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명 사무관(오른쪽 첫 번째)과 오세진 주무관(가운데)은 국내 제1호 말산업특구인 제주도에서 말산업 육성을 담당하고 있는 장본인이다. ⓒ레이싱미디어

하반기에 예정된 제2호 말산업특구 지정 사안은 올해 내륙 말산업계의 첨예한 관심사다. 그 가운데 경기도(화성·시흥시)·경상북도(영천시)·전라북도(장수군)·전라남도(장흥군)·충청북도(청주·충주시)·강원도(철원군·강릉시) 등 각 광역지자체는 기초자치단체와 손을 잡고 말산업 관련 인프라 구축부터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본지 은 월 1회 ‘말산업 육성, 지자체가 달린다’라는 시리즈 기획 기사를 통해 각 지자체의 말산업 정책 방향과 추진 사업 내용들을 전하고자 한다.

“말산업특구에 걸맞은 행정 지원으로 내륙과 함께 발전하는 일 중요”

특구 원년·민선 6기 시대 맞이해…제주형 말산업 클러스터 구축 앞장
천혜 자연·고유 역사·세계적 문화유산과 어우러진 말산업 발전 목표
강원명 사무관, “내륙 지역과 동반 성장·농가 소득 창출 위해 노력할 것”

신화와 전설이 살아 숨 쉬는 신비의 섬, 세계자연유산 지정에 빛나는 제주특별자치도(도지사 원희룡)가 국내 말산업의 새로운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도내 생산 농가와 목장, 각 협회 및 유관 단체, 교육기관, 승마장, 그리고 말고기 식당 등 말산업 현장을 아우르는 제주특별자치도 축정과(축정과장 조덕준·사진)가 있다.

환경·경제부지사 소관 농축산식품국의 축정과에서는 조덕준 과장이 전체 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강원명 사무관과 오세진 주무관, 김병준 주임이 말산업 육성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강원명 사무관은 말산업 육성 업무 전반을, 오세진 주무관은 말 사육기반 조성 업무를, 김병준 주임은 승마장 운영과 관련 단체 운영 활성화를 위한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특히 강원명 말산업 담당 사무관, 오세진 말산업 담당 주무관은 제주 말산업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데 큰 공헌을 했고 강원명 사무관은 지난해 12월 18일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회장 강영종)로부터, 오세진 주무관은 12월 16일 2013 제주오픈지구력승마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말의 본 고장’이기에 제주특별자치도는 말산업 육성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근민 전 지사가 6월 25일 와의 퇴임 인터뷰에서 중앙정부에서도 인정할 만큼 커다란 잠재력을 가진 말산업에 특히 관심이 있는 분야라며 말산업 발전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모양새다. 또 민선 6기 시대를 연 원희룡 현 도지사 또한 당선인 신분으로 6월 27일 국회 상임위원장들을 만나 제주도 현안 사업인 말산업 육성을 위해 특화 단지 조성에 116억 원 등 국비 절충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6년까지 말산업 발전 종합 진흥 계획을 수립, 경마와 승마, 마육과 연관 산업 4개 분야 10대 정책에 대한 구체적 아젠다를 내세우고 행정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총 40개 사업 부분 사업비 123억4000만 원을 투자했고 올해는 사업 부분에 있어 사업비는 약 30% 증가한 165억7600만 원을 투자한다. 그만큼 사업의 구체·집약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올해 새로 추진되는 8개 사업은 △말산업특구 운영 △농업용 굴삭기 지원 △축산장비 지원 △승마장 시설 개선 △한라마 혈통 정립 브랜드화 △청소년 승마 프로그램 운영 장비 지원 △승마 미로공원 조성 △말 관련 유물 전시 및 전통행사 재연 등이다.

먼저 승마 분야에 있어서는 안전하고 값싼 승용마 확보를 시작으로 다양한 행정과 정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제주에서 생산한 제주형 승용마를 내륙 지역에 보급하기 위해 조련센터를 준비 중이다. 제주 초지와 초원, 오름과 해안 등 천혜의 자연과 어우러진 승마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외승 코스, 특히 올레길처럼 ‘몰레길’이라 할 수 있는 마로(馬路)의 시범 조성 사업도 추진 중이다.

말산업의 주요 재원인 경마산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각별하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도 차원에서 매년 도지사배 경마대회를 개최, 후원하고 있다. 특히 국내 경마산업의 질 향상과 농가의 생산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씨수말 도입비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능력 있는 경주마를 생산해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수출할 수 있는 물꼬를 튼다는 것. 경주마 수출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말고기 소비가 대부분 제주도에서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마육과 부산물산업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외국산 전문 비육마 도입 뿐 아니라 자체 개량을 통해 맛있고 품질 좋은 말고기 생산을 이뤄내겠다는 것. 특히 지난해부터 마육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농협중앙회와 함께 연계해 마육산업의 활성화를 이끈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강원명 사무관은 “말산업 육성 발전을 통해 지역주민 소득 창출을 이뤄내고, 6차산업화가 가능하도록 생산과 육성, 소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선 6기 혁신 시대를 맞이해 정부와 도의 공약이기도 한 ‘제주 말산업 특화 단지’, ‘제주형 말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뿐 아니라 전체 말산업계의 첨예한 관심사이기도 한 제주마와 한라마 문제에 대해서도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강원명 사무관은 “제주마와 한라마 농가, 관련 단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대화를 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해결 방법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제1호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만큼 제주특별자치도는 내륙 지역 다른 지자체와의 연계를 통해 제주뿐 아니라 전체 말산업계의 발전이라는 거대 담론을 현실화하기 위해 경주 중이다. 특히 말산업특구의 새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의 목소리와 애환에 각별히 귀 기울이며 신중하고 중립적인 그러나 발전적인 행정 지원을 펼치고자 한다.

강원명 사무관은 “말산업은 블루오션 산업”이라며, “경기도와 경북도 등 타 지자체에서도 말산업특구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연락이 자주 온다”고 밝혔다. 특히 강 사무관은 “제주만 말산업을 한다고 우리 말산업이 발전하지는 않는다. 내륙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시책 목표를 세우고, 말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각 지자체와 함께 연계해 모든 사육 농가가 이익 창출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구라는 이름에 걸맞은, 그리고 전체 말산업을 아우를 수 있도록 오는 8월 중 조직 개편을 통해 더 효율·집약적으로 행정적 지원에 나선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 축정과라는 지위, 국내 제1호 말산업특구라는 역할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않고 있다. 최근 강원명 사무관이 학회 발표 등을 통해 유독 “성급하지 않고 천천히, 신중한 정책과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역설하는 이유다.

강원명 사무관은 “말산업이 FTA 시대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성급하게 접근해서는 안 되는 특수성을 가진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주창했듯이 “소·돼지 등 타 축산업과 달리 말은 살아 있을 때 평가 받는 특별하고도 특수성 있는 산업”이기 때문. 게다가 수요 확대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애로점도 있다. 이에 강원명 사무관은 “현재 말을 생산하는 농가에서는 체계적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등 기본 지식도 부족한 여러 문제들이 있다. 이런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고서는 말산업은 정체, 답보 상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말산업특구인 제주특별자치도가 먼저 훌륭한 모범 사례가 되어야 한다는 게 말산업계 종사자들의 기대이자 바람이다. 특히 제주도는 말의 본 고장으로 그간 말과 관련한 농가, 목장 등의 인프라, 현장의 노하우가 집약된 곳이지만 내륙은 사정이 다르다. 강원명 사무관은 제2호 말산업특구 유치를 기대하는 내륙 지역 지자체에 대해서 “천천히, 단계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성과 위주의 정책보다 현실적인 행정, 정책을 구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강원명 사무관(오른쪽 첫 번째)과 오세진 주무관(가운데)은 국내 제1호 말산업특구인 제주도에서 말산업 육성을 담당하고 있는 장본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6년까지 말산업 발전 종합 진흥 계획을 수립, 경마와 승마, 마육과 연관 산업 4개 분야 10대 정책에 대한 구체적 아젠다를 내세우고 행정을 실천하고 있다.
▲말의 고향 제주도가 후원하는 국산말 최강의 질주, 제2회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가 6월 29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9경주로 열렸다.
▲마부 두 사람이 안장을 갖추어 지운 두 마리의 제주 조랑말을 바투 잡고 있다. 그 차림들로 보아 귀한 분을 모시고 나들이를 나갈 참인 것 같다. 산악지방에서 잘 견디고 강인하기로 유명한 제주말, 두 마부의 차림이 대조적인 것도 흥미롭다. (사진 제공 제주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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