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연구」, ‘사행산업 도박중독유병률 활용 정책에 대한 고찰

저자= 김종국 한국마사회 전 공정본부장,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스포츠문화복권정책학과 박사과정 재학.

본 기고문은 「사회연구」(2016년 통권 제1호, pp. 9~56)에 실린 김종국 한국마사회 전 공정본부장의 ‘사행산업 도박중독유병률 활용 정책에 대한 고찰(공동 저자 이홍표 교수)’입니다. 기고에서는 국내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과도한 확산을 방지하는 규제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는 ‘도박중독 유병률’의 산정 방식과 적용상의 문제점을 검토해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유병률 조사에 대해서는 사감위 출범당시부터 지금까지도 논란이 많았기에 유병률 조사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이를 활용한 매출총량 배분정책이 타당한가에 대한 테제를 본지와 함께 제안하고자 연재를 시작합니다. - 편집자 주.

▣이론적 논의
□도박중독 수준의 분류 기준
국외에서 활용되고 있는 도박 문제의 분류 기준에는 개인의 정신 병리에 초점을 맞춘 미국정신의학계의 분류체계(DSM 기준)와 심리사회적 폐해에 초점을 맞추어 캐나다나 호주, 유럽 등에서 주로 활용하는 분류체계(CPGI 기준)가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사회의 특성, 문화 등을 고려해 기존 척도들의 취약점을 보완, ‘심리적 0수준’에서 ‘3수준’까지의 분류 체계를 개발했지만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도박중독의 공식적인 진단 명칭은 1980년 미국 정신의학회(APA: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에서 발행한 진단편람(DSM-Ⅲ)에 충동조절 장애의 일종으로 포함돼 본격적으로 의학·심리적 치료가 요구되는 대상으로 간주됐으며, 2012년까지는 ‘병적 도박(Pathological Gambling)’으로 명명됐다.

이후 DSM-Ⅳ에서 그 기준이 일부 변경됐고 ‘병적 도박’을 ‘충동 조절 장애’에 포함해 강박장애와 구별했다. 또한 DSM-V(2013년)에서는 충동 조절 장애의 하위 범주로 분류되었던 도박중독을 ‘중독 관련 장애’에 포함시켰다. 진단명 역시 변경해 ‘병적 도박(pathological gambling)’이라는 진단명이 ‘도박 장애(disordered gambling)’로 변경됐으며 진단 기준도 10개에서 9개로 축소(불법 행위 삭제)됐다.

□국내의 도박중독 유병률 조사 도구
이러한 도박중독 내지 도박 문제를 측정하기 위해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거나 개발된 도박중독 유병률 조사도구는 K-MAGS, K-NODS, SOGS, CPGI 등이 있다. K-MAGS는 MAGS-DSM을 타당화한 척도로 MAGS-DSM는 DSM-Ⅳ의 병적 도박 진단 기준을 기초로 하여 Shaffer 등(1994)에 의해 작성된 자기 보고형 척도다. 이 척도에서는 DSM-Ⅳ의 정신의학적, 정신병리적 기준에 근거해 사교성·위험성·문제성·병적 도박자로 중독 수준을 분류하고 있다.

K-NODS는 NODS(시카고 대학의 National Opinion Research Center가 1999년 도박의 사회 경제적 영향에 대한 범국가적 조사를 위해 DSM-Ⅳ의 병적도박의 진단 준거를 면접식으로 적용할 수 있게 만든 도구)를 김교헌이 표준화한 것으로 평생에 거친 도박 문제를 평가하는 L(Life time)형과 지난 1년간의 도박 문제를 평가하는 P(Past year)형이 있다.

두 유형에는 각각 진위형 응답을 요구하는 17개 문항이 있는데 3문항은 후속 질문을 이끌어가기 위한 유도질문이며 중독의 중요한 진단 기준인 증상에 속하는 ‘도박에 대한 몰두’와 ‘도피’는 각각 2문항, ‘중요한 관계 손상’ 준거는 3문항에 의해 평가하며 최종적으로는 K-MAGS와 동일한 10개의 진단 준거에 의거해 도박 중독을 판별한다.

즉 K-MAGS와 K-NODS 모두 정신의학적, 병리적 기준에 근거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 때 진단 분류 기준으로 사교성 도박(Recreational Gambling)은 0점, 위험성 도박(At-risk Gambling)은 1~2점, 문제성 도박(Problem Gambling)은 3~4점, 병적 도박자(Compulsive Gambling)은 5점 이상으로 분류한다.

이에 비해 SOGS는 르지외르(Lesieur)와 블뤼메(Blume)가 DSM-III-R(1987)의 병적 도박 개념에 기초해서 뉴욕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선별하기 위한 도구로 개발됐다. 이후 오랫동안 임상집단뿐만 아니라 일반인 모집단의 도박중독 유병률을 추정하는 도구로 활용됐으며 신뢰도 및 타당도는 수용할 만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일반인 표본의 유병률 조사 도구로 개발된 것이 아니고 이론적 근거가 미흡하며, 연구 결과 일반인 표본에 사용했을 때 ‘허위긍정(병적 도박자가 아닌 사람이 병적 도박자로 진단되는 오류)’이 오류가 높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SOGS는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 국내에서 도박중독 유병률을 산출하는 근거로 사용되고 있는 CPGI(Canadian Problem Gambling Index)는 일반인의 도박 문제를 평가하기 위해 페리스(Ferris)와 웨인(Wynne)에 의해 개발된 도구로 총 27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7문항 중에 Problem Gambling Severity Index(이하 PGSI)로 부르는 9문항을 도박 중독 선별을 위해 사용한다.

CPGI 측정도구 및 수준별 개념
도박중독 수준>개념>진단점수
비문제성 도박자(Non-Problem)>지난 12개월 동안 도박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적 없음>0점
저위험 도박자(Low risk)>지난 12개월 동안 도박으로 인해 부적응적인 결과가 거의 발생한적 없거나 매우 낮은 수준으로 발생함>1~2점
중위험 도박자(Moderate risk)>지난 12개월 동안 도박으로 인해 부적응적인 결과가 발생하기도 함(may or may not)>3~7점
문제성 도박자(Problem)>도박으로 인해 부적응적인 결과가 발생했고 도박행동에 대한 조절력을 상실함>8~27점
참고자료: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연구, 문화관광부(2006), 한성열 외, ‘도박이용실태 및 도박중독 유병률조사’, 고려대학교(2008.7)

현재 CPGI는 캐나다와 호주, 영국 등에서 일반(지역사회) 표본의 유병률 조사에 많이 사용되며 전 세계적으로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CPGI의 측정 도구 및 수준별 개념은 과 같다.

사감위는 2008년 이후 2년마다 도박중독 유병률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는데 CPGI를 활용해 ‘중위험(moderate risk)’과 ‘문제성(problem)’을 합한 비율로 도박중독 유병률을 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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