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학자, 양재혁의 말 이야기 - 말발굽학1]

“말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하나의 발가락을 가진 동물이다.”

은 국립 한국농수산대학 말산업학과 학과장으로 말 전문 수의사이자 마학자(馬學者, hippologist)로 알려진 양재혁 교수의 말 기초 과학과 용어 정리에 관한 글을 연재 중입니다. 그간 말의 외부 명칭과 뼈대에 관한 해부학 용어 정립과 소화 생리에 관한 글을 소개했고 이번 호부터는 발굽 지식을 담은 『말발굽학』을 연재합니다.

2016년 3월 발간된 『말발굽학』은 발굽의 구조, 기능, 관리 및 보건관리학과 질병을 다룬 말발굽 지침서입니다. 양재혁 교수는 을 통해 말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고는 일이 학자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본지에 연재를 결정했습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말발굽학』 서언과 일러두기, 1장 발 구조의 기능 중 ‘발의 진화’를 소개합니다. - 편집자 주

서언
고대 로마시대부터 ‘발 없는 말은 없다(No foot no horse)’라는 경구가 있듯이 말의 발은 여느 기관 가운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말의 발굽은 고도로 발달한 생체공학의 산물이며, 거의 6000만 년 동안 진화하면서 구조와 기능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정밀하게 다듬어지며 만들어졌다. 육중한 체중을 받들고 오랜 시간과 거리를 달리면서 견뎌내는 발굽의 가공할만한 힘은 구조와 기능에 고스란히 숨어있다.

발굽에 발생하는 질병과 발굽 관리의 부실로 인해 손실되는 경제적 가치는 상상 이외로 크다. 이 모든 게 발굽에 대한 무지와 관심 부족이 아닌가한다. 아무쪼록 이 책이 말의 발굽을 이해하는 지침서로 작용하길 바라며, 나아가 우리나라 말산업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일러두기
말의 발은 다른 동물과 비교해 해부학적으로 독특한 구조이기 때문에 용어 선택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원칙적으로 수의해부학용어(한국수의해부학회 용어제정위원회 2008)를 사용했고, 아직까지 말산업 분야 실무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구용어와 원어를 병기했다. 아직 우리말이 없는 용어는 영어를 사용했는데 머지않은 내일에 새로운 용어 정립이 필요하다. 그러나 질병명은 실무용어를 사용했다.

수의해부학용어에 나온 단어가 실재로 쓰이기 곤란한 것들은 새 용어를 만들었고, 원어를 같이 표기하였다.
예1. Toes: 뒷발가락(수의해부학용어) 그러나 말해부학에서는 발굽의 앞부분이기에 굽앞(제첨)이라고 표기했다.
예2. Carpal j.: 앞발목관절(수의해부학용어) 그러나 실무에서는 완관절 또는 외국에서는 무릎(knee)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예3. Pastern j.: 발목관절. 첫마디뼈(제1지골)와 중간마디뼈(제2지골)로 이루어진 관절이다. 그러나 발목(pastern)은 맺음목관절과 발굽사이의 부위이다.
예4. Sole을 발굽바닥(제저)으로, 이에 비교하여 발바닥은 palmar(앞발바닥쪽), plantar(뒷발바닥쪽)으로 표기했다.

Ⅰ. 발 구조와 기능
1. 발의 진화

말(학명: Equus caballus)의 생물학적 분류
■ Kingdom 계界: 동물계Animalia
■ Phylum 문門: 척삭동물문Veterbrata
■ Class 강綱: 포유강Mammalia
■ Order 목目: 기제목Perissodactyla
□ Suborder 아목亞目: 마아목Hippomorpha
▣ Super-family 상과科:마상과 Equoidea
■ Family 과科: 마과Equidae
■ Genus 속屬: 마속Equus
■ Species 종種: 말Caballus

말은 화석학적 증거에 의하면 북아메리카와 유럽 및 아시아가 하나의 땅덩어리로 이루어진 로라시아에서 처음 출현했다. 이때의 지질학적 시간은 제3기의 에오세(Eocene)이고 지금부터 약 6000~5500만 년 전이다.

가장 오래된 말의 조상은 19세기 유럽에서 발견된 히라코테륨(Hyracotherium)이다. 그 후 북아메리카에서는 이오히푸스(Eohippus)라는 조상 말이 발견됐다. 나중에 이 두 속(屬)이 같은 것으로 판명되었고, 생물학적 분류법에 의하여 지금은 먼저 발견된 히라코테륨(Hyracotherium)으로 통일해 쓰이고 있다.

말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하나의 발가락을 가진 동물이다. 그러나 이들은 처음부터 하나의 발가락을 가진 동물은 아니었다. 히라코테륨(Hyracotherium)의 발가락은 각 앞다리에 4개씩, 각 뒷다리에 3개씩 가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발가락의 수는 줄어들었고 몸의 크기와 함께 셋째발가락의 크기가 증가하였다. 즉 진화된 것이다.

조상 말의 발가락 수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표 1-1. 조상 말의 발가락 수
조상 말(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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