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씨의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대한승마협회가 홍역을 앓고 있다. 검찰은 정 씨와 관련된 국정 개입 관련 문건과 협회 감사 문건이 한화그룹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잡고 9일 한화S&C를 압수수색했다. 담당자인 진 모 차장의 자리를 압수수색해 각종 문서를 확보한 검찰은 진 모 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임의동행, 조사를 했다.

특히 한화그룹으로 흘러들어간 문건이 한화그룹과 대한승마협회 간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문건에는 대한승마협회장을 역임한 신은철 한화그룹 상임고문이 정 씨 딸 정유연 승마선수의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한 의혹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대한승마협회장이었던 신은철 상임고문은 지난 4월 ‘공주 승마’로 대표되는 승마계 비리 문제가 일자 책임지고 사퇴했다. 현재는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이 대한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한승마협회는 11월 25일 이사회를 통해 삼성스포츠단 L 상무를 실무부회장으로 선임했다. 또 다른 승마가문인 삼성 측의 협회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4월 공주 승마 논란, 박원오 전(前) 협회 전무의 행정 전횡 문제, 이번 정윤회 씨의 국정 개입 및 후원 기업의 재편 등으로 자정 노력을 요구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대한승마협회는 언론의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지역 승마협회 관계자들도 이번 사안이 큰 문제인 걸 인식해 쉽게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공주 승마’ 논란에 불을 지피며 4월 국회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었던 K 협회장 등은 차후 협회의 조직 개편을 염두에 둔 듯 말을 아꼈으며 P 협회장, 또 다른 K 협회장도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다.

한편 정윤회 씨의 딸 정유연 선수는 승마 특기자로 2015학년도 이화여대 수시전형에 합격했다. 11월 28일 합격자 발표를 한 이화여대는 올해 체육특기자 입시에서 총 6명을 선발했다. 이 과정에서 정유연 선수는 유일하게 승마선수로 합격했다. 건강과학대 체육과학부 수시전형에 합격한 정유연 선수는 이화여대 입시 사상 최초로 승마 특기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의원이 지난 4월에 이어 또다시 공세에 나섰다. 안 의원은 2010년 수상 경력 한차례에 불과한 이 선수가 지난해에는 24번이나 입상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안의원은 지난 4월 국회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청와대 지시로 실력이 부족한 정모씨의 딸이 승마 국가대표가 됐다는 제보가 있다고 첫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이 즉각 반격에 나섰다. 지난 8년간 정상을 유지해온 정유연의 경기실적증명서와 인천아시안게임 성적표, 심판진 명단을 객관적인 증거로 제시했다. 1996년생인 정유연은 2007년 이용문장군배전국승마대회, 2008년 KRA컵 전국승마대회 1위를 시작으로 가장 최근인 지난 11월26일 회장배 전국승마선수권까지 초중고를 거치는 내내 마장마술 분야에서 탁월한 성적을 보인 엘리트 승마선수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특히 아시안게임에서는 심판진이 전원 독일, 포르투갈, 벨기에 등 외국인들로 구성됐다며 의혹이나 소문이 아니라 사실을 갖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윤회씨 국정 개입 의혹 파동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대한승마협회가 협회 기능을 어떻게 종상화시켜 나갈지 궁금하다. 우리나라는 2011년 9월부터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말(馬)이라는 단일 축종을 대상으로 하는 말산업육성법을 시행하고 있다. 말산업육성법은 승마활성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각종 승마산업 육성책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승마협회가 내홍을 겪고 있어 승마인들의 근심과 걱정이 증폭되고 있다. 대한승마협회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말산업육성의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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