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기수의 자살을 계기로 비통에 빠져 있는 경마계는 재발방지 대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명화 기수에 이어 박진희 기수까지 자살을 하면서 우리의 경마정책이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지 심각하게 재검토 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서울경마와 비교할 때 부산경마는 마치 다른 나라의 경마처럼 이질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는 경주마중심의 경마정책이 아니라 사람중심, 특히 경마창출자들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파생된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서울경마든 부산경마든 다같은 서러브레드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질적인 방법으로 경마를 시행함으로써 여러 문제를 파생시키고 있다. 어쩌면 두 여성기수의 자살도 이질적인 경마시행의 총체적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또 남이 잘되는 것을 시기하여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아픈 것은 참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이러한 말은 선의의 경쟁보다는 악의의 경쟁이 용인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말일 것이다. 우리의 경쟁체제가 선의의 경쟁이 아닌 악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원칙적으로는 서울의 경주마가 부산경마에도 출전하고 부산의 경주마가 서울경마에도 자연스럽게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 같은 나라의 경마이면서도 마치 다른 나라의 경마처럼 이질화시켜 놓고 부산경마가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선진경마국치고 같은 나라의 경마를 시행하면서 A지역의 경주마는 B지역의 경마장에 출전할 수 없도록 장벽을 쳐놓은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경마와 부산경마의 통합 운영체계를 세우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같은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

경마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편견에 매몰돼 있는 한국경마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는 곳곳에 만연해 있다. 언제까지 경마장을 찾는 신규 경마팬이 친구따라 강남 가듯이 경마에 참여토록 방치할 것인가. 그로인한 경마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모두 소스경마이고 조작이라는 소문에의 함몰)을 갖는다면 그 사람으로 인한 경마인식의 부정적인 파생효과는 참으로 엄청날 것이다.

차제에 부산경마와 서울경마의 이질화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금요일과 토요일, 일요일 3일동안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에 경마를 시행하면서 완전 크로스베팅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그리고 서울 경주마도 부산경마에 출전할 수 있고 부산 경주마도 서울경마에 출전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좋다. 그리고 경마상금이나 관리비 등의 비용도 통일시켜야 한다. 그렇게 되면 어느 특정 경마장이 날씨나 주로영향으로 중단이 되더라도 다른 경마장의 경주를 중계한다면 경마팬이 소요를 일으키는 불행한 사태도 없을 것이다.

이번 박진희 기수의 죽음을 계기로 보다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승료 인상 등의 미봉책으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필자는 이 난을 통해 서울-부산경마 통합시스템 구축을 목이 터져라 외쳐왔다. 그러나 아직도 통합시스템 구축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