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은 고려말 `금살도감`이 설치되기 이전까지는 말고기를 즐겨 먹었다. 특히 말고기 육포는 사슴고기 육포와 함께 높이 평가되는 등 식용으로 유행해 조선시대 초기까지는 임금에게 올리는 진상품이기도 했다. 말고기는 소·돼지·닭고기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은 반면 칼로리와 지방 함량은 낮다. 특히 불포화지방산이어서 혈관이 좁아지는 죽상동맥경화증 및 혈전형성 예방 작용에 뛰어나 고혈압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심장 관련 각종 질환 발병 위험률을 줄이는 데도 탁월하다.

그러나 군마 활용이 강조되면서 고려말에는 금도살령이 내려지고 `금살도감`을 설치해 말고기를 먹지 못하도록 했다. 조선시대 1401년에는 육포의 조정 진상을 중지시키며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현대에는 말의 효용이 경마에 집중되면서 말고기는 질기고 비리며 부패가 빠르다는 오해와 편견이 지배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및 일부 협회나 단체가 나서 말고기 시장 선점을 위해 애쓰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전문화된 조리 방법이 없을뿐더러 조리법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말고기는 집에서 쉽게 조리해먹을 수 있는 소나 돼지와 달리 그 성분이나 부위별 조리법 등이 각기 다르다. 불 조절에 따라 맛도 달라진다. 영양 성분에 대한 홍보도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한라마’의 비육 정도를 문제 삼는다. 제주마를 먹다가 한라마를 먹으니 맛이 없어 말고기 소비 시장이 위축됐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제주도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제주 사람들에게 말은 ‘집안 가축’이다. 내륙에서 집안 잔치를 위해 소나 돼지를 잡듯이 말을 잡아 이웃들과 나눠먹는 풍습이 지금도 있다. 한라마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제주마를 소비했고, 지금은 두수가 월등히 많은 한라마를 제주도 내 식당 대부분에서 사용하고 있다. 한라마의 비육 기간을 늘리면 고기 맛이 좋아진다. 이익을 내기 위해 일부 식당에서는 비육 기간이 짧은 말을 고기로 쓰는 현실이다.제주산 말고기는 등급판정제가 시행되고 있다.그러나 아직도 문제는 있다. 도축된 말은 반드시 예냉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말고기는 온도 유지가 중요한데 소와 같은 예냉실을 사용하다보니 너무 낮은 온도에서 말고기가 예냉되고 있다. 그러면 고기가 찢어지고 색도 빨리 변질된다.
말고기의 기름은 사람 피부 재생이나 두드러기, 각종 상처에 효과가 좋다. 말을 얼마나 기르냐에 따라 그리고 어떤 온도에서 녹이느냐에 따라서 정제돼 나오는 기름의 성분이 다 다를 정도로 전문화된 정제가 필요하다. 말가죽을 활용해 만든 가방이나 허리띠, 팔찌, 모자 그리고 비누도 상품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말뼈가 들어간 쿠키도 신상품으로 나오고 있다. 말의 고장 제주에서는 말의 기름을 응고시켜 화상을 입은 상처에 바르는 민간요법 등이 전해져온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마유를 만들 때 냄새나 이물질 제거, 정제 과정을 세밀화하고, 말고기도 더욱 위생적으로 유통해야 소비 촉진도 될 것이다. 부산물 시장, 부대산업 활성화를 위해 품질에 대한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검증 단계를 철저히 하는 등 농가를 위한 구체적 지원이 필요할 때다. 말고기 소비가 늘어야 대한민국 말산업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살펴보더라도 말고기를 애용하는 나라는 상당히 많이 있다. 일본에서 시작하여 몽고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터어키를 거쳐 서유럽의 프랑스에 이르기까지 많은 나라들이 말고기를 즐겨 먹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양고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고 그 다음으로 말고기를 식용으로 애용하며 쇠고기는 말고기에 밀린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국산 경주마를 생산하기 시작한지 20여년이 넘고 있다. 국산 경주마의 과잉생산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한국마사회가 경마의 글로벌 경쟁을 위해 산지통합 경주 편성을 계획하고 있어 경주마생산농가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씨암말의 수는 2,200두이고 연간 필요한 경주마는 760 여두다. 생산가능 두수는 필요 두수에 3배에 달하고 있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농림식품부는 몇 년전 말고기를 소비하기 위한 안내 책자를 발간한 바 있다. 말고기에 대한 효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광우병 돼지콜레라 AI 등으로 문제가 많은 축산물의 영양공급 패턴을 바꿔보자는 의도가 깔려 있는 듯하다. 말산업육성 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는 보다 적극적으로 말고기의 식용화와 대중화 정책을 실천해주길 바란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