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말 생산기업인 고돌핀 레이싱은 두바이의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 함단에 의해 설립되었다.
경마는 다양한 산업을 아우르는 복합산업이다. 이중 경주마 생산은 경마 산업과 말 산업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산업으로 볼 수 있다. 2014년 7월 한국마사회는 말 교배 프로그램인 ‘K-NicksⅡ’를 새롭게 개발해 우수한 국산 경주마 생산을 앞당기게 됐다고 밝힌바 있다.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의 관계자에 의하면 “K-NicksⅡ를 이용하면 국내산 말의 개량속도가 2배 빨라져 향후 10년 이내에 경마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현재 연간 경주마 수입금액이 194억원인데, 이를 국내산마 생산으로 대체하는 동시에 경주마 수출로 말 생산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일반적인 국민들의 경마의 이해는 단순히 고가의 경주마를 수입해 경주를 제공하고, 경마팬들로 하여금 베팅을 하기 위해 경마는 존재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실질적으로 경마산업, 이중에서도 경주마와 말생산에 관련된 사업 수익성은 상상 이상으로 거대하다. 경마로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까? 국내를 비롯해 세계 경주마 생산 및 말 생산에 관련된 부가가치가 얼마나 큰 지에 대해 살펴본다.

국내에서 경주마 생산은 1970년 이전엔 해외에서 외산마를 구입해 경마가 시행된바 있다. 1990년대 초반 경주마 지급 확대 중장기 기본계획에 따른 농림부 장관의 승인이 나면서 경주마 생산 농가가 늘어났고, 현재는 인프라가 많이 구축돼 급속도로 우수 경주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마산업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 경마 산업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국가 경쟁력이란 “기업이 다른 나라의 기업들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때 효율적인 사회 구조, 제도 및 정책을 제공함으로써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게 하는 국가의 총체적인 능력을 뜻한다.” 2007년 기준 말산업의 국민경제 기여효과는 약 4조 8718억원이며, 이는 영화, 신문, 철도여객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경마가 도박, 사행산업 등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에 반해 우리 생활에 깊숙이 관여되어 있고, 국민경제 기여효과도 상당히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수출, 스포츠 분야에서의 인재 양성, 세금을 통한 운영의 원활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스포츠 분야를 보면, 국내는 최근 피겨스케이팅에 김연아, 수영의 박태환 선수 등이 국위선양의 대표주자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에선 스포츠 불모지와 가까웠던 피겨스케이팅, 수영 등의 종목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를 배출함으로서 대한민국의 이름을 알렸고, 스포츠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경주마 부문에서도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수영의 박태환 선수같은 명마가 탄생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일이 현실화 된다면 그에 따른 부가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세계적으로 경주마 생산의 시장은 크고 방대하다. 우수 씨수말의 경우에는 단 한차례 교배료만 해도 억대를 호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가격에 상관없이 최고의 경주마와 교배를 하기 위한 이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현재 국내에선 ‘메니피’가 최고의 씨수말로 각광을 받고 있다. ‘메니피’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와 교배를 하기 위한 이들은 줄을 서있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이런 실정이라면 외국의 사례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생산자들이 우수 씨수말과 교배를 하기 위한 열망은 최고의 경주마를 생산하고자 하는 노력에 기인한다.
과거 세계 경마계의 전설 ‘노던댄서(1961~1990)’를 살펴보면, 경마산업, 경주마 산업이 얼마나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인지 알 수 있다. “정액 1㏄가 다이아몬드 1캐럿보다 비싸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노던댄서’를 두고 하는 말이다. ‘노던댄서’는 영국의 3관마인 ‘니진스키’를 필두로 ‘댄지그’, ‘스톰버드’, ‘더 민스트렐’ 등 우수 경주마를 배출해 역대 최고 클래스의 씨수말로 평가를 받은바 있다. 현재 전 세계 서러브렛의 절반 이상이 ‘노던댄서’의 혈통, 피를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그의 업적은 실로 대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가가 높았던 ‘노던댄서’는 1980년 당시에 1회 교배료가 무려 10억원까지 치솟은 적이 있다. 현재 억대의 스포츠카 몇 대와 맞먹는 가격이다. ‘노던댄서’의 증손자이자 ‘스톰버드’의 자마인 ‘스톰캣’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말 중 한 두였다. 당시 그의 몸값은 무려 1천700억원(1억5천만 달러)으로 형성 됐지만 실제 이 가격에도 거래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그의 교배료에 있었다. 당시 ‘스톰캣’의 교배료는 약 50만 달러로 일 년에 100번 정도 교배를 한다고 보면, 한화로 500억원 정도를 1년 수익으로 올릴 수 있었다. 그럼 1천 700억원은 3년 정도의 교배를 통해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실제로 그의 1세 자마들은 1백만달러 이상의 몸값을 기록하는 등 자마들의 활약으로 인해 그 부가가치는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기도 해 경주마 한두가 가져오는 경제 파급효과는 상당함을 알 수 있다.

2014 씨수말 교배료 상위 20걸 (★는 2013년 기준. 올해는 Private/ 교배료 단위는 달러환산 수치)
씨수말
부마
데뷔년도
목장
2013년교배료
2014년교배료
Fastnet Rock(호주)
Danehil
2010
Coolmore
247,000
Frankel(영국)
Galileo
2013
Juddmonte
200,000
200,000
Dubawi(아일랜드)
Dubai Millennium
2006
Darley
120,000
160,000
Dansili(영국)
Danehill
2001
Juddmonte
130,000
150,000
Tapit(미국)
Pulpit
2005
Gainesway
120,000
150,000
War Front(미국)
Danzig
2007
Claiborne Farm
80,000
150,000
Deep Impact(일본)
Sunday Silence
2007
Shadai Stallion Station
144,000
Oasis Dream(영국)
Green Desert
2004
Juddmonte
131,000
139,000
New Approach(아일랜드)
Galileo
2009
Darley
82,000
130,000
Sea The Stars(아일랜드)
Cape Cross
2010
Gilltown Stud
116,000
116,000
Bernardini(미국)
AP. Indy
2007
Darley
150,000
100,000
Distorted Humor(미국)
Forty Niner
1999
WinStar Farm
100,000
100,000
Kitten`s Joy(미국)
ElPrado
2006
Ramsey Farm
50,000
100,000
Medaglia D`Oro(미국)
El Prado
2005
Darley
100,000
100,000
Smart Strike(캐나다)
Mr. Prospector
1997
Lane`s End
87,000
100,000
Street Cry(아일랜드)
Machiavellian
2009
Darley
103,000
100,000
Invincible Spirit(아일랜드)
Green Deser
2003
Irish National Stud
89,000
96,000
Malibu Moon(미국)
A,P Indy
2000
Spendthrift Farm
70,000
90,000
Giant`s Causeway(미국)
Storm Cat
2001
Ashford Stud
87,000
85,000
Redoute`s Choice(호주)
Danehill
2000
Haras de Bonneval
96,000
82,000

가까운 일본을 보면 경주마 생산이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좀 더 빠를 수 있다.앞서 언급했듯이 일본은 파트I 국가로 아시아에선 경마 선진국으로 통한다. 이런 일본을 만든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경주마가 바로 ‘선데이사일런스’다. 1989년 미국 연도대표마인 ‘선데이사일런스’는 현역 시절 「켄터키더비」, 「프리크니스 스테익스」, 「브리더스컵 클래식」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바 있다. 특히 당대 최고의 경주마인 ‘이지고어’를 2번이나 이김으로서 그의 주가는 급등했고, 급기야 일본은 ‘선데이사일런스’를 무려 1000만달러에 사들였는데 이것이 일본경마가 현재 수준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2014년 일본경마의 상반기 리딩사이어에 오른 씨수말은 대부분 ‘선데이사일런스’계열이다. 상위 랭킹 10위권 내에 7두가 그의 피를 이어받은 씨수말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다. 이중 대표적인 말이 ‘딥임팩트’다. ‘딥임팩트’는 일본 내 3관 대회인 「사츠키쇼」, 「재팬더비」, 「키카쇼」를 연거푸 제패한 최고의 경주마였다. ‘딥임팩트’는 현역시절 무려 1280만 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였고, 현재는 단 한 번의 교배료만 해도 무려 1억 5천만원에 달해 세계적인 씨수말로 거듭나고 있다.

경주마 생산의 근간은 목장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목장에는 아일랜드에 소재한 쿨모어 목장을 들 수 있다. 쿨모어 목장은 아일랜드의 경제 기반으로 평가가 될 만큼 국가적으로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목장이다. 경주마를 생산하는 하나의 목장이 한 나라의 경제 기반이 될 수 있을까? 국내의 경제 기반은 10대 그룹이라 할 수 있는 대그룹으로 볼 수 있다. 쿨모어 목장의 대표인 존 매그니어의 재산은 대략 6조 5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최고의 그룹으로 평가되는 A 그룹 회장의 자산이 2조원 정도라고 볼 때 쿨모어 목장의 규모와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대략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쿨모어 목장은 2014년 6월 무려 20억원이 넘는 망아지를 구입해 화제가 된바 있다. 영국 경마계의 전설로 평가를 받고 있는 프랑켈(Frankel)의 직자인 생후 3개월밖에 되지 않은 ‘리틀 프랑켈’이 25억원에 거래가 된 것이다. 태어난지 고작 3개월밖에 되지 않은 망아지가 국내 아파트 몇 채에 팔린 이유는 세계적으로 경주마 산업이 얼마나 유망하고, 부가가치가 큰 산업인지를 대변해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까운 일본에는 샤다이 목장이 있다. 샤다이 목장은 현재의 일본경마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선데이사일런스’라는 명마를 들여와 일본산 경주마를 세계무대에 진출을 시켰고, 일본을 대표하는 ‘딥임팩트’도 씨수말로 활동을 하고 있어, 일본 내에서는 그룹으로서 명성을 높이고 있다.

말은 경마산업 외에 말 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1년 9월 제정·시행된 ‘말산업육성법’에 근거하여 미래의 말산업 발전상을 담은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 계획’을 2012년에 확정, 발표한바 있다.
농식품부는 농수 및 승마자의 확대를 통해 농촌경제 활성화, 관련산업 발전, 일자리 창출 등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이 현실화 된다면 2012년 기준 국내 말산업의 시장규모는 2조8700억원이지만, 2016년에는 3조6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을 하고 있다.
선진국들도 말산업으로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한국마사회(KRA)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미국은 920만마리의 말을 사육하면서 말 관련 고용인구가 143만명에 이르고 경제 기여효과가 126조원에 달한다고 밝힌바 있다. 미국에서 말산업이 가장 발달한 켄터키주는 해마다 8월4일에 말산업 발전을 기원하는 ‘햇츠오프데이’ 축제를 여는데, 이와 같은 축제로 경제 유발 효과액이 무려 40억달러(한화 4조4000억원 정도)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서는 말 3마리가 사람 1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고 부가가치가 가능한 말산업을 두고 정부는 더 이상 현재의 상황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 농어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그것이 바로 말산업 육성법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 계획`이다.

경주마 생산, 말 생산은 수익성으로 상당히 매력적인 산업임에는 분명하다.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망이 밝은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는 갖은 규제로 인해 경마산업, 말산업 발전에 저해를 가하고 있다.
이젠 경마산업과 말산업에 관한 잘못된 선입견은 없어져야 한다. 유망한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 모두가 노력을 기울인다면 대한민국도 여느 경마 선진국 못 지 않게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주요 사업으로 부각될 수 있다. 경마 후진국 대한민국? 특정소수의 관심과 노력으로 현재까지 온 대한민국의 경마 산업은 분명 높게 평가할만하다. 경마 선진국이 되기 위한 방법 중에는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온 국민이 경마 산업에 대해 좀 더 높은 안목으로 애정과 관심을 가진다면 분명 대한민국의 경마 산업은 여느 선진국과 비교해도 부족함 없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심호근 기자 keunee120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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