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 이광섭 미리내승마클럽 대표

이광섭 대표는 최근 세종 승마문화CEO 부원장을 겸임하고 건국대 현장 중심 말산업 CEO 과정을 들으며 공부에도 전념하고 있다.
승마 통한 미래 인재 양성·수요 개발 중심 승마산업 활성화 주창
최근 힐빙(heal-being)클럽 개관…지친 현대인의 안식처로 ‘각광’

본 기자와 미리내승마클럽은 사실 인연(?)이 깊다. 승마 전문기자로 일을 시작하면서 전국 승마장을 돌아다닐 무렵 경기도 양평에 있는 미리내승마클럽을 찾았을 때 일종의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규모도 규모지만, 대마장 앞에 세워진 커다란 비석(碑石)에는 ‘미리내승마클럽의 사명’이라는 문구–“우리는 승마를 통하여 선조들의 진취적 기상을 되살려 세계무대로 거침 없이 질주해 나가는 청소년으로 육성하고, 모든 국민이 승마를 즐기는 승마 대중화를 이끌어 간다”-가 있는데 승마클럽에 ‘사명’이라니, 대표가 누구일지 궁금했다.

빠듯한 일정 탓에 한 번 찾은 곳은 대부분 다시 못 가고 있는데 미리내승마클럽은 벌써 네 번째 방문이다. 본지 제36호(2014년 3월 17일자)에서 기사화됐던 ‘전체 승마장 죽이는 상식 이하 판결 결사반대’와 관련된 취재 건도 그 하나였고, ‘꽃중년’ 배우 홍요섭 씨가 ‘찾아가는 승마사랑 캠페인’을 처음 시작한 곳도 이곳이다. 미리내승마클럽은 변화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이광섭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본 기자가) 처음 왔을 때와 달리 시설도 분위기도 변모하고 있다.
미리내캠프는 가족 모임과 단체 행사, 기업 연수, 청소년 수련 등을 목적으로 12만 평 규모에 1999년 설립됐다. 양평군 지평면 봉미산 자락 속에 130억 원을 들여 잔디 축구장, 실외 수영장, 골프장, 대운동장, 눈썰매장, 미리내빌리지 등을 갖추고 있다. 그간 100만 명이 다녀갔다. 유명 배우 팬클럽 미팅도 하고 군청과 기업 연수지로 각광받고 있다.
2011년 승마장을 개장하며 클럽하우스에 힐링 개념을 더했다. 4층 규모로 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무대와 공간을 마련했다. 재활승마장, 유·초등생을 위한 승마장, 포니 외승이 가능한 코스, 홍보 교육장, 동영상 강의장과 체험장 등을 갖췄다. 말들끼리 서로 얼굴 볼 수 있도록 최근 조랑말을 위한 마방도 새로 만들었고, 마분 창고도 별도로 갖춰 환경 문제에도 신경 쓰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승마장 컨설팅이 필요한데 KRA가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평소 학교 체육에 승마를 도입하자는 등 승마를 통한 청소년 교육을 주창하고 있다.
입시 중심 교육에 지친 우리 아이들은 ‘귀찮아요’, ‘싫어요’, ‘힘들어요’라는 부정적인 말을 달고 살며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중2가 되면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걸 알며 폭력적이 되고, 중3이 되면 벌써 세상을 포기하는 현실이다. 인터넷게임에만 몰두하는 아이들에게 관심이 필요하다. 이래서 국가의 미래가 있겠는가. 통일한국을 이끌어갈 수 있겠는가.
어려운 시대에 태어난 우리 세대는 이제 지는 해다. 개인적으로 정말 진지하게 미래 세대를 위한 일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 때는 사회 공동체가 스스로 교사 노릇을 했지만, 개인주의가 팽배한 지금 세대에는 사회적 교육의 기회가 없다. 미리내클럽에서 축구나 극기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해봤지만, 승마만이 우리 아이들을 일으킬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승마는 청소년 교육의 최종 완성판이다. 무기력증에 빠진 아이들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게 승마다. 승마하는 아이들은 “말이 우리를 태워줬다”며 변한다. 말이 우리 아이들을 일으켜 세운다. 말을 설득하듯이 친구를 설득하며 생각도 달라진다. 일방적 명령이 아니라 주고받으며 인성을 키워간다. 경속보하는 아이들 얼굴에서는 빛이 난다.
나이가 어릴수록 순수하기에 교감이 빠른 걸 볼 수 있다. 벌써 고등학생만 되어도 교감이 늦고 말을 불신한다. 협력 대상으로 보지 않고 지배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래 지도자는 치사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릴 때 승마를 시작하고, 중2때부터는 골프도 배우면 좋다. 골프는 핸디캡을 주는, 배려 있는 교육이자 인성을 마무리하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승마를 통해 호연지기를 기르고 고결한 감성과 창의력, 도전 정신을 갖춘 아이들을 보고 싶다. 국가가 승마산업계를 돕는 일은 미래 인재를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 수요 정책 개발을 통한 산업 확대 등 승마와 말산업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승마는 체육 이상의 가치가 있다. 단순한 체육이 아니라 국가 미래를 제시한다. 특히 승마산업 육성의 핵심 정책은 수요 증대에 있다. 인위적으로 공급만을 늘려서는 한계에 부딪힌다. 수요만 있으면 공급도 늘어난다. 수요를 촉진하는 정책을 펼치며 승마산업을 이끌어야 한다.
승마와 말산업은 궁극적으로 레저산업화가 되어야 한다. 기반을 조성해서 청소년 승마 교육에 투자하고, 외승 관련 정책 개발과 클러스터 조성 등을 해야 한다. 승마가 레저로 정착하려면 외승 코스 개발이 필수다. 말산업특구처럼 거창하지 않아도 지자체에서 말길(마로) 하나 뚫어주면 된다. 서울에서 양평까지 자전거길, 모터사이클 길이 조성된 것처럼 말길이 생기면 말도 늘고 마을과 지역 단위로 농어촌형승마장이 자연스레 조성된다. 주변 관광지와 어울려 수요도 생기고, 농산물을 파는 패키지 프로그램도 개발하게 된다. 국가가 지원해 말을 기르도록 하고, 예를 들어 200두가 되면 승마장을 지어주고,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승마산업계의 존립에 큰 도움이 된다. 농어촌형승마장이라고 해서 적은 두수의 말을 기르게 하면 무얼 하나. 이렇게 승마 클러스터 사업을 시범 조성해 비전을 주고 자생력을 길러주는 일이 정부와 지자체가 할 일이다.

-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승마와 힐링 접목한 ‘힐빙클럽’도 개관했다.
승마는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대중화하기 위한 시도로 힐빙클럽을 개관했다. 힐빙(heal-being)은 힐링과 웰빙의 합성어다. 힐빙클럽에서의 힐링과 웰빙은 심신통합 철학적 관점에서 이뤄진다. 40대가 넘는 시기는 인생의 쉼표를 찍을 때다. 말과 함께 인생 후반을 정말 즐겁게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오행·오감 테라피, 사우나를 할 수 있는 장소에서 명상, 요가, 예술치유, 그림과 음악 치유, 상담 등의 석박사 이상 전문 힐러들이 힐빙클럽의 다양한 즐길거리 등과 접목해 독특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건강한 고급문화 공간으로 조성해 ‘봄, 여름, 가을, 가을’이라는 슬로건으로 중년의 자기 정체성 찾기를 중점에 두는 힐빙클럽, 다양한 교양 아카데미, 문화 커뮤니티, 건강과 심리 이벤트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약선식 건강식과 4계절 제철 음식은 호텔 음식 부럽지 않으며 숙소는 환경과 전통, 현대가 어우러진 컨셉으로 쾌적하고 안락하게 준비했다. 또 예방 의학의 통합 치유적 이론과 임상을 토대로 구축된 오행테라피, 통합예술치유관, 가든형 힐링 시설은 최적화되고 체계화된 무위적 휴식을 가능하게 하는 장소다.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으면 좋겠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이광섭 대표는 최근 세종 승마문화CEO 부원장을 겸임하고 건국대 현장 중심 말산업 CEO 과정 들으며 공부에도 전념하고 있다.
▲이광섭 대표는 인터뷰하는 중에도 고객들을 맞이하고, 대마장 출입문을 직접 닫는 등 직원들이 빠뜨린 일을 뒤에서 일일이 챙기고 있었다.
▲미리내승마클럽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힐빙클럽 실내 정원. 유리 온실처럼 꾸며져 천장에서는 햇살이 내려 실내를 환하게 밝히고 식물로 가득차 있으며 넓은 공간 사이로는 황토볼, 족욕장 등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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