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와 경주마 생산자 단체, 마주협회 등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수차례에 걸쳐 협상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파행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현명관 KRA한국마사회 회장은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출입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오후에는 제주지역 언론과의 간담회를 통해 ‘말산업과 농축산 위기를 경마혁신으로 극복하겠다’며 경마혁신 추진 의지를 밝혔고, 농림축산식품부에 경마혁신 방안을 기초로 한 2015년 경마시행계획을 보고했다.

한국마사회는 그동안 서울마주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여러 차례 협상을 통해 밝혔던 최종안에서 2가지 중요한 사안을 새롭게 제시했다. 외산마 도입상한가를 7만불에서 5만불로 조정하고 유관단체의 가장 큰 반대안인 산지통합에 대해선 1년간 1~2군 실시후 협의원칙에서 3분기(9월말)까지 1∼2군 통합경주를 시행해보고 4분기에 재협의를 가진다는 조정안이 포함되었다. 산지통합·레이팅시스템 도입·마주시장 개방 등 기본방향은 동일하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경마혁신 추진은 경마산업의 위기극복을 위한 혁신경영의 일환으로, 경마의 상품성을 높여 고객에게는 양질의 상품을 제공하고 나아가 국민적인 성원을 받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경마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시장을 개척해 한국경마를 살리자는 데 있다”고 밝히고, “유관단체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한국마사회에서도 많은 고민을 거치면서, 경마혁신과 연계한 유관단체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마사회가 경마혁신방안을 대외에 공식발표하자 반대의견을 피력했던 유관단체들은 비상회의를 가지면서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선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회장 오영복)와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회장 장정기)는 16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산지통합 경주시행과 외산마 도입상한가 인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히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주마생산자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한국마사회 경마 혁신안의 허구성을 폭로한다’며, 통합 경주편성은 한국마사회가 주장하던 국산마 활성화 정책에 역행하는 정책이고, 외국산마를 통해 말산업 선진국으로 나가겠다는 모순된 정책이라며 철폐를 요구했다.또한 통합 경주편성이 시행되면 국산마는 외면당하여 생산농민들의 도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곧 한국마사회법의 목적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라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마주협회는 10일 비상총회를 통해 마사회와 비상대책위원회간 협의를 거친 경마혁신 조정안에 대해 반대키로 입장 정리를 했다. 총회에서는 찬성 168표 반대 174표로 협상안을 반대함과 동시에 기존 비상대책위원회를 불신임 했다. 새롭게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천병득 마주)는 15일 오후 비상회의를 가졌다. 이어 16일 대표마주 전체 회의를 개최해 마사회의 경마혁신안 시행에 대한 대응방안을 찾기로 했다. 서울마주협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다른 단체의 의사결정도 뒤따라 내려질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렇게 경마산업 내부가 자중지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외부에서의 경마산업에 대한 공격도 가속화되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2018년부터 마권구매시 전자카드를 전면 도입키로 했다. 렛츠런ccc용산(용산장외발매소, 용산화상경마장) 개장을 반대하는 측은 108배 등을 실시하면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경마산업을 살리기 위해 내부의 역량을 총 동원해 외부와 싸워도 시원치 않을 상황에서 내부끼리 ‘자중지란’(自中之亂)이 일어나고 있으니 안타깝다. 모두가 대한민국 경마산업의 미래를 위해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