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소설가 김훈, 아홉 번째 장편 소설『공터에서』발간

▲ 김훈 작가는 6년 만에 장편 소설 ‘공터에서’를 발간했다. ‘공터에서’는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고난의 시대를 살아온 마(馬) 씨 집안사람들 이야기이다(사진 출처= 네이버).
김훈 작가가 6년 만에 장편 소설 『공터에서』를 발간했다. 특히 이번 소설에는 말이 담겨져 있어 더욱 눈길이 간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 남루한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터에서』는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고난의 시대를 살아온 마(馬) 씨 집안사람들 이야기다. 아버지 마동수와 두 아들 마장세, 마차세의 삶에 일제 강점, 해방, 한국 전쟁, 군부독재, 베트남 전쟁 등 한국 현대사가 들어가 있다. 마동수는 김 작가 아버지와 그 시대 많은 아버지를 합성해 만든 인물이다. 김 작가는 “돌아가신 내 아버지는 1910년 우리나라가 망해서 없어지던 해 태어났고, 나는 그 나라를 다시 만들어 정부 수립을 하던 1948년에 태어났다. 이 소설은 내가 살아온 시대에 관한 것이다”고 전했다.

소설에는 말의 이미지가 많이 보인다. 주인공의 성이 마(馬) 씨이고 소설 마지막 부분이나 표지에도 말이 등장한다. 말 타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작가는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면 늙은 말이 갈기가 눈을 덮은 채 힘없이 광야를 헤매다 터덜터덜 들어오는 느낌이다”며, “아버지의 모습을 말에 투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표지의 말은 비루먹은 불쌍한 말을 원했지만, 경주마처럼 됐다고 전했다.

제목 ‘공터에서’ 의미는 주택과 주택 사이 버려진 땅인데 아무런 역사적 구조물이나 시대가 안착할 만한 건물이 들어있지 않은 공간이다. 김 작가와 아버지가 살아온 시대를 공터로 가정한 거다. 김 작가는 “나는 평생 임시 건물에서 산 것 같다. 광화문의 태극기 집회 보고 내가 계속 철거되는 임시 건물에 살아왔구나, 또 헐리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공터에서’는 그런 나의 비애감과 연결되는 제목이다”고 설명했다.

▲ 김훈 작가는 6년 만에 장편 소설 『공터에서』를 발간했다. ‘공터에서’는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고난의 시대를 살아온 마(馬) 씨 집안사람들 이야기이다(사진 출처= 네이버).

박수민 기자 horse_zza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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