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삼관대회의 첫 관문인 「KRA 컵 마일」(GⅡ) 대회의 우승컵은 서울의 대표마 ‘머니카’(3세 수말, 20조 배대선 조교사, 이승근 마주)에게 돌아갔다. 서울에서 원정을 간 4두의 마필과 부산 소속마필 9두가 출전해 총 13두가 자웅을 겨뤘던 이번 경마대회에서 서울의 대표마로서 또한 이번경주의 최고 인기마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머니카’는 국내경마의 살아있는 전설 박태종 기수와 함께 1번 게이트의 잇점을 안고 출발과 동시에 선두로 치고 나와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마필들을 압도해 2위 마필과 11마신 차의 놀라운 격차를 벌리며 우승을 차지하였다.

서울경마공원소속 마필의 첫 통합 삼관대회 우승의 의미와 함께 이번우승의 또 다른 큰 의미는 바로 민간목장 씨수말의 삼관대회 첫 우승마 배출에 있다. 지금껏 치러진 삼관대회의 우승마필은 모두 한국마사회에서 도입한 씨수말들의 자마들이 차지해 왔으나 이번 2010년 「KRA 컵 마일」 경마대회는 총 출전마필 13두 중 민간목장 씨수말의 자마가 과반수가 넘는 7두가 출전하는 등 수적 우위와 함께 능력 면에서도 한수 위의 기량을 과시해 우승은 물론 2위부터 4위까지도 모두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본지가 사망소식을 보도했던 ‘머니카’의 부마 ‘뉴스프린트’에 또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美현지에서 2번의 경주 경험을 가진 후 2006년 연학목장에 의해 국내에 도입된 씨수말 ‘뉴스프린트’는 미스터프로스펙터 계열 리딩사이어 ‘곤웨스트(Gone West)’의 자마다. 비록 2년간의 교배기간 동안 단지 24두의 자마(6두는 폐사)만을 배출했으나 첫 자마인 ‘머니카’, ‘선봉불패’ 등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더욱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뉴스프린트’는 방광에 담석이 생기는 질병으로 인해 2009년 11월 안타깝게 폐사 되었다.

이번대회 2위를 차지한 ‘트리플신화’는 씨수말 ‘캐피털스팬딩’(성수목장), 3위의 ‘천년대로’는 씨수말 ‘크릭캣’(늘푸른목장), 4위의 ‘포리스트윈드’도 씨수말 ‘캐피털스팬딩’의 자마로 모두 민간목장 소유의 씨수말이 자마들이다.

최근 한국마사회에서 야심차게 도입한 수십억 원대의 씨수말들의 자마들이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작금의 시기에 민간목장 씨수말들에 의해 배출된 자마들의 활약은 곧 한국경마의 질적 향상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또한 이렇게 민간목장 씨수말들의 자마가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민간목장 스스로 혈통의 중요성을 깨닫아 끊임없는 실패와 반복 끝에 우수한 자마를 생산해 낼 확률이 높은 씨수말을 발굴해 내는 노력과 무분별한 교배가 아닌 우수자마를 배출해 내기 위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교배시도가 이번 쾌거(민간목장 씨수말 삼관대회 첫 우승마 배출)의 밑거름이 되었다.

환경적, 제반적 여건이나, 우수한 마필의 생산에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교배두수로 보나 한국마사회의 경주마 육성에 비해 많이 부족한 민간목장의 현 실정에서 그들의 숭고한 땀의 노력은 한국경마의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길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10년 남아있는 두 번의 삼관대회인 「코리안더비」,「농식품부장관배」 대회까지 민간목장 씨수말에 의해 배출된 경주마들의 빛나는 활약이 이어져 앞으로 국내경주마 생산에 있어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우수마 발굴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민간목장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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