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도의 선진화가 달성되지 못한 데서 오는 선입견과 편견-

한국의 경마산업은 아직 후진적인 제도와 틀이 세계 수준에서 많이 뒤떨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88서울올림픽 이후 본격적인 국산마 생산에 돌입했으며 93년에는 마주제로 전환했고 95년에는 한국혈통서를 발행함으로써 국제적인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2003년에는 파트3국가에 진입하여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고 있는 과정이다.

아직은 미흡한 부문이 많이 있지만 하나하나 선진화된 정책들을 시행함으로써 우리 경마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우리 경마산업이 세계로 도약해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비경쟁적 요소들을 과감하게 척결하고 선의의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지도록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

마주제를 전면적으로 오픈하여 범법자가 아닌 국민이면 누구나 경주마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생산과 육성의 장애요인들도 제거해야 한다. 또한 우수 국산마를 생산하여 한국 경마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외국으로 우리의 경주마를 수출하는 길도 개척해야 한다. 경주편성과 상금제도를 연계하여 시행체 마주제 시절부터 시행돼온 군체계를 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경마는 100여년에 이르는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세계로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90년대 초부터 국산마 생산을 시작하면서 국제적 경쟁의 틀을 갖춰 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지난 97년 국제혈통서위원회 가입과 2002년 외국산마 개별거래 잠시 허용, 2003년 파트3국 진입 등을 통하여 한국경마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특히 2005년에는 25년 만에 아시아경마연맹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함으로써 한국경마의 국제적 경쟁력은 한층 강화되었다.
세계경마는 경마시행의 경쟁력에 따라 파트1, 2, 3, 4국가로 나뉘어진다.

파트1 국가는 영국과 미국을 비롯하여 프랑스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캐나다 일본 칠레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뉴질랜드 페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속해 있다. 파트2 국가는 스페인 우루과이 홍콩 인도 멕시코 파나마 푸에르토리코 말레이시아/싱가폴 아랍에미리트 베네주엘라 등이 포함돼 있다. 파트3 국가는 오스트리아 체코공화국 도미니카 에콰도르 헝가리 자메이카 네덜란드 폴란드 슬로바키아 스위스 트리니다드토바고 등이다. 파트4 국가는 위의 나라들을 제외한 세계 모든 경마시행국으로 보면 된다.

세계 120여 경마시행국중 파트국가에 진입한 나라는 그 절반인 60개 국이다. 아시아의 경우 20개 경마시행국중 우리나라가 11번째로 파트국에 진입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아시아국가에서는 파트1 국가에 일본 단 한나라만 진입했다. 그것도 불과 3년 전의 일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한국경마가 세계와 당당하게 경쟁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국제적 모순을 안고 있는 여러 경마시행제도를 과감하게 혁신해야 한다. 한국마사회가 또는 우리의 경마산업이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각종 제도와 시스템을 선진화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경주마 생산과 육성에 사력을 다해 매진해야 하고 마주제를 전면적으로 오픈해야하며 경마상금과 연계하여 경주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경마산업과 관련한 조세체계의 개선을 통해 마주 조교사 기수의 세금부담을 덜어주고 기타소득세 폐지 및 레저세 인하를 통해 경마팬들에게 환급률을 높여야 한다. 통제와 규제만 강화하면 산업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경마산업은 세계가 함께 움직이는 글로벌산업이다.한국적 현실을 무시할 수 없지만 한국적 현실에만 매몰돼 있다가는 국제적 경쟁을 해나갈 수 없을 뿐만아니라 어쩌면 아예 경마를 시행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경마=도박이라는 부정적인 선입견과 편견을 깨트리기 위해서는 제도의 선진화가 매우 중요하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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