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식 생산자 겸 마주
말 산업이 무너진다.

한국마사회의 계획안대로 국.외산마 통합 편성 체계가 시행되면 국산마 생산이 위축되고 우리나라 축산업의 마지막 보루가 붕괴되기도 하지만 그 동안 공들여 온 말 산업이 무너집니다.
최근 국가와 마사회가 다소간의 경마산업의 위축을 감내하면서 박차를 가하는 말 산업 분야가 승마산업이여 또 그렇게 나가는 것이 바른길입니다. 정말 잘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왜 승마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나섰습니까? 그 답은 사감위법 태동 이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필자는 몇 년 전 농수산부. 마사회 사람들과 프랑스 독일의 승마산업을 배우러 다녀 온 적이 있습니다. 드골 공항에서 버스로 두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쎵띠이 지방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말 생산이 프랑스에서 가장 활발한 지역이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고풍스럽고 웅장한 셩띠이 성이었습니다. 프랑스 혁명 때 시민군에 의해 왕족들의 성은 모조리 파괴되었지만 이 성은 군사들에 의해 끝까지 사수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성이 지금은 그 당시 왕족들의 소유물인 국보급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전시품의 수량도 루불 박물관 다음으로 많다고 합니다. 더욱 신기한 사실은 바로 옆 건물이 승마학교, 그 옆이 프랑스 오크스 경마가 열리는 경마장이란 것이었습니다.
신기하지 않습니까? 용산은 말 냄새도 나지 않는데 저항이 그렇게 더 센데 파리짱들은 코마개를 하고 박물관을 관람하나?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또 하나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숲 속으로 난 좁은 차도에 지나가는 모든 차들을 한 쪽으로 비켜나 세우는 겁니다. 조금 있으니 한 무리의 말 때가 지나갑니다. 앞의 노부부 복장이 화려한 걸 보니 대장인 것 같고 나머지는 여우나 사슴 몰이꾼입니다.
아 말로만 듣던 여우사냥이구나. 아직도 그 문화가 남아있고 프랑스 국민들은 차를 비껴 말 이 지나는 길을 만들어 주고 차에 앉아 그 걸 즐기는 구나. 만이 아니다. 프랑스 시내 중심가에도 옛날 마차 길은 그대로 보존되고 마차도 다닌다. 나도 어릴 적에 우리 동네에서 짐을 나르는 마차를 본 적이 있다. 그런 나라에는 그래서 사감위법이 없구나. 말 문화가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음주 자살 사고가 단연 세계 1위입니다. 그래서 술로 인해 지출되는 사회비용도 엄청납니다. 경마 부작용으로 지출되는 사회 비용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그래도 술 파는 가게 문 닫으라는 법 없고 술 원료 생산하는 농민들 몰아세우는 정책 펴지도 않습니다. 술 취해 사고치고 파출소에 잡혀 가도 왠만하면 훈방시켜 줍니다. 그 경찰도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음주가무는 우리 생활의 일부가 돼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경마 종사자들은 우리 주머니가 작아지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국민들의 생활 속에 스며드는 말 산업을 꾸준히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 사업은 우리 세대를 넘어 다음 다음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 첫 번째 대안이 승마입니다
이것은 경마 산업 종사자가 아니라도 국민의 생활 체육, 여가 선용을 위해서라도 꼭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우리 경주마 생산 농민들은 승마에 필요한 말들을 생산하고 육성하고 있습니다.
물론 프랑스나 독일처럼 역사가 오래되고 경제적 여유가 있어 승마에 적합한 다른 품종을 이용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경주용으로 사용하고 은퇴한 말들을 활용합니다.
물론 역사가 비교적 짧은 일본의 경우도 우리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마사회는 말 생산 산업을 위축시키는 정책을 펴지 말라는 것입니다.
홋가이도 치토세 공항 옆에 샤다이 그룹이 운영하는 노던팜이 있습니다. 그 목장 입구에 잘 지어진 게스트하우스가 서있습니다. 제가 우연한 기회에 그 곳에서 며칠 숙박한 적이 있습니다. 내부가 워낙 호화롭습니다. 그 곳 사람들에게 물어 봤습니다. 누가 이 곳을 이용하느냐고. 샤다이 가족들. 말 종사자들 중 높은 사람. 그리고 일본 수상이 홋가이도를 방문할 때 가끔씩 이용했다고 합니다.
적어도 홋가이도 지방에서 말 생산 판매 유통자금이 지역 경제에 얼마 많큼의 영향력을 발휘 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우리의 경우, 경마 매출 다음으로 규모가 큰 부분이 경주마 유통 금액이고 이걸 키워나가는 방향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뿐만 아니라 말산업의 파이는 계속 키워 나가야합니다. 생각건대 최우선 순위가 후기육성 인프라 구축입니다.
홋가이도는 약 6000두의 망아지가 매년 생산되고 있는데, 1981년 저팬컵 참패 후 국산마 품질 향상을 위해 최고 역점 사업이 250개소 개인 후기 육성장(트레이닝센터)을 만드는데 필요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2년간 무료로 공부하는 학교를 설립했고 그 졸업생들을 개인 후기 육성장에 공급했습니다. 꿩 먹고 알 먹고 아닙니까? 국산마 능력향상 시키고, 말산업 외연을 확대했습니다. 그래서 수상도 목장에 와서 하루 자고 간 것 아닐까요?
미국의 경우는 주 정부 마다 다릅니다. 떤 주는 경마 매출액의 2%를 생산자 단체에 지원하여 경마산업과 말산업을 일으키도록 지원했고,(우리식 상황으로 계산해 보면 매출액 7조* 0.02하여 1400억원, 그것도 300년 동안 하면 엄청나지 않습니까? 그래서 좋은 말을 만드는데 그 돈을 사용했고 최고가 되었습니다) 어떤 주는 상금의 10%를 진흥기금으로 사용합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한국마사회에서는 생산 장려금 26억을 30억으로 올려 줄테니 제발 수입된 외국산마를 국가 대표로 위장하는데 모른 척 해 달라고 하지 않습니까? 정말 어처구니없지요?
후기 육성은 이제 더 이상 마사회에 이야기 하지 말라. 우리 영역이 아니다.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생산자나 관련 종사자들이 다 알아서 스스로 해 나가고 있지 않느냐? 딱 절반만 보셨군요. 못 본 부분이 더 중요한데.(사실 마사회 사람들은 우리 보다 더 많이 알고 있고, 그걸 잊으려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 엉터리 장수목장 짓는데 몇 백억 들어갔고 유지비도 매년 몇 십억 씩 들어가는데 그 돈이 다 국산마 진흥을 위한 투자 아니냐고 합니다. 국가와 지자체는 환급율 조정하여 그 돈 빼 먹고...
그래서 이 지경이 되지 않았습니까?
우수한 외국산마를 수입해 한국 경마 위상을 더 높이겠다는 발상을 정확히 180도 뒤집는 정책이 마사회 여러분이 나갈 길이고 우리의 길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한국마사회 설립 취지에 부합하고 말 산업을 살리는 길입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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