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외발매소
일본 장외발매소의 성공요인은 “상생과 공감 그리고 소통”

최근 LetsRun CCC.(문화공감센터) 용산의 재개장과 철회 여부로 인해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KRA 관계자들은 “신용산장외발매소 이전은 법적으로는 물론 절차상에 문제점이나 잘못이 전혀 없다”면서 “신용산장외발매소는 신설이 아니라 동일권역 내 이전이며, 2009년 이전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승인에 필요한 요건과 절차를 빠짐없이 밟았던 만큼 철회는 가당치 않다”고 설명했다.
렛츠런CCC 용산 입점을 반대하는 ‘경마장 입점 반대 주민대책위’는 이전하는 장외발매소가 성심여중고로부터 직선거리로 235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교육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논리를 펴고 있으며, 장외발매소가 이전할 경우 도박꾼들이 거리를 휩쓸고 불법 유흥업소가 난립할 것이며, 아이들이 성폭력 범죄 및 각종 범죄에 노출될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내세웠다.
과연 도심에 위치한 장외발매소가 반대측의 입장대로 장외발매소의 입점으로 각종 범죄에 노출, 온상이 될 수 있다는 논리는 신빙성이 있을까.

일본의 장외 발매소의 역사는 60년이 훌쩍 넘는다. 1940년대 일본에서는 중의원 조사 심의 때 (새)경마 법을 적용해 당초 원안에 있던 “입장자에 대한 마권을 발매할 수 있다” 취지의 조문에서 하선부가 삭제되고 경마장 밖에서도 마권을 발매할 수 있게 됐다. 이후 1948년 12월 도쿄 경마를 대상으로 “긴자 장외 카츠마투표권 발매소”에서 발매한 것이(새)경마 법을 근거로 한 첫 장외 마권 발매의 시초다.
일본 중앙 경마회(JRA)의 발매 시스템을 이용하는 발매소는 ‘WINS(윈즈)’라고 하며 소규모 장외 발매 시설을 ‘라이트 윈즈’라고 한다. 또한 2013년 3월 23일부터 지방 경마장의 장외 발매가 시작되고 있는데 이는 ‘J-PLACE’의 호칭으로 구별된다.
일본은 장외발매소가 110개(중앙경마 37개, 지방경마 73개)로 결코 많은 편이 아니지만 세계 1위의 마권 매출규모(2009년 세계경마연맹 IFHA 통계 기준)를 자랑한다. 특히 경마장 대 장외발매소·전화투표 매출 비중이 7:93으로 장외발매소와 전화투표 매출이 절대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경마가 국민이 사랑하는 레저스포츠란 점도 이채롭다. 그래서인지 장외발매소 건물은 거대하고 화려해 백화점 또는 고급 호텔을 연상시킨다.
사실 일본인들은 ‘마권을 사는 곳은 장외발매소’라는 생각이 강하다. 경마장은 집이 가깝거나 대상경주 등 큰 경주가 열릴 때 주로 찾는다. 장외발매소 역할도 다양하다. 발매시설 외에 어린이 동반 참여자를 위한 키즈방, 여성관객이나 65세 이상 고객을 위한 무료좌석, 비체류형 미니 장외발매소를 운영한다. 장외발매소 모델 다양화로 참여계층의 다양화를 유도하고 경마인구의 저변 확대에 힘을 쏟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LetsRun CCC.(문화공감센터) 용산의 재개장에 대한 반대측의 주장은 장외발매소가 생김으로서 주변 환경에 대한 악화를 꼽은바 있다. 그럼 무려 6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장외발매소의 주변 환경은 어떨까. 일본의 장외 발매소는 공원형, 극장형, 리조트형 등 다양한 장외발매소가 있고, 도심의 경우에는 장외발매소를 중심으로 복합 문화 공간이 형성되고 있다. 주요 일본 장외발매소를 살펴보면, 야와타하마 장외발매소는 공원형 장외발매소로 꼽힌다. 위치는 야와타항 주변부에 있고, 도심형 장외발매소지만 바다와 인접한 주변에 소규모 광장과 공원으로 이루러져 있다. 내부에는 체육활동을 할 수 있게끔 설치되어 있어 문화스포츠가 겸비된 공원형 장외발매소로 유명하다. 리조트형 장외발매소로는 하우스텐보스에 위치한 사세보 장외발매소를 들 수 있다. 사세보 시는 일본 나가사키 현 북부에 있는 시로, 규슈 최대의 테마파크인 하우스텐보스로 유명한 관광도시다. 하우스텐보스는 일본을 대표하는 워터프론트 리조트로 거리에는 배가 오가는 운하가 있고, 레스토랑, 극장, 미술관, 놀이공원, 별장 등이 늘어서 있고, 자연도 매력적인 리조트다. 하우스텐보스에 위한 사세보 장외발매소는 승마체험형 마장과 말 조각공원이 있어 휴식과 쾌적성을 추구하는 공원, 극장형 장외발매소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외 신요코하마 장외 발매소는 극장형 장외발매소로 유명하고, 경마가 열리지 않는 경우에는 영화, 연극, 오페라, 음악공연 등의 문화 예술의 공간으로 활용, 지역주민공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도심 속에 위치한 고라쿠엔 장외발매소의 경우는 장외발매소를 중심으로 복합적 문화공간이 형성돼 중요한 상권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라쿠엔 장외발매소는 JR스이도 바시 역 앞, 도쿄 돔 옆에 있는 일본 최대의 장외발매소다. 고라쿠엔 장외발매소 인근에는 도쿄돔이 위치한다. 도쿄돔은 350억円에 달하는 거금을 들여 만든 일본 최초의 돔 구장으로 1988년에 세워졌으며 야구경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다목적 스타디움이다. 일본내 최고 인기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홈으로 사용을 하고 있어 최고의 상권으로 평가된다. 주식회사 도쿄돔이 운영을 하고 있는 도쿄 돔 시티 아토락션즈는 도시형 테마 파크로 유명하다.
앞서 ‘경마장 입점 반대 주민대책위’가 주장한 장외발매소 입점시 발생되는 사안으로 도박꾼들이 거리를 휩쓸고 불법 유흥업소가 난립할 것이며, 아이들이 성폭력 범죄 및 각종 범죄에 노출될 것이라 밝힌바 있다.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이와 같은 예측이 얼마나 억측스럽고 비현실적인 주장인지를 알 수 있다.
일본 장외발매소는 경마와 문화 공간을 공존하고 있으며 도심속의 장외발매소를 중심으로 다양한 상권이 형성돼 중심적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일본 장외발매소가 쾌적한 환경을 통해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로는 JRA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장외발매소외에 민영으로 운영하는 장외발매소의 노력도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민영 장외발매소의 경우에는 외부인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짐으로서 강화된 경쟁과 완화된 규제로 인해 한층 발전된 장외발매소를 운영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 됐다.

현재 국내는 LetsRun CCC.(문화공감센터)의 호칭 그대로 마권만 구입할 수 있는 장외발매소의 개념보다는 문화공감센터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LetsRun CCC.(문화공감센터) 용산의 경우에도 6개 층을 주민 전용 복합 문화 공간(카페, 피트니스센터, 모임방 등)으로 제공하고, 주민대표가 상주할 수 있는 사무실을 입주케 했다. 용산뿐만이 아닌 전국 30여개의 LetsRun CCC.(문화공감센터)에서 다양한 문화공간을 마련해 주민들의 편의를 제공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국내의 장외발매소는 일본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시설면에서 관계자들의 노력이 반영돼 좀 더 쾌적한 분위기의 장외발매소로 거듭나고 있다. 시설과 운영면에선 많은 보완이 이뤄지고 있으나 국민들의 인식에서는 아직도 일본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자료에 의하면 일본의 경우 경마 전체 매출의 60%가 온라인에서 나오고, 온라인 발매를 허용한 뒤에는 장외발매소의 인근 환경도 좋아졌다는 분석이다. 국내는 다양한 문화 공간을 제공함으로서 현재의 변화되고 있는 LetsRun CCC.(문화공감센터)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시스템이라면 ‘경마장 입점 반대 주민대책위’도 생각을 달리 해볼 필요가 있다. 향후 좀 더 멀리 본다면 Knetz(온라인마권발매시스템)의 부활도 필히 고려해 볼 사항이다. 현재의 마권구매상한제는 유명무실한지 오래다. 이런 가운데 확실한 마권구매상한제가 가능한 Knetz(온라인마권발매시스템)의 부활은 현 제도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답이 될 수 있다.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온라인 발매를 허용 후 장외발매소의 인근 환경이 좋아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LetsRun CCC.(문화공감센터)는 단순히 마권을 구입하는 장소가 아니다. 지역주민과 상생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곳이다. 상생과 공감은 우리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기도 하다. 반대만을 위한 반대가 아닌 좀 더 현실적인 안목으로 LetsRun CCC.(문화공감센터)를 지켜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심호근 기자 keunee1201@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