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장 김광원
新年辭

기축년(己丑年) 소띠 해를 맞이하여 독자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농경사회에서 소는 부와 재산을 상징했습니다. 꿈에 황소가 집에 들어오면 부자가 된다고 하고, 소의 형국에 묏자리를 쓰면 자손이 부자가 된다고 했습니다. 지금 나라살림이 무척 어렵습니다만, 소띠 해를 맞아 우리경제가 회복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조선시대의 에는 의우도(義牛圖), 주인을 위해 호랑이와 싸우다 죽은 의로운 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만큼 소는 우직하고 충직한 동물입니다. 평생 동안 밭을 갈고 노동하면서도 불평 한 마디 없다가 죽을 때는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 가는 자기희생(自己犧牲)의 동물입니다. 가죽부터 꼬리까지 소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어쩌면 공기업도 소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합니다. 공기업들은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매서운 채찍을 맞으면서도 항변도 불평도 없이 묵묵히 공익을 위해 일했습니다. 민간부문이 무한경쟁과 이윤추구에 몰두하는 동안 공기업들은 효율성과 공익성 사이에서 힘겨운 외줄타기를 계속해왔습니다. 그러다가 경제위기라는 광풍이 불 때는 고통분담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말없이 받아들였던 자기희생의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소가 자신의 숙명을 받아들이듯이 공기업도 공익성 추구와 대국민 봉사라는 자신의 사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한국마사회는 올 한 해도 소처럼 근면하고 우직하게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공기업이 되겠습니다.

올 해는 한국마사회가 창립 6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입니다. 우리회는 올 해를 한국마사회 새출발 원년으로 선포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 간의 경마중심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고 승마 등 말 산업을 적극 육성하여 FTA 이후 우리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삼겠다는 야심만만한 계획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말 산업은 환경오염이 없으면서도 산업유발효과와 고용창출효과가 월등한 녹색산업입니다. 말 산업이 농촌과 우리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격려와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경마산업의 사행성을 줄이고 건전한 경마문화를 정착시키는데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한국경마는 그 동안 양적인 면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지만 경마의 질적인 향상이나 건전화 노력은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소액을 걸고 건전하게 즐기는 경마, 박진감 넘치는 경주 자체를 즐기는 성숙된 경마문화가 이 땅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 해에도 우리 경제의 전망은 어둡기만 합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 대규모의 실업 사태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위기의 순간마다 더욱 빛나는 지혜로 더 큰 번영을 얻곤 했습니다. 저는 우리 국민이 지금의 경제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경마에서 막판 역전을 잘하는 말을 두고 ‘끝 걸음이 좋다’고 표현합니다. 지금 다소 뒤에 쳐져 있더라도 힘찬 끝 걸음을 발휘하여 인생의 결승점에서 당당한 승리를 쟁취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한국마사회장 김광원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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