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말산업저널 40호에서는 ‘집안싸움에 초가삼간 다 태운 엘리트 승마계’란 1면 기사를 통해 승마계의 관행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비선 실세 논란 후 처음 모습 드러내 “불장난 다 밝혀질 것”
정 씨 관련 문건 한화그룹으로 유출…검찰 조사 진행 중
“공중파 와도 취재 못 한다”던 협회, 삼성가로 재편 움직임


청와대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 파문으로 일주일째 정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정윤회(61) 씨가 12월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청사에 출두,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은색 코트와 짙은 회색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정 씨는 고소인 및 피고발인 신분으로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과 관련 문건 등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를 조사받았다. 검찰 조사에 앞서 정윤회 씨는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그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군지 다 밝혀지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문체부 인사 개입 등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6시간 동안 검찰의 조사를 받고 익일 새벽 1시 40분쯤 검찰을 나온 정 씨는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보면 알 것”이라고 말한 뒤 귀가했다.

정윤회 씨의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대한승마협회도 홍역을 앓고 있다. 검찰은 정 씨와 관련된 국정 개입 관련 문건과 협회 감사 문건이 한화그룹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잡고 9일 한화S&C를 압수수색했다. 담당자인 진 모 차장의 자리를 압수수색해 각종 문서를 확보한 검찰은 진 모 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임의동행, 조사를 했다.

특히 한화그룹으로 흘러들어간 문건이 한화와 협회 간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문건에는 대한승마협회장을 역임한 신은철 한화그룹 상임고문이 정 씨 딸의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한 의혹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대한승마협회장이었던 신은철 상임고문은 지난 4월 ‘공주 승마’로 대표되는 승마계 비리 문제가 일자 책임지고 사퇴했으며, 현재는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이 대한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다.

이런 와중에 협회는 11월 25일 이사회를 통해 삼성스포츠단 L 상무를 실무부회장으로 선임하며 또 다른 승마가문인 삼성 측의 협회 복귀를 추진하고 있어 협회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서울승마훈련원 이적·개발 사업과 관련한 공금 횡령 혐의로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뒤에도 승마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박원오 전(前) 협회전무는 평소 승마협회장을 한화 출신 인사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어 향후 삼성가로의 협회 재편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4월 공주 승마 논란, 박원오 전(前) 협회전무의 협회 행정 전횡 문제, 이번 정윤회 씨의 국정 개입 및 후원 기업의 재편 등으로 자정 노력을 요구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승마협회는 여전히 언론에 함구하고 있다. 지난 4월 ‘공주 승마’ 논란 당시 “SBS가 와도 취재할 수 없다”다는 등 폐쇄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승마협회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도 각 언론사의 취재 요청과 관련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역 승마협회 관계자들도 이번 사안이 큰 문제인 걸 인식해 쉽게 입을 열지 않거나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언론에 흘린다는 점이다. ‘공주 승마’ 논란에 불을 지피며 4월 국회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었던 K 협회장 등은 차후 협회의 조직 개편을 염두에 둔 듯 말을 아꼈으며 P 협회장, 또 다른 K 협회장도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다.

한편, 정윤회 씨의 딸 정유연 선수는 승마 특기자로 2015학년도 이화여대 수시전형에 합격했다. 11월 28일 합격자 발표를 한 이화여대는 올해 체육특기자 입시에서 총 6명을 선발했는데, 정 선수는 유일하게 승마로 합격했다. 건강과학대 체육과학부 수시전형에 합격한 정 선수는 이화여대 입시 사상 최초로 승마 특기자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11일 정윤회 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정 선수에 대한 취재 자제를 부탁했다. 한 방송사 카메라 기자와 취재 기자가 정 선수의 동선에 배치해 따라다녀 자살충동까지 느낀다는 것. 이경재 변호사는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무리하게 접근해 말도 놀라고 정 씨 딸도 괴로워하고 있다”며, “자살 충동을 느끼는 등 괴로워하는 어린 딸에 대해 정 씨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 부모의 잘잘못을 차치하더라도 언론이 자녀에게까지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본지 말산업저널 40호에서는 ‘집안싸움에 초가삼간 다 태운 엘리트 승마계’란 1면 기사를 통해 승마계의 관행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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