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이 취임 100일을 전후해 4월 26일 조직 개편 및 5월 2일 대대적 인사를 실시했다. 5월 3일에는 6대 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은 한국마사회가 국민마사회로 혁신하는 가운데 인식, 승마, 경마, 부대산업 그리고 홍보 및 정책 부문에 걸쳐 시리즈로 기획을 연재한다. 마지막 순서로 말고기 및 마유 등 부산물을 활용한 부대 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소개한다. - 편집자 주.

[김낙순 회장 취임 100일 기획]
1. “한국마사회 폐쇄를 청원합니다”
2. ‘상명하달’ 말산업 정책, 산업 후진 근본 원인
3. 승마 위주 말산업 변혁…마사회 중심 탈피해야
4. 정체 경마산업, 2017년에는 매출 반등 있었지만
5. 부대 산업 활성화 위한 공동 논의·지원 따라야

[말산업저널] 이용준 기자= 말(馬)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수요 확충 및 연관(부대)산업 육성이 선결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 말 연관 산업은 종사자 수나 산업 경제적 효과가 미비해 활성화를 위한 공동 논의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림축산식품부가 3월 6일 발표한 ‘2017년 말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연관 산업 업종은 △말사료제조판매업 △말정보산업 △말의약품제조업 △말부산물이용제조업 △마구류제조판매업 △말도축업 △말고기음식점업 △기타 등으로 나뉜다.

말 관련업의 경제적 효과는 2015년 2,267억 원에서 2016년 2,207억 원으로 60억 원, 2.6%가량 감소했다. 전체 말산업의 경제적 효과가 3조4,221억 원인 점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 물론 경마산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2조6,605억 원) 탓도 있고 마주 부문(2,990억 원)에 이어 세 번째로 관련업 효과가 높은 걸로 집계됐지만(생산 1,318억·승마 1,099억 원), 타 산업과 비교할 때 연관 산업 비중이 낮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2016년 기준 부대 산업 관련 말고기음식점 종사자는 171명, 부산물이용제조업 종사자는 141명, 사료제조판매업 종사자는 424명, 정보산업 종사자는 168명, 마구류제조판매업 종사자는 180명, 도축업 종사자는 70명에 그쳤다. 이 역시 전체 말산업 종사자가 1만6,261명인 점과 비교해 볼 때 극소수에 그친 종사자 수는 부대 산업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보여주는 방증인 셈.

올해 초 제2차 말산업육성종합계획을 발표한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장 먼저 수요 확충 및 연관산업 육성을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특히 말고기 생산·유통 기반 조성 및 말산업 관련 수출 시장 개척을 그 두 번째 과제로 내세웠다. 말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수요가 우선 보장돼야 한다는 적확한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2021년까지 산업 규모를 현행 3조4천억 원에서 4조원으로 늘리려면 말 두수는 물론 말고기 시장 확대와 장구, 용품 등 연관 산업이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갖춰져야 하고, 차후 말의 생산과 유통이 증가, 투명해지기에 연관 산업 육성의 당위성이 담보된다.

말고기 식용 여부의 찬반 논란은 아직도 첨예한 문제이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말고기 활용 문제는 연관 산업 분야 중 그 어느 분야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

제2차 종합계획에서는 말고기 소비 촉진을 위한 생산·유통 기반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육용마 전문 농장을 지원하고, 보류됐던 말고기 등급 판정 제도를 2021년 도입한다고 적시했다. 특히 사육업체를 80곳으로 늘리고, 사양 환경 개선과 육용마 사육 모델을 보급하고, 노쇠하거나 경주에서 퇴역한 말 등 식용으로는 부적한 말들은 말고기 시장이 아니라 전문 사료로 가공 처리할 방안을 마련, 지원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 말(馬)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수요 확충 및 연관(부대)산업 육성이 선결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 말 연관 산업은 종사자 수나 산업 경제적 효과가 미비해 활성화를 위한 공동 논의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15년 말부터 말 전문 사료 공급 기반 구축을 위해 부산물을 활용하는 방안과 사업자 선정을 위해 고심한 가운데 조사료와 전문 사료 및 연관 상품의 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민간과 기술 및 노하우 협력 등을 통해 진척할 만한 성과가 도출될 것도 기대된다.

태반과 마유 등 부산물을 활용한 향장, 의약품, 장구 및 사료 개발을 하는 연관 산업에 대한 연구 및 지원 요구도 지속적으로 있었다. 말산업 선진국의 경우 그 시장 규모가 수천억 원에 달할 만큼 연관 산업 발전이 선행돼야 말산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 가운데 각종 규제와 기술 부족 등으로 낙후한 우리 연관 산업 시장 발전을 위한 방안이 절실했던 것.

특히 태반과 마유를 활용한 화장품이 유럽과 중국, 일본에서 각광을 받으며 그 시장성과 경제 가치에 말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말의 지방 조직에서 추출한 지방성분으로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마유(馬油, horse oil)는 사람 피지와 매우 흡사해 흡수가 잘되고 피부에 거부감 없는 천연 화장품 원료. 보습은 물론 피부 보호, 세포 재생 촉진, 자외선 차단, 항균 등의 효능이 있다.

국내 수요도 수요지만, 수출이 많아 100% 마유를 사용하는 일본과 달리 일부 국산 제품들은 마유 함량을 표기하지 않고 대부분 ‘홀스팻’이라고만 표기했다. 화장품 표시 규정상 원료 성분을 제품명에 사용할 경우 해당 성분의 함량을 표시해야 하는데 일부 업체들이 제품명에 ‘마유’가 아닌 다른 단어를 사용해 규제를 피하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법적으로 해당 성분이 정확히 얼마나 들어갔는지 표시해야 한다는 관련 규제 자체도 없고 판매업체의 유통 관리도 문제다 보니 좋은 제품을 출시해도 판매에 애로가 있다. 말뼈환(제주 방언으로 ‘말꽝환’) 등 국내에서 판매되는 말 관련 제품들은 마유크림처럼 말뼈 함량 등 성분이나 그 함량을 속여 ‘불량식품’이 된지 오래고 핵심인 정제와 숙성 기술도 부족해 대책이 필요한 시점.

연관 산업 활성화와 말고기 시장 확대, 수출 등 산업화의 가능성 타진을 위한 연구는 물론 민간 이전 추진도 제2차 종합계획에 포함된 만큼 경마와 경매 중심의 선진 시장 견학을 넘어 선별적 육성을 위한 연관 산업 지원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축산자조금연합회 외에 한우, 한돈 등 타 축종에 있는 자조금관리위원회처럼 말산업계도 자조금 제도를 서둘러 도입,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농업인 및 단체와 정부 관련 부처가 기금을 만들어 소비 촉진을 연구하는 자조금 제도의 주체를 두고 아직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 지난해 10월 말 사업자의 협회 설립 근거를 마련한 말산업육성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 공포된 가운데 ‘말산업국민포럼’과 같은 통합 민간 협회를 추진해 가칭 말산업자조금위원회 구성에도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영세하고 미미한 연관 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동 논의가 필요할 때. 태반과 마유 등 부산물을 활용한 향장, 의약품, 장구 및 사료 개발을 하는 연관 산업에 대한 연구 및 지원 요구도 있다. 사진은 말가죽을 활용한 가방 제품.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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