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의 침체 속에 한국도 각 분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경마산업의 경우는 외부 환경의 위기에다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규제까지 더해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경마산업을 사행산업의 선두주자로 폄하하는 일부 시민단체 등에서는 지난 IMF시절에도 경마산업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경제악화와 실직자 양산으로 인해 한탕주의를 노리고 경마에 뛰어드는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연 이같은 전망이 옳은 것인가? 2000년 이후 경마산업의 매출과 입장인원을 살펴보면 경마산업이 사회경제 불황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은 잘못된 오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경마산업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할 때, 2002년을 정점으로 이후 3년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2000년 이후 GDP성장률이 2002년 7.0%, 2003년 3.1%, 2004년 4.7%, 2005년 4.2%, 그리고 2007년 4.9%이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전체적인 국가총생산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국민들이 느끼는 사회경제는 어려움을 겪었고, 이런 여파가 경마산업에 그대로 적용된 것이라 볼 수 있다.

2006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며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지난 2005년 9월부터 개장하면서 금요경마가 시행되면서 본격적으로 2006년부터 경마팬이 접할 수 있는 경마일수가 대폭 증가한 것을 감안한다면 자연스런 증가분으로 판단된다. 2007년의 대폭적인 매출증가 역시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금요경마 시행과 더불어 일요경마 교차경주의 전면시행에 힘입은 바 크다.
지난해 한국경마는 연간 6조9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2002년 최고 매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을 보였다. 2007년 23.3%의 증가세에 이어 지난해 또다시 6.8%의 증가세를 보임으로써 경제악화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순탄한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입장인원 현황에선 2006년과 2007년 많은 입장인원 증가를 보인 반면, 지난해에는 입장인원이 오히려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마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큰 원인으로는 지난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규제안이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사감위가 전자카드 도입을 위한 추진단 구성을 마치고 첫 회의를 가지면서 점점 강도를 높이는 경마 규제가 진행되고 있다.

FTA 등으로 인해 농민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거액의 축산발전기금을 출연하고 있는 경마산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경제악화로 인한 실업자 양산 속에서 마필산업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한 시기임에도 바다이야기 파동으로 탄생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경마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에 나서면서 마필산업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는 당장 한해의 매출과 입장인원의 변화에 대한 염려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경마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마사회도 이러한 중요한 시기임을 인식하고 2009년을 경마혁신 원년의 해로 정하고, 말산업 육성을 통한 경마산업의 역할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마사회가 내놓은 계획들은 경마팬이나 국민들에겐 아직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한국마사회는 승마활성화를 통한 마필산업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나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생산자며 마주 등 경마산업에 직접 투자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분야는 날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형식적이고 추상적인 정책이 아니라 말산업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발전모델이 제시돼야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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