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월10일) 서울경마 중단 여부를 묻는 중요한 결정이 내려진다. 서울마주협회는 한국마사회의 경마혁신안 수정안을 받아들일지 여부에 대해 오늘 오전 9시 렛츠런파크서울의 마주관람실서 긴급비상임시총회를 열어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만약 반대가 많을 경우 당장 다음 주(1월 3째 주. 1월17일 토요일) 경마 출전신청을 거부키로 해 서울경마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한국마사회는 그동안 여러 경마관련 단체와의 협상을 통해 최종 수정안을 발표한 상태다. 그동안 충분한 의견수렴과 여러 차례 혁신안을 수정했기 때문에 더 이상 다른 대안이 나올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서울마주협회가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결국 서울경마가 중단 된다. 부산경마의 경우 이미 지난해 11월말 경 부산마주협회가 회원들로부터 출마신청에 대한 위임장을 모두 받아 놓은 상태여서 서울마주가 출전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부산마주도 함께 출전 신청을 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경마가 전면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경마산업 종사자라면 누구나 파트Ⅲ에 머물고 있는 한국경마가 파트Ⅱ로 승격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다가가는 방법인데, 여기에서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오늘의 갈등이 발생했다.

잠시 옆 나라 일본을 살펴보자. 일본은 2007년 16번째로 파트Ⅰ국가로 승격했다. 파트Ⅰ에 진입한지 불과 8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워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사실 일본 경마의 경쟁력은 90년대부터 충분히 인정받고 있었다. 1995년 일본에서 훈련한 경주마인 ‘후지야마켄잔’을 필두로 ‘다이키셔틀’·‘시킹더펄’·‘엘콘도르파사’ 등 유럽 GⅠ 경주에서 연이어 승전보를 날렸다. 2001년에는 ‘스테이골드’가 홍콩 베이스와 총상금 5백만 달러의 두바이 시마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일본 자국산마로서는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이처럼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았던 상황에서도 일본은 서두르지 않았다. 시설 마련과 제도 정비를 마련하고 마침내 2007년 파트Ⅰ으로 승격하는 영예를 안았다. 승격 후에도 마주 전면 개방 문제, 그레이드급 경주의 승인 문제 등에서 문제가 있었으나 현재는 세계 경주마 랭킹 1위의 경주마를 배출해낼 정도의 생산력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93년의 경마시행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88서울올림픽 이전에는 그저 판만 돌리는 도박장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국산마 생산이 시작되고 93년에는 마주제 경마가 시행됨으로써 비로서 본질에 입각한 경마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현재 세계 경마는 국제경마연맹(IFHA)에 가입된 회원국이 117개 나라다. 이중 파트Ⅰ은 16개국, 파트Ⅱ는 12개국과 2개지역, 파트Ⅲ17개국이다. 나머지 나라들은 업저버 자격으로 경마를 시행한다. 우리나라는 2004년에 파트Ⅲ에 진입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서슬퍼렇게 경마산업을 옥죄고 있고 국회와 시민단체 등이 앞장서서 경마산업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말산업종사자 특히 경마산업 종사자들끼리 내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 누구든 경마를 중단시키는 사태를 야기한다면 그에따른 책임도 반드시 져야할 것이다.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 동행자끼리 택시를 탈지 걸어갈지를 두고 다투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주저앉아버리는 상황이 와서는 안된다. 경마의 근간인 생산이 없이는 파트국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의 말산업이 무너져 내린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누가 틀리고 맞고가 없는 주관식 문제에서 O,X를 고민하기보다는 숨을 고르고 정답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날숨을 내뱉을 때 양측은 심연 깊숙한 곳까지 눌러 담은 ‘성과’와 ‘불신’의 두 단어도 함께 내뱉었음 한다. 당장의 성과내기에 급급해 넘긴 밥이 숨구멍을 턱 틒어막을지도 모를 일이다. 반대 측 역시 무조건적인 불신과 거부만이 능사는 아니다. 대안을 내놓거나 타개책을 제시해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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