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령스러운 기운(靈氣)’ 전시회
-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화려한 만다라 기법으로 표현
- 세월호 참사 겪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생명에 대한 깊은 상념과 진지한 물음


갤러리 뫼비우스(관장 김운성)가 오픈 기념으로 초대전 박인식의 ‘신령스러운 기운(靈氣)’ 전시회를 6월 21일(토)부터 6월 30일(월)까지 열흘 동안 개최한다.
위안부 소녀상으로 유명한 조각가 김운성 관장은 “돈을 생명보다 우선시 하는 탐욕스런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기 위해 생명 근원에 대한 그림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박인식 작가의 초대전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 개인전을 여는 박인식 작가는 이번 초대전에 ‘업보의 나무-낮’ ‘업보의 나무-밤’ ‘또 다른 도시’ 등 1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화려한 만다라 기법으로 표현해 독특한 그림 세계를 보여 온 박인식 작가는 이번 초대전에 심오한 영기화생(靈氣化生)을 담은 그림들을 내놓았다. 특히 초대전 준비 과정 중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를 보고 작가는 그 어느 때보다 생명 근원에 대한 깊은 상념과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박인식 작가는 “이 세상의 유형과 무형의 만물은 그 성질을 우주에서 가져왔다. 하드웨어인 육신과 소프트웨어인 생명 그리고 영혼조차 우주에서 비롯해 우주로 돌아가는 생성, 소멸과 재창조의 과정을 되풀이한다”면서 “내 주변에는 온통 우주적인 인간들이 각자의 코스모스에서 살아가고 나는 그들과 원자적 상호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갤러리 뫼비우스는 서울 종로구 중학동 종로1길 55번지 경통빌딩에 있다. (전시 문의 : 010-8870-6483)


□ 박인식 작가 약력
■1960년 서울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호주 웨스턴시드니 대학 족부학 전공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학 족부의학(Podiatric Medicine) 전공
■전북대 공과대학원 졸업
■바이오메카닉스(주) 대표이사
■개인전 2회(2009·2011년)

초대전 발문

생명 근원에 대한 진지한 물음

박인식의 그림 세계는 ‘탄생과 소멸의 변증법’이다. 세 번째 개인전에도 그는 이 화두를 놓지 않고 있다. 박인식이 추구하는 탄생과 소멸은 언뜻 불교적 허무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사람, 사회, 세계와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하는 과정이다. 그의 눈에 비친 일상의 소소한 사물이나 나무, 달, 별, 구름 등과 같은 자연물은 제각기 다른 신령스런 우주들이다. 박인식은 이 우주들을 화려한 만다라 기법을 동원해 같은 패턴의 크고 작은 문양으로 생명의 생성 과정을 회화적으로 도해(圖解)하고 있다.
초대전 주제인 ‘신령스러운 기운(靈氣)’에서 알 수 있듯 이번에 내놓은 그의 그림은 불가의 영기화생(靈氣化生)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 고구려 미술 원류인 영기문(靈氣紋)은 중국·그리스의 미술에도 나타나는 생명의 보편적 개념이다. 박인식은 음양오행설의 오방색을 원색으로 삼고, 중간색으로는 고분의 벽화처럼 퇴색한 시간을 그리고 있다. 초대 그림 가운데 ‘업보의 나무-낮’ ‘업보의 나무-밤’ ‘만다라’ 같은 작품들은 이런 영기문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초대전 준비 중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자 생명 근원에 대한 깊은 상념을 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업보의 나무-밤’에 등장하는 부엉이 입에 매달린 노란 리본은 작가의 애도와 분노이자 생명 근원에 대한 진지한 물음인 것이다.
-박시우 시인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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