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는 지난 9월 한국경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6년 파트Ⅱ 진입과 총상금 10억원 대의 코리아컵(GⅢ) 시행 후 2022년 파트Ⅰ 진입과 30억 상금의 코리아월드컵(GⅠ)을 개최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국·외산마 통합 경주 편성, 외산마 도입규제 완화, 레이팅시스템 도입, 마령중량 개선, 경마대회 체계 정비, 마주 개방 등을 추진과제로 삼고 있다.

우수마 도입을 위해 외산마 도입 시 수말과 거세마의 구매상한선 폐지, 거래시장 제한 폐지, 외국경주 출전 암말의 도입을 허용하고, 마주시장도 개방하는 혁신안을 제시했다.

또한 파트Ⅱ 이상 국가의 71%가 레이팅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며, 상이한 군체계를 가진 서울과 부산경남 경마장의 군체계를 일원화하는 한편, 신마와 미승리마를 제외한 모든 말에 레이팅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경마대회도 거리별·연령별·성별 최고마를 선발하는 체계로 개편해 예선과 본선, 결선을 거치는 체계를 강화하고, 조건별 최고마를 가리는 그레이드(G) 경주는 모두 오픈경주로 시행하고, 혼합 오픈경주 6개는 외국경주마에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한국마사회의 혁신안이 알려지자 경주마 생산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마주, 조교사 등 경마관계자들도 동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주마 생산농가는 국산마 생산기반 위축과 국산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준비시간 필요 및 지원 대책 마련, 외산마 구매상한선 폐지와 연계한 경마상금 인상 필요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마관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국마사회는 11월 조정안을 내놨다. 조정안에서는 산지통합의 경우 상위군부터 연차별로 통합하고 그 외 군은 국·외산을 분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 1∼2군을 통합하고, 이후 통합군을 넓혀 2018년 1군에서 5군까지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외산마 도입규제 완화에 대해선 내년 구매상한선(수·거세마)을 10만 달러로 상향하되 경매시장 구매마만 인정키로 했다. 하지만 2017년에는 구매상한선과 거래시장 제한이 완전 폐지된다. 또 레이팅 도입, 마령중량 개선, 경마대회 정비, 마주 개방 등은 당초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주마 생산자들이 가장 크게 반발하는 부분은 산지통합 경주편성이다. 산지통합이 되면 국산 경주마는 구매자로부터 외면당하고 생산 기반이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경주능력 차나 국산마 생산자에 대한 대책도 없다고 하소연 한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는 11월19일 비상총회를 개최하고 참석자 64명 중 63명의 찬성으로 마사회 혁신안에 반대하고 강력 대응키로 결의했다. 또한 내륙말생산자협회와 ‘한국 경주마 생산자 발전 대책 추진위원회’ 발족을 협약했다. 생산자단체의 협약사항은 1. 한국마사회 경마혁신계획에 공동 대응 노력 2. 2015년 농림식품부, 한국마사회 정책 참여 3. 양 협회간 공동이익을 위한 협의 및 추진 4. 기타 대외적인 활동 추진 5. 협약사항 추진하기 위한 추진위원회 기구 설치 및 운영 등이다.

한편, 서울마주협회도 한국마사회의 경마혁신계획에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했다. 비대위는 마주들의 입장을 반영한 요구사항을 마련해 마사회와 공식적인 협의에 나설 것이라 밝히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당초 경마혁신안을 11월중에 확정·발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생산자를 비롯한 유관단체들이 반발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현명관 회장이 파트Ⅱ 진입을 목표로 강력 추진을 요구하고 있어 혁신안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고, 생산자들도 국산마 생산기반 위축이 우려되기 때문에 혁신안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경마가 글로벌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산적한 여러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어느 한 부분만 혁신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경마산업 모든 분야가 선진화되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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