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에 참석한 각 교육기관에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하며 열띤 공방을 펼쳤다.
지난 1일 열린 말산업 관련 국가자격시험 응시연령 완화를 위한 토론회에서는 각 교육기관별로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하며 열띤 공방을 펼쳤다. 토론회 마지막에는 김태융 말산업육성본부장도 참석해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 그 현장에서 나온 말(言)들을 정리했다.



말산업 국가자격 응시연령 완화를 위한 토론회가 마련된 것은 고무적이다. 말산업육성법 10조는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 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고, 11조는 말산업 자격 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이렇게 교육 훈련과 자격이 연계될 수 있는 조항이 있는데 말산업육성법 시행령 4조 4항 응시자격 내용을 연계시켜서 반영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것을 간과해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본다. 앞으로 국가에서 추구하는 정책 방향은 학력보다는 능력 중심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말산업 자격도 나이를 일관적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교육훈련과 자격이 연계되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 그래서 만 18세 이상이거나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된 고등학교에서 교육과정의 70/100 이상 이수한 사람으로 개정되길 바란다. 교육과정 70%를 이수하는 시기가 대략 3학년 4월경 정도가 된다. 70은 임의 규정이 아니다. 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 16조 2항 2호에 국가기술자격 검정과목의 면제 범위에 해당하는 규정이다.
말산업육성법 제정 전에는 말산업계 고등학교가 시험을 응시할 수 있을 정도의 교육과정 및 환경 등을 갖추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는 대부분 말산업계 고등학교가 충분히 그런 조건들을 갖췄다고 본다.

▲이희수 한국경마축산고 교장



지금 자격 제도의 추세가 교육훈련을 이수하면 일부 과목을 면제하거나 자격을 부여하는 과정 평가형 자격으로 가는 건 사실이지만, 초창기 말산업 자격을 설계할 때 검정형 자격으로 설계했다. 우리 자격은 처음부터 예외적인 조항을 담을 수 없었다. 그래서 엄격하게 유지해온 게 사실이다. 한 예로 경주마 장제사는 국가자격인 장제사 자격이 생기기 전부터 별도로 운영됐지만, 별도의 자격 혜택을 부여한 바 없다. 예외를 주다 보면 자격제도가 자리 잡기 전에 편법으로 운영될 소지가 크다. 현재 자격제도 전체 방향에 맞춰 내년부터 차츰 진행할 예정이다. 자격제도를 담당하는 실무자 입장에서 말산업 관련 자격도 과정 평가형 쪽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동호 자격검정원장과 이상권 자격검정원 차장



말산업교육개발원에서는 실업자들을 뽑아 자격을 취득하도록 지원하고, 말산업 현장에 취업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부터 구직자로 간주 돼 교육생에 선발될 수 있다. 국가자격시험 응시연령이 되는 교육생과 그러지 않은 교육생이 혼재되는 경우에 교육하는데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자격과 면허의 개념에 대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면허는 행위를 허가해주는 것이다. 면허 없이 그런 행위를 하면 불법이다. 예를 들어 의사면허, 한의사 면허 등이 있다. 자격은 공인을 해주는 것이다. 자격이 없어도 조련하고, 재활승마할 수 있다. 운전면허 연령 제한은 원동기 면허는 16세 이상 1종 대형은 19세로 돼 세분돼 있듯이 말산업 자격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학생들의 목표를 분류하고 수준을 높이고 이런 부분에서 어떤 기준을 만드는 데 자격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연 고등학교에서 배운 학생들이 2급 시험을 응시해서 딸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학교마다 다를 것이다. 현재 3급이 어떤 수준을 필요로 하는지도 같이 고민이 있어야 한다.

▲권승세 말산업인력교욱원장



오늘의 논의가 응시연령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응시연령을 그대로 유지한 채 어떤 조건 충족하는 경우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국가기술자격 제도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때, 공업계 고등학교의 경우는 학교 교육, 산업 현장의 일, 자격의 일치율이 거의 90% 수준에 이른다. 하지만 말산업계 고등학교는 50% 수준밖에 안 된다. 모든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응시연령을 낮춘다는 건 자격제도의 존폐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크다. 계속 연령을 낮추는 건 규제 개혁 입장에서 맞겠지만 검증되지 않은 응시자가 너무 많아 늘어난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만 18세 연령은 그대로 유지한 채 특정 기준을 만들어 말산업 기초 인력 양성과정을 수료한 학생은 응시자격을 준다든지 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최종 합격일을 기준으로 하는 방안은 중간 단계적인 방안은 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힘들다. 빠른년생의 경우 또 다른 민원이 발생할 것이다.
현재 여러분들이 연령을 규제라고 말을 하는데, 자격을 설계할 때 연령 기준을 진입장벽으로 만든 게 아니었다. 자격제도의 안정한 운영을 위해서 만들었던 안전장치였다.

▲말산업 자격제도를 설계한 이동욱 부천대 교수



검토 배경에 응시 불가로 인한 취업 불이익이라고 했는데 말 관련 학교에서 자격증이 없어서 취업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지 자격증이 있어 인센티브를 많이 받았는지 궁금하다. 자격증 없어도 취업이 잘 된다. 그리고 민원이 제기돼 토론회를 한다고 하는데 또 다른 민원이 접수되면 또 토론회 개최하고 제도 개정할 것인지 궁금하다. 고등학교에서 NCS 6·7단계까지 할 수 있나. 아니다. 고등학교에서는 3단계까지 밖에 못하는데 어떻게 3급 시험을 보겠나. 그리고 대학교를 말산업 전문 인력 양성 기관으로 지정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응시연령 완화보다는 먼저 내년 설계를 짜는 게 우선이다. 농림부에서 말산업계 고등학교 6개 기관을 모아서 1·2·3단계까지 맡게 하고, 4·5단계는 대학교에서 맡기고, 6·7단계는 전문 기관인 마사회에서 하도록 하는 세분화 작업이 우선이 아닌가 생각된다. 법을 만들었으면 법을 지키는 것도 우리 의무가 아닌지 생각이 든다.

▲백승익 용운고 교감



여러 가지 복합 문제가 걸려있다. 일반 기술 자격시험 제도는 기사·산업기사·기능사로 분류돼 있지만, 말산업 자격은 그 개념과 조금 다르다. 말산업 자격을 국가자격과 바로 연결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일반 기술자격은 공부하는 것과 현장에서 일하는 게 대부분 일치한다. 그러나 말산업계는 학교서 배우는 것과 현장이 너무 차이가 난다. 말(馬)이라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응시 연령 완화가 무의미하다. 고교 취업 활성화 차원에서 졸업 전에 자격증 취득을 통한 학습의욕 고취와 동기부여에는 찬성한다. 현행 제도는 유지한 채 별도의 자격증을 신설해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시험 응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병선 제주한라대 교수



경기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일반선수도 따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학생들 능력들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자격증을 딴다고 해서 취업현장에서 당장 뽑아주지 않는다. 동기부여는 기승능력인증제를 적극 활용했으면 좋겠다. 고등학교에서 우리 학교로 진학했는데도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고등학교에도 승마 관련 교사들이 좀 배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추호근 서라벌대 교수



막막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자식을 이 학교 보내지 않았다. 단순히 말산업을 갖고 말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미래고 장래이다. 뭔가 장래가 보장돼야 아이들이 말산업계에 남아있지 않겠는가? 시험 응시 자격을 나이 말고 능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 18세는 되고 만 17세가 안 되는 게 무슨 논리인가? 아이들을 보면 아무런 목표가 없다.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라도 줬으면 좋겠다.


말산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아이들은 대부분 말을 좋아하거나 말산업 미래를 보고 진학하는데 너무 안타깝다. 대부분 아이들이 1학년 때는 행복해한다.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뭔가 할 수 있다는 꿈을 갖고 열심히 한다. 그러나 2학년이 되면 3학년 선배들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고 실망한다. 취업률 50%도 안 된다. 그리고 더 공부하고 싶어도 학교 취업률을 따지기 때문에 대학 진학도 못 한다. 자격시험 수준을 낮춰달라고 한 게 아니다. 남들과 똑같이 하는데 말산업계 고등학교에서 2년, 3년 배운 걸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한국경마축산고 학부모들


이번 안건에 대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상의를 해서 고쳐 나가겠다. 예전에는 공무원들이 대개 답답했는데 요즘은 많이 변했다. 지금은 규제라는 걸 철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제한을 철폐한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실력 있는 사람은 되는 거고, 안 되는 사람은 안 되는 거다. 백 명 중 한 명이 되든지 대학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마의’ 같은 드라마에서도 특별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특별한 사람을 위한 길을 마련해주는 것도 좋은 방향이다. 앞으로 한국마사회와 말산업계 학교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말산업의 융성을 가져왔으면 좋겠다.


▲김태융 말산업육성본부장


▲토론회에 참석한 각 교육기관에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하며 열띤 공방을 펼쳤다. 토론회에 참석한 최명철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장(가운데), 우만수 서기관(좌), 한병윤 주무관(우).

황인성 기자(gomtiger@krj.co.kr)

-Copyrights ⓒ말산업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