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특별 감사 진행 등 해결 방안 마련 나서

연이은 말 관리사의 죽음과 관련해 한국마사회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2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단 말 관리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 있는 한국마사회 경영진의 퇴진과 말 관리사 고용구조 개선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숨진 두 말 관리사 유족들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윤관석 민생상황실장 등도 참석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의견을 개진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말 관리사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그동안 노력을 했지만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다. 억울한 죽음 앞에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번 문제를 절대 좌시하지 않고 마사회 책임을 엄하게 묻고 진상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열악한 환경과 업무 스트레스가 아들을 죽음으로 몰았다며 한국마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외쳤다. 고인 이 씨의 아버지는 “한국마사회가 진짜 공기업이 맞느냐, 말 관리사도 사람이다. 노예 취급 말고 사람답게 대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 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500원짜리 동전만하게 머리가 빠졌다. 팀장이 하던 일을 퇴근 시간까지 못 마치면 집에 돌아와서도 컴퓨터로 일했다”며, “우리 아들의 죽음이 마지막이 될 수 있도록 제발 신경 써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눈물에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5월 27일 숨진 故 박경근 말 관리사의 어머니 주춘옥 씨도 함께 자리해 한국마사회가 책임 회피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씨는 “내 아들이 죽은 지 두 달 하고도 8일이 지났지만 한국마사회는 여전히 자기들 책임이 아니라고 발뺌만 한다”며, “관리사가 없으면 한국마사회가 어떻게 8조란 돈을 벌겠냐”고 마사회의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측은 이번 사건 이후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아울러 △한국마사회 경영진 즉각 퇴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경영진 처벌 △국회진상규명위원회 설치 통한 착취 구조 조사 및 원인 규명 등 3가지 요구사항을 전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 말 관리사의 죽음과 관련해 다음날 바로 입장 자료를 내고 깊은 애도를 표했다.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말 관계자 인력 운영과 관련 실태조사 및 제도 개선 등 각종 문제에 대한 특별 감사를 진행, 조속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말 관리사의 연이은 죽음과 관련해 유족들이 한국마사회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지난 1일 목숨을 끊은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 말 관리사의 유족들은 2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말 관리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 있는 한국마사회 경영진 퇴진과 말 관리사 고용구조 개선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직접 나서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 제공= 공공운수노조).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Copyrights ⓒ말산업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