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 낀 말(馬)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말산업 28억 투자 72km 구간 ‘에코힐링마로’ 조성
송당·가시·의귀공동목장 등 7곳…말 고장 찾는 승마인들 로망 충족
사유화·관리 부실 논란 속 예산 낭비 지적도…개선 방법 모색해야
한라마생산자협회, 올해 유종의 미 장식할 승마 페스티벌도 열어

▲제주에서는 말 타고 해변 승마도 가능하다. 한겨울도 예외가 없다. 천혜의 자연 환경에서 말을 타고 달리면 도시민들의 로망도 충족된다(사진 제공= 배영준 사진 작가).

[말산업저널] 이용준 기자= 바람과 돌 그리고 여자가 많다는 삼다도(三多島) 제주에는 말(馬)도 전국 팔도 어느 곳보다 가장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에는 2만7,116두의 말이 있는데 이 가운데 56%에 해당하는 1만5,284두가 제주도에서 육성하고 있다.

가장 많은 말이 사는 ‘말들의 고향’이니 말들이 뛰놀고 사육하는 (공동)목장은 물론 말들이 다니는 마로(馬路)도 지천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까지 국비와 지방비 등 사업비 28억 원을 투자해 도내 7개소 72km 구간을 ‘에코힐링마로’를 조성했다. 올레길로 제주가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유치했다면, 에코힐링마로는 말과 사람을 위한 일종의 말레길인 것.

한라산 중산간 지역의 목장길, 임도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조성한 승마길로 남원읍 의귀공동목장, 표선면 가시공동목장, 구좌읍 송당공동목장, 성산읍 유건에오름 일원, 조천읍 와흘한우단지 일원, 표선면 남영산업 일원, 한림읍 상명공동목장 일원 등 7곳이 선정됐다.

에코힐링마로는 산악형, 목장 초원형, 해변형 등 수요자 중심으로 테마별로 개설해 도내 산재된 승마클럽과 연계 운영, 지역 말 생산 농가 및 승마클럽의 소득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내륙 지역의 승마인들이 관광차 제주에 들러 제주 산간은 물론 해안가에서도 마로를 이용해 외승하는 ‘로망 충족’의 현장이다.

▲말들의 올레길, 마로(馬路)가 제주도 관광 및 승마산업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드넓게 펼쳐진 목장과 중산간 오름의 신비로운 길을 따라 말과 함께 가면 제주만이 주는 신비로운 관광 체험을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구간이 관리 소홀과 코스 미흡 등으로 도민과 관광객이 이용을 기피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마로와 연계된 승마클럽을 통해서 진입할 수 있어 입장료를 받는 등 사유화 논란도 계속되고 있어 추가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제1호 말산업특구 제주특별자치도가 관광과 접목한 승마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사업인 만큼 내륙 지역도 마로 개설을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제2호 특구 경상북도는 낙동강 승마길을 조성해 지역의 문화 및 자연 유산을 둘러보기에 적합하도록 짧은 산책 코스부터 수일이 걸리는 여행까지 말과 마차를 타고 다닐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제3호 말산업특구 경기도는 고양시 킨텍스에서 파주와 연천을 거쳐 강원 철원까지 140㎞에 이르는 승마 트레킹 관광 코스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로는 또한 지구력대회 코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미 2014년과 2015년 한라마생산자협회와 서귀포시승마연합회 등 지역 협회는 마로 준공 기념 대회, 국제지구력승마대회를 열면서 그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12월 2일과 3일에는 한라마생산자협회가 렛츠런팜 제주 일원에서 ‘2017 한라마 페스타 전국지구력승마 겸 국산마 승마대회’를 개최한다니 연말을 앞두고 ‘마지막 승부’ 결전지를 찾아 말도 타고 관광도 하는 건 어떨까.

▲배우 배연정(가운데) 씨가 2015년 송당리 아부오름 인근 에코힐링마로 개설 승마대회에 참석해 마로를 말과 함께 달리고 있다.

▲마로는 승마대회 및 지구력대회 코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12월 2일과 3일에는 한라마생산자협회가 ‘2017 한라마 페스타 전국지구력승마 겸 국산마 승마대회’를 연다. 사진은 2015 제주국제지구력승마페스티벌에서 한라마 경매 장면.

은 네이버·카카오 뉴스 검색 제휴 첫 기획 시리즈로 ‘역마살 낀 말(馬) 기자의 일상 단골’을 시작합니다. 말산업 전문 기자라고 꼭 승마클럽, 관련 업종만 다루지 않습니다. 전국을 쏘다니며 알게 된 맛집, 일상에서 만나게 된 소소한 장소, 추천받은 명소, 지역 인사 등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순서로 ‘말의 고장’ 제주 편을 소개합니다.

※역마살 낀 말(馬) 기자
아버지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여행이 일상이었다. 성인식을 기념해서는 전국을 무전여행하며 견문을 넓혔고, 대학과 대학원 재학 때는 전 세계를 두루두루 살폈다. 연봉 일억 원을 줘도 사무실에 갇힌 딱딱한 조직 생활, 책 속에 갇힌 연구 생활이 싫다는 그는 천직인 기자 생활을 즐기고 있다. ‘제주살이’가 꿈으로 조만간 제주에 정착해 해남(海男)에 도전하고 목공예를 배우고 싶어 하지만, 아직 마약과 같은 월급 때문에 떠나지 못하고 있다. , 등 습작 소설도 끄적이고 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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