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 배창환 창성그룹 회장

배창환 창성그룹 회장은 평생 숙원으로 국내 승마산업의 격을 높이고 세계화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이수진 ZSee스튜디오 대표)
승마 국가대표 출신 사업가로 30년 만에 승마계로 화려한 컴백
“대한민국 승마, 세계무대·올림픽에서 좋은 성적 내는 것 목표”

발리오스새들앤스타일, 고품격 승마 명품점으로 도심 내 오픈
발리오스승마클럽, 국제승마대회 유치 위한 ‘핫플레이스’ 각광

승마 국가대표 출신으로 대한승마협회 최연소 감사와 경기이사를 지낸 승마계의 전설. 신창기업, 동현전자, 창성건설, 하나테크 등 창성그룹을 이끌면서 핵심 금속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성장시킨 사업인. 제1회 한국과학상 산업포장, 제37회 과학의날 과학기술훈장 도약장, 대한민국 기술대상 금탑산업훈장, 체육훈장 등을 수훈한 장본인. 중국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선수단장, 대한바이애슬론연맹 회장, 아시아바이애슬론연맹 초대회장을 지내며 비인기 체육 종목 발전을 선도해 낸 체육계 인사.

배창환(64) 창성그룹 회장, 그가 다시 승마계로 ‘컴백’했다. 22년 역사를 가진 고품격 친환경 골프클럽 발리오스CC를 비롯해 승마 명품점 발리오스새들앤스타일 개장과 내년 5월 오픈을 앞둔 발리오스승마클럽, 서울 명동에 건설 중인 발리오스호텔은 국내 승마산업의 세계화 전진 기지, 종합타운으로 주목 받고 있다. 국내 승마계의 변화를 이끌어낼 원동력이 필요한 시기에 고대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아킬레우스의 전차를 끌던 신마, ‘발리오스(Balios)’와 같은 배창환 회장의 컴백 소식은 반갑기만 하다.

사업인에서 이제 다시 승마인으로 변신한 배창환 회장은 승마 발전과 승마산업의 성장이라는 한평생 숙원을 이루어내기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아내고 있었다. 배창환 회장을 11월 3일 서울 논현동 발리오스새들앤스타일에서 만났다. - 기자 말


- 국가대표 출신으로 승마와의 인연을 맺으셨습니다.
1962년 중학생 때 아버지를 따라 취미로 승마를 시작했습니다. 연세대에 진학한 뒤 출전한 첫 시합에서 운이 좋게 우승하며 68년도부터 국가대표를 하게 됐죠. 한일친선대회 등에 참가하며 80년대까지 국가대표를 지냈습니다. 그런 가운데 대한승마협회 최연소 감사, 경기이사를 지냈고 88년 서울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도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후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조용히 승마계를 떠났지요.

- 소재 산업에 있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창성그룹을 성장시키셨습니다. 그간 대한바이애슬론연맹 회장 등을 하시며 체육계에도 힘을 실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30여 년 만에 승마계로 복귀하셨습니다.
30년 만에 승마계로 돌아와 보니, 모든 게 그대로였습니다. 승마산업이 발전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중국이나 일본보다 형편없이 뒤떨어져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승마클럽을 찾기 힘들고, 승마용품점은 창고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먼저 평생의 숙원사업인 승마클럽 개장을 조용히 시작하려고 준비했습니다. 그러던 차 오랜 지인이자 시드니와 베이징올림픽 승마장, 홍콩 경마장 설계가인 티모시 코트(Timothy Court)와 호주 승마 국가대표 출신인 30년 지기이자 국제승마연맹 국제 협력 관계자인 피터 윈턴(Peter Winton)의 지지에 힘입어 발리오스승마클럽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특히 피터 윈턴과는 승마산업 발전을 위해 말과 승마인들에 대한 애정을 갖고 오랜 시간 논의해 왔습니다.
그 결과 국내 승마산업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세계의 승마 명품을 볼 수 있는 승마숍 발리오스새들앤스타일을 논현동에서 오픈했고, 품위 있는 사람들이 말을 타고 배울 수 있는 발리오스승마클럽 개장을 내년 5월 앞두고 있습니다.

- 발리오스승마클럽을 고품격·세계적 승마센터로 조성합니다.
대지 면적 11,127평에 마사 104실, 실내 경기장(72m*36m)과 연습장(60m*20m)을 갖추고 있고 국제 대회 유치가 가능한 야외경기장(90m*52m)은 1,300여 평에 이릅니다. 클럽하우스부터 실내경기장에 이르는 단일 지붕은 국내 최고 크기입니다.
무엇보다 국내 최초로 최첨단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합니다. 순환식 저면 관수 시스템(Ebb&Flow Footing System)을 도입해 최고의 경기를 할 수 있는 마장 환경을 유지하게 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몇 군데 없는 자동 먹이 공급 시스템으로 정확한 급여를 가능케 하고, 자동 배설물 진공 처리 장치도 갖춰 마분을 치워 깨끗한 환경을 조성합니다. 모든 관리가 컴퓨터로 체크돼 인건비도 줄이고 청결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1,500여 평에 이르는 클럽하우스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큽니다. 골프장보다 더 좋은 환경을 만들려고 합니다. 지하에는 락카와 샤워실, 부츠실도 별도로 마련하고 위층에는 리셉션 장소를 만듭니다. 일본 출신의 프리미엄 바리스타도 영입해 말 타는 사람들이 비지니스도 함께 할 수 있는 장소로 마련했습니다.
별도의 장제실과 병원도 운영하고, 수의사와 외국 코치진을 영입해 최고의 승마 환경을 제공합니다. 말은 전면적으로 유럽에서 전문 승용마를 도입합니다. 또한 승마클럽 주변으로 외승 코스도 조성해 웨스턴 스타일의 이지라이딩(easy riding) 승마 보급에도 힘쓸 예정입니다. 발리오스승마클럽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조성해 국제승마연맹이 주최하는 5성급 대회인 그랑프리 대회(CSI 5Star Grad Prix)를 유치하고 싶습니다.

- 골프클럽과 승마용품점, 승마클럽 그리고 호텔에 이르기까지 ‘발리오스’는 전무후무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우리 승마 국가대표의 경기 수준을 높이려면 국제적 수준의 승마클럽에서 훈련해야 한다는 지론이 있습니다. 시설이 훌륭한 곳에서 훈련해야 다칠 염려도 덜 수 있습니다. ‘후팅(footing)’이 잘 된 곳에서 뛰면 장애물 경기에서 15~20cm는 더 뛸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래서 독일의 후팅 전문가 올리버 호베르그(Oliver Hoberg)로부터 컨설턴트를 받아 마장 관리에 특별히 신경 썼습니다.
외국 코치진을 영입하고 장제실과 병원을 운영하려는 이유는 유럽의 선진 기술을 도입해 우리 승마산업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전문 승용마의 부족, 자격 미달의 코치들의 지도 등 각종 문제들로 가장 중요한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환경에서 승마를 해왔습니다. 안전과 장비, 인프라의 부족은 승마 발전에 지장이 될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중국 관광객인 요우커들이 평택항을 통해 들어오면 발리오스에서 골프도 하고 승마도 하고 숙박과 쇼핑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승마 관광을 통해 해외 시장 개척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전국 승마장의 열악한 경영 환경을 고려할 때 발리오스승마클럽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품위 있고 좋은 사람들이 훌륭한 시설을 갖춘 승마클럽에서 말을 타고 비즈니스도 하면 승마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창성그룹에서 은퇴하고 종합 레저스포츠 산업에 적극 뛰어들어 국내 승마 발전과 승마산업 활성화를 위해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 우리 승마, 말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여전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인구수가 비슷한 독일에는 실내마장이 5만여 개에 이릅니다. 1년에 생산하는 승용마는 50만 두에 이릅니다. 이만큼 유럽 말산업 시장은 그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우리나라 승마산업은 활성화될 기반과 분위기가 이제 어느 정도 조성됐다고 봅니다. 전국 5~600여 개의 승마클럽과 1만 여두에 이르는 승용마가 있습니다. 3만여 명에 이르는 승마 인구도 있습니다.
말산업은 FTA 시대 대한민국 축산업의 대안 산업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말을 키우고 육성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소 키우듯이 말을 키울 수는 없습니다. 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말은 바보가 됩니다. 좋은 승마장에서 훌륭한 교관들을 통해 육성되고, 또 그 후학들이 이어받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승마산업이 발전할 것입니다.
대한승마협회는 우리 승마계 발전을 잘 리드하고 선도해야 하는 단체입니다. 선수들이 좋은 여건에서 운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 역할을 잘 못하고 있고, 오히려 역행하고 있는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발리오스를 통해 우리 승마산업 발전을 기대해 봅니다.
승마 발전은 국가의 격을 높이는 일입니다. 우리 승마계에도 박태환, 김연아 같은 선수가 있어야 합니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었기에 형편이 어렵고, 실력은 좋으나 좋은 말을 구할 수 없는 젊은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제게는 두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살아 있을 때 대한민국 승마가 올림픽 등 국가무대에서 훌륭한 성적을 내는 일이 첫 번째입니다. 이를 위해 유망한 선수를 발굴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가 있다면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그 격에 맞는 승마클럽을 만들고 최첨단 기술 도입은 꼭 필요한 일이기에 여기에 더욱 열심히 매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인터뷰 내내 배창환 회장은 발리오스새들앤스타일을 찾은 고객에게 일일이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하며 손수 응대했다. 이종형 총감독은 “기존 상품이나 다른 곳보다 비싸지 않게 팔라는 회장님의 엄명이 있었다”면서 “발리오스새들앤스타일에서 좋은 용품을 제값에 제공하고, 승마클럽을 통해 승마 대중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이수진 ZSee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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