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불참 반쪽 국감으로 치러져
황주홍 의원, 불법 사설 경마 방지 노력 촉구 및 공감
마주 중심 체제 개편 요구…관리사 고용 구조 개선책 마련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설훈)는 10월 27일 렛츠런파크 서울 본관 회의실에서 한국마사회·축산물품질평가원·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자유한국당이 방통위의 보궐이사 선임에 반대해 향후 국정감사 일정 전부를 보이콧한 가운데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의원만 참석해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본격적인 감사에 앞서 참석한 농해수위 위원들은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조속한 국정감사 복귀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측 간사인 이개호 의원은 “방통위의 보궐이사 선임에 반대해 방송 장악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전례가 있음에도 계속해 이사 추천권을 자기들의 몫이라고 하는 억지 주장이야말로 방송장악 의혹이다”며, “내 것은 내 것이고, 네 것도 내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하지 말고 국감장으로 하루빨리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설훈 위원장은 “한국마사회는 창립 이래 경마 시행을 위해 국민의 여가 선용을 위해 노력했고, 2012년에는 말산업 육성 전담 기관으로 지정 말산업 인프라 구축에 노력해왔지만, 경마의 사행성에 대한 위기의식과 용산 장외발매소 폐쇄 등 사회적 갈등에 이르는 등 현실적인 과제도 대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800억여 원이 투자된 대규모 사업과 최순실 국정농단 관여, 말 관리사와 마사회 간부의 잇따른 자살, 노조와의 갈등 등으로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며, “감사를 통해 한국마사회가 건전한 공기업으로 역할을 위해 어떤 개선 노력을 해왔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되도록 성실히 감사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마사회는 말산업육성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경마문화 조성을 통해 농촌 경제 발전과 국민 여가선용에 기여하는 대표 공기업으로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우려의 사고 발생들로 인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한국마사회는 합리적 해결을 위해 관련 당사자와 노력하고 있으며, 반성과 평가를 통해 쇄신 방안 마련을 위한 노력과 사랑받는 공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무보고 주요 내용은 △말산업 고도화 통한 일자리 창출 △농촌관광 및 유소년 승마 활성화 △협력 승마시설 확충 △기승능력인증제 △승마문화 확산 노력 △국산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육성 지원 △해외 우수 씨수말 도입 △경주 퇴역마의 승용마 전환 △경마의 국제화 △경마 인프라 개선 △제2회 코리아컵 성공적 개최 △국산마의 두바이월드컵 진출 △아시아경마대회 준비 △불법 사설 경마 단속 강화 △대규모 투자 사업 정리 △경영쇄신 방안 마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력 △산업재해 감축 노력 △신 수익 사업 발굴 등이다.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이양호 회장의 모습

오전에 진행된 국정감사는 축산물품질평가원과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 대한 질의 없이 한국마사회에 대한 집중 질의가 펼쳐져 사실상 한국마사회 단독 감사로 치러졌다.

불법 사설 경마의 확산과 방지 대책, 마주 위주의 경마 시행체제의 개선, 렛츠런파크 부경 소속 말 관리사의 죽음과 경마산업 고용 구조,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의 행보와 태도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첫 질의자로 나선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불법 사설 경마의 확산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한국마사회의 미온적인 경마 중독 예방에 대한 태도를 지적했다. 경마가 중독성을 갖고 있음에도 경마 시행체인 한국마사회가 예방에 기울이는 노력에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황 의원은 “중독예방센터가 장외발매소 내에 설치돼 있다는 것은 호프집에 알코올 중독센터가 있는 이치와 같다”며 실효성 있는 중독예방센터 운영을 위한 점진적 개선을 요구했다. 아울러, 중독 예방 센터의 양적 증가도 중요하나 우선해 내실화가 더욱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철민 의원과 박완주 의원은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질의를 했다. 두 의원은 최근 발생한 한국마사회 두 간부의 죽음을 언급하며, 이 회장의 처신에 대해 따져 물었다.

김철민 의원은 경북의 한 지역 언론의 기사를 인용하며 이 회장이 한국마사회의 수장으로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마사회가 위기 빠진 상황에서 불필요한 언행을 자제해야 하는 마사회장이 경영에는 별 관심이 없고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다는 얘기들이 있다”며, “경북도지사에 출마하든 구미시장에 출마하든 본인이 결정할 사항이지만, 위기에 빠진 마사회의 최고경영자로 직원들의 자살 사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마사회 조직이 잘 돌아가도록 하는 게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완주 의원은 이양호 회장에 대해 더욱 직접적인 질의를 펼쳤다. 박 의원은 이양호 회장에게 “임기 3년을 다 채울 생각이냐”는 질문을 던졌고, 이양호 회장은 “임기가 보장된다면 내 임기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마사회의 안일한 태도와 자세를 비판하는 질의들도 있었다.

김종회 국민의당 의원은 한국마사회가 시행하는 경마제도가 ‘경마의 공정한 시행과 원활한 보급, 마사회의 진흥 및 축산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본래 목적과 취지 등 본질을 벗어나 부유층의 재테크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마주 전체 직업군을 분석한 결과 60% 이상이 기업인이며, 마사회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경영실적은 해마다 후퇴하고 있음에도 경마상금은 지속해 늘었다는 점을 비판했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말 없는 마주’가 많다는 자료 통계를 들며 경마 비위의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전체 마주 1017명 중 138명에 해당하는 수치로 현행 제도에는 6개월 이상 말을 소유하지 않는 마주는 자격을 상실하도록 하고 있으나, 연장을 통해 마사회가 그 신분을 유지토록 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마주들은 경마 시행에 있어서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조교사나 말 관리사들로부터 경마와 관련한 정보를 얻어 내기 수월하고, 이는 경마 비위와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경영실적과는 전혀 상관없이 늘어나는 마사회 임직원의 연봉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기업으로 영업이익을 낼 의무가 있는 마사회장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회장 연봉이 대통령보다도 높고, 임직원의 연봉도 오히려 8.35% 늘었다”며, “마주, 마사회 임직원을 위한 마사회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알려진‘외국인 도박단의 실체를 묵인한 한국마사회의 태도’에 대해 지적했다. 외국인 전용 장외발매소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외국인 프로 도박단의 활동으로 200억 원대의 국부가 유출됐고, 이는 마사회의 묵인과 방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그리고 내국인에게는 1회당 10만 원이라는 베팅 한도액이 있음에도 외국인에게는 없다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화두였던 ‘위니월드’에 대한 마사회의 대응 방식도 문제 삼았다. 각종 감사를 통해 업체 선정 과정에 문제가 드러났고, 관련해 담당자 징계가 이어졌지만 솜방망이 징계였다는 것이다. 아울러, ‘위니월드’에 투입된 예산이 적지 않았고, 각종 의혹을 제기했음에도 사업을 밀어붙인 끝에 결국 사업 실패로 이어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안일한 방만경영에 대해 비판했다.

더불어, 마사회 임원들을 향해 “조직을 위해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직언을 해야 한다”며 반성할 것을 촉구했다.


올해 경마계에서 발생한 5건의 자살 사건과 관련한 질의도 있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가 열리는 날 아침 한국마사회 본관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던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원들을 언급하며,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는 마사회의 다단계 고용구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1993년 개인마주제가 도입된 이후 한국마사회가 조교사와 말 관리사에 대한 직접 근로계약당사자로 나서고 있지 않지만, 실질적인 사용자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말 관리사에 대한 직접 고용에 대해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말 관리사의 고용구조에 대해서는 질의했다. 위 의원은 “말 관리사 사고가 많이 난 이유는 조교사가 직접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협회나 단체가 고용할 수 있게끔 제도를 보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양호 회장은 “국제적 기준에는 맞지 않다”고 답변하자 위 의원은 국제적인 규약이 있느냐며 마사회 측의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구했고, 오후에 이어진 질의에서 자료 검토한 후 이 회장이 위증한 게 아니냐며 크게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마사회가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의 업무 보고가 잘못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완주 의원은 난항을 겪고 있는 렛츠런파크 영천 건립 사업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경북도로부터 레저세를 받아낼 가능성이 없는 걸 명백히 알면서도 사업 추진 계획을 명확히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아울러, 장외발매소를 유치하는 지역에 대한 재정 기여를 확대하겠다고 하는데 현행법상에서는 실효가 없는 말일뿐이라며 허위로 업무 보고를 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

이밖에 한국마사회의 긍정적인 측면을 칭찬하고 마사회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수긍과 격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황주홍 의원은 온라인 발매 제도 개선을 통한 1인당 구매 한도의 설정에 동감했으며,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은 연이은 감사로 인해 조직의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일벌백계를 통한 위계질서 확립과 외부로부터 직원을 보호하는 회장의 태도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설훈)는 10월 27일 렛츠런파크 서울 본관 회의실에서 한국마사회·축산물품질평가원·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유난히 올해 사건 사고가 많았던 한국마사회에 대해 농해수위 위원들은 각종 분야의 개선과 개편 사항 등을 요구했다. 경마 고용 구조에 대한 국제 규약이 있는지 이양호 회장에게 따져 물은 위성곤 의원의 모습.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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