성본부장과 최귀철 KRA말산업진흥처장도 직접 현장을 찾아 김병천 대표를 격려했으며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김학신 세종대 CEO 승마문화 과정 총괄 주임교수,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장, 박순택 공군전우회 중앙회장 등도 방문을 마쳤다. 본지 말산업저널 김문영 대표도 화한을 보내 이번 전시회를 빛냈다.

국내 최초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말안장 5점과 말 토기, 행낭 등 말갖춤, 말의 종류와 관리 및 치료 방법 등을 서술한 상마책자 등 유물 20여 점이 전시됐다. 박진일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가 ‘말갖춤, 말과 이야기하다’란 글에서 “‘말안장 한 개의 비용이 중인(中人) 10명의 재산에 해당됐다’는 기록으로 보아 당시 말안장은 지위를 과시하는 매우 비싼 사치품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수준을 법으로 규제하기도 했는데 고려시대의 경우 국왕은 금과 옥, 대신들은 은을 사용할 수 있었다. 또 조선시대에 상어가죽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정삼품 당상관 이상이었다” 라고 밝힌 것처럼 말안장은 왕과 벼슬 높은 관리들의 신분과 권위를 상징하는 주요한 유물이다.

운현궁 소장이자 문화재청 세계문화유산분과 전문위원인 전혜원 소장은 이번 전시회의 의의에 대해 “흥선대원군의 사가이자 고종 임금의 잠저(潛邸)로 말의 출입이 잦았던 운현궁에서 이번 전시회가 개최된 것은 잊혀져가는 과거 우리 말 문화를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며, “말을 귀하게 여기던 우리 조상들의 말 문화 풍습을 전시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김학신 세종대 CEO 승마문화 과정 총괄 주임교수도 “김병천 대표 개인이 30년간 소장한 유물을 이렇게 전시한 건 우리 원우회의 자랑”이라며, “깊이가 있고 스토리 있는 승마문화를 만들어가는 전형적 행사”라고 밝혔다.

3월 20일부터 무료로 개방된 운현궁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은 전시회장을 둘러보면서 “말안장이 이렇게 화려한 줄 몰랐다”, “유구한 우리 문화유산을 관리하는 일은 국가가 해야 하는 일 같다”, “안장에 그려진 무늬가 아름답다”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에 김병천 대표는 “30대 시절 유물들을 수집하며 잠을 못 이루던 때가 생각난다. 세계인들이 우리 말 관련 유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닿았으면 좋겠다”며,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시고 찾아 주셔서 보람되고 기쁘다. 앞으로도 우리 말 문화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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