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선 한국경마기수협회 사무처장
김기선 한국경마기수협회 사무처장

지금 우리 경마는 뭇매를 맞고 있다. 글을 쓰는 내가 경마장에 업을 종사하고 있다고 뭇매를 피하거나 튼튼한 방패를 가지고 막고 싶지는 않다. 맞을 때는 그냥 때리는 사람이 지칠대로 맞아 주는 것도 한방법이다. 현재 세계 경마산업이 많게는 80%의 매출과 손님이 감소하고 있으며 아시아 제반 국가는 40%, 경마를 가장 잘 운영한다는 홍콩 또한 복권사업을 제외하면 실제적으로는 30%정도 경마 매출이 감소하였다. 그래도 경마산업 밖에 있는 사람이 경마를 비하하고 비판하고 그 역기능에 대하여 소리 높여 떠드는 소리도 들어 볼 필요가 있다.

남 프랑스 타흐브 210년 역사의 경마장
최근에 용산 렛츠런 CCC 개장 문제로 심각한 여론과 지역주민의 질타를 받고 있다. 주장하는 논지는 다양하다. 경마는 오프라인(본장)에서 운영하여 경마 고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만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정말 옳은 말이다. 경마의 속성은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경마가 본질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경마협회에서도 경마장을 찾아야 하는 열가지 이유를 말했다. ① 경마는 모든 사람을 위한 스포츠 ② 최고의 공원 분위기 ③ 천둥치는 발굽 소리가 들리는 박진감과 현장감 있는 쇼 ④ 베팅으로 위험을 동반한 한 짜릿한 승부 ⑤ 스타기수와 직접 만남 ⑥ 도심속에서 초록색 잔디를 밟고 즐김 ⑦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음 ⑧ 새로운 스포츠로서의 경마의 묘미 발견 ⑨ 네다리를 가진 가장 멋진 선수 말과의 만남 ⑩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분위기를 들고 있다. 우리도 이런 분위기에 경마 고객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지점에 대하여 그분들은 도박장이다라고 한다. 지점 명칭 또한 아주 화상경마도박장이라고 하고 있다. 나 또한 처음 지점을 접한 것은 고속버스터미널에 있던 지점이었다. 담배연기가 자욱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이십년 전이니 지금보다 심했다. 큰손들도 있었다. 지역에서 힘깨나 쓰는 사람들도 많이 출입하였다. 마감시간이 지나면 마토(마권)를 구입하지 못한 사람이 웅성대고 안 찍어 준다고 유리를 두드리고 고함을 들을 때도 있었다.

도박의 정의는 요행수를 바라고 불가능하거나 위험한 일에 손을 대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 경마를 도박이다 아니다 라고 논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도박이든 아니든 우리는 지점을 스포츠로서의 경마를 베팅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로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었다. 장소가 크든 작든, 심지어 맥주나 커피, 차 한잔을 마시면서 즐길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는 말이다.

이번에 김동수 기수와 프랑스를 다녀 왔다. 프랑스 남부의 작은 경마장이었다. 210년 된 경마장이었다. 프랑스에만 경마장이 256개가 넘는다. 경마장은 시장에도 학교 옆에도 주택가에도 넘치도록 많이 있다. PMU(즉 지점), 저분들이 말하는 화상경마 도박장 또한 수십만 개에 달 한다. 동네 가운데도 시내에도 학교 옆에도 우리가 동네 수퍼마켓을 만나듯이 널려져 있어 쉽게 접근 할 수 있었다. PMU는 Pari Mutuel Urbain의 약자로 여기에선 신문도 사고 책도 읽고 동네에서 일어나는 최근 소식을 들으며 차 마시고 노는 장소이다. 대부분의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이 여기에 모여 수다를 떨고 시간을 보낸다.
프랑스정부(French State-controlled System)에 의해 경마산업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지점은 이런 형태이다.

경주를 참가하고 있는 동안 뉴스에 프랑스 경제학자인 장 티롤 교수가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는 뉴스가 흘러 나왔다.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이 받은 노벨 평화상하나 뿐이다. 프랑스는 티롤교수가 받음으로 67개가 되었다. 그토록 도박장 추방을 주장하는 우리 교육계는 무어라 설명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프랑스 학교 앞에는 도박장이 수 없이 많이 있는데 말이다. 수업하면서 PMU를 매일 읽어야 하는데 말이다.

미국작가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있거라, 전쟁과 죽음 등으로 유명한 작가이다. 경험에 근거한 글을 쓰는 그는 퓰리쳐상과 노벨상을 수상했다. 비정치적이고 인간적인 고뇌를 경험이라는 신앙으로 묘사하는데 특징을 갖고 있었다. 그는 프랑스 종군기자 시절 오띠 경마장과 앙게인 경마장을 자주 찾았다. 바타클랜이라는 말을 사서 돈을 산더미 같이 벌었다는 이야기를 헤밍웨이의 작품 역동하는 축제(Moveable Feast)에 기고했다. 더구나 이때 베팅장소는 리츠 호텔에 있는 작은 바 즉 장외발매소, 렛츠런 CCC 아니 저분들이 말하는 도박으로 이상한 사람들이 들끓는다는 화상경마장이었다.

싱가폴 이광요 수상은 유교적 사상을 가지고 엄격히 통치하기로 유명하다. 그의 아들 이현룡 수상이 싱가폴 통치를 이어 받았다. 길거리에 침을 뱉어도 껌을 씹어도 안 되는 나라이다. 껌 자체를 팔지 않는 나라이다. 그러나 2대를 세습하여 통치하는 이현룡 수상은 아버지를 설득하고 센토사와 마리나베이에 카지노를 설립하여 관광객을 10퍼센트 이상 증가 시켰다.

경마라는 산업은 지속적인 운영을 위하여 많은 인프라가 필요한 산업이다. 종합산업이다. 토목, 건축, 방송, 수의, 전산, 행정, 서비스, 장제, 말관리, 조교 등 수천 명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런 인프라를 운영하기 위하여는 CCC 즉 지점이 필요하다. 지점은 미성년자를 엄격히 출입 금지 한다. 홍콩은 126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다. 유럽은 동네 곳곳에 있다. 일본, 미국 또한 정부의 통제 하에 적절이 운영하고 있다. 지점 운영 없이는 본장의 경마 인프라를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경마를 시행 할 수 없다.

학교는 마을의 등불이다. 세월호와 같이 돈에 얽히고 어른들의 욕심에 의한 사고는 없어야 한다.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상 이사를 했다. 한탕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백번 옳은 말이다.

우리는 다양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진창에서도 하얀 연꽃은 피어난다. 인간사의 일상에서 많은 폐기물을 배출한다. 지하에 있는 숨어 있는 경제력을 끌어낼 펌프도 필요하다. 재력의 순환기능도 필요하다.

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성녀 마들렌 소피 바라는 프랑스에 성심 수녀회를 창립하셨다. 계속되는 정치적 격동 속에도 많은 기숙학교와 무상학교를 설립하셨다. 하지만 번번이 학교와 수녀원이 폐쇄 되었다. 성녀님은 단 한 마리의 새도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소망이셨고 그런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셨다. 이분들에 의해 오늘 날의 프랑스가 만들어졌다. 경마장 256개와 수천 개의 화상경마장이 있으며 67개의 노벨상을 받는 나라이다.
우리 또한 반성해야 한다. 쾌적한 지점을 만들지 못한 것을, 그리고 많은 지점을 만들지 못한 것을. 사람들과 부대끼며 영감을 받아 노벨문학상을 받는 사람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가 다양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할 텐데... 많이 아쉽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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