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퍼포먼스로 주요 내빈의 편자 서명이 있었다. 좌로부터 루이노마네 세계경마연맹회장, 이수성 조직위원장, 현명관 KRA회장, 이준원 농축산부 차관보.
개회식·폴 포츠 특별공연 성황…6만여 국민 행사장 찾아
국민 ‘마(馬)심’ 자극한 말 예술공연 갈라쇼, ‘백미’

‘기마민족의 후예, 다시 뛰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2014 말산업박람회가 10월 12일 나흘간의 일정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국내 최고·최대의 말 관련 행사이자 축제인 이번 박람회는 전 국민에게 ‘말사랑’이라는 구심점으로 말산업을 알리고 다가서기 위한 대규모 시도였고, 이에 교감한 많은 국민들이 관람객 신분으로 현장을 찾아 성황을 이뤘다.

개막식은 박람회 이튿날인 10일 금요일, 렛츠런파크 서울 입구 옆 주차장에 마련된 특별 무대에 마련됐다. 김병찬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는 김우남 농해수위 위원장, 송호창 새민련 의원(과천·의왕), 차정섭 함안군수, 신계용 과천시장, 이준원 농축산부 차관보 등 국회와 정부 부처 및 지자체 관계자들 외에 현명관 KRA회장, 이상영 KRA부회장, 이수성 말산업박람회 조직위원장 등 KRA 관계자들, 루이노마네 세계경마연맹(IFHA) 회장, 이기수 축산경제 대표, 윤홍근 한국말산업중앙회장, 서동영 한국말학술연구회장, 서정숙 전주기전대학 총장 등 유관 단체 대표와 학계 인사 등 주요 내빈 350여 명과 일반 관람객 1천여 명이 참석했다.

축하 공연에 이어 최귀철 말산업진흥처장이 말산업 관련 경과보고를 진행했다. 이수성 말산업박람회 조직위원장은 축사에서 “말은 귀족의 전유물이 절대 아니다. 말은 전 국민의 친구로 말을 매개로 한 말산업은 시름에 잠긴 농촌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라고 했다. 또 “아직 우리 말산업은 보호와 육성이 필요한 단계이기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이 필요할 때”라며,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말산업에 대한 국민의 의식을 고취하고 기업에게는 좋은 홍보 기회가 되는 희망과 용기, 밝은 미래를 제시하는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말의 고장’ 제주 출신인 김우남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은 유년 시절 때부터 들었던 말에 대한 다양한 속담과 전승을 언급한 뒤 “제주에서 말은 모든 가축 중 가장 귀한 동물”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일본과 국내 말고기 가격의 차이를 목도한 경험을 통해 말산업육성법을 제정하는 데 기여한 동기였음을 밝혀 청중의 박수도 받았다. 김우남 위원장은 “하나의 축종에 불과한 말이지만 말산업은 경마를 넘어서 승마와 재활승마, 향장, 마육, 장구 산업 등 1~6차 산업을 아우르는, FTA 시대 위기를 넘길 희망의 산업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준원 차관보가 이동필 장관의 축사를 대독했고, 이어 루이노마네 세계경마연맹(IFHA) 회장이 마지막 축사를 전했다. 루이노마네 회장은 “말산업 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국내외간의 정보 교환과 기술 공유”라고 주장하며, 말 수준의 국제화, 홈페이지와 네트워크를 통한 세계적 정보 교류 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행사 첫날 말산업 국제심포지엄에서 발제자로 나서기도 했던 루이노마네 회장은 “(이런 맥락에서) 국제심포지엄은 전문가의 관점을 교류하고 지식을 나누는 중요한 자리”라고 회상하며, “한국 말산업이 경마와 승마를 동반 성장시키는 프랑스식 모델을 닮아가고 있는데 더 많은 발전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말 예술공연 갈라쇼, 동심 자극 기획 의도 선보여
새 콘텐츠·독창적 스토리 개발 필요하다는 의견도

2014 말산업박람회 개막식의 백미는 지난해 말산업계를 열광시킨 ‘말 예술공연, 갈라쇼’ 무대였다. 오후 7시, 렛츠런파크 실내승마장 특설무대에서 ‘Dream of Horse’란 주제로 열린 올해 갈라쇼는 동심을 자극하는 한편의 ‘버라이어티쇼’였다. 특히 승마산업의 미래인 유소년층을 공략한 전체 구성이 돋보인 무대였다.

무대 양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시골에서 태어난 말이 도시에서 겪는 드라마틱한 삶의 모습과 그 속에서 꿈을 찾아가는 길을 엮은 애니메이션이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예술공연답게 다양한 말 연기와 놀이, 배경 음악이 선보였다.

먼저 아마추어 여성승마단 8명과 말이 그룹을 이뤄 호흡을 맞춘 단체 마술 공연이 선보였다. ‘구름빵’, ‘씽씽극장’ 등 동요에 맞춰서는 6~9세 어린이 10명이 미니호스 5두와 포니 5두와 등장해 말 타기 놀이를 선보였다. 주니어 그룹 마술에서는 11~14세 아이들 10명이 하프링거와 포니와 함께 단체 마술을 시도해 청중들의 갈채를 이끌어냈다.

말을 주제로 한 극단 예술 공연인지라 외국인들의 탭댄스와 캉캉, 브라스 밴드의 연주도 공연 중간 중간 이어졌다. 특히 말발굽 소리를 연상케 한 탭댄스 공연 기획은 기발했다는 평가. 지난해 말 갈라쇼에서 선보인 허준성·방시레 선수의 장애물 점핑, 전재식 선수의 마장마술 공연도 무난히 치러졌다.

관객들에게 말(馬)뿐 아니라 음악과 영상을 통해 감동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엿보였지만 일부 공연과 ‘악마 극단’ 이야기의 컨셉은 전체 주제를 드러내는 데는 미흡했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공연 스토리 구성이 톨스토이 작품 ‘홀스또메르’를 모방했다는 점에서 아쉬웠고, 공연 중간 말이 빠진 일부 순서에 시간이 많이 할애돼 맥을 끊었다는 평가도 있다. 또한 외국 말 예술 공연에서는 보기 드문 장애물 점핑이 공연 중간에 무대를 설치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매년 반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 특히 장애물 경기에 유독 취약한 우리네 현실을 감안할 때 이제는 다른 콘텐츠를 제시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지적도 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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