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마의 경쟁의 핵심은 경주마에 있다. 어느 나라가 더 잘 달리는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여 경주에 투입시키는가가 경쟁의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질 좋은 경주마의 생산과 육성은 어느 나라가 가장 질 좋은 씨수말을 생산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국가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질 좋은 경주마를 생산-육성하기 위한 노력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미국은 주 마다 약간 다르지만 총상금의 1%는 무조건 생산자에게 배정함으로써 말 생산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경마장내에 카지노를 설치하여 여기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경마산업에 재투자하여 경마산업이 다른 산업에 위축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산마 생산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2005년 이후 30억원을 상회하는 고가 씨수말이 도입되고 있으며, 국산마의 질적 수준이 상당히 개량되었다. 하지만 민간목장의 자금 및 경쟁력 부족과 외국산마 도입의 가격제한 등 명마탄생을 위한 제도적 장애요인이 상당수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
특히 외국산마에 대하여 나이를 제한하고 경매에서만 구입토록하며 가격도 정해 수말과 거세마는 2만불 이하 암말은 7만불 이하로 규제하는 정책은 철폐되어야 한다. 또한 부산경마장의 경우 한국마사회가 일괄 구매하여 마주들에게 분양하는 방식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완전히 무시하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경마는 여타 스포츠와는 다른 "혈통의 스포츠"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경주마는 태어날때 부터 선천적으로 80%이상의 능력이 결정되기 때문에 후천적으로 어떤 특별한 훈련을 한다한들 혈통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열악한 국내 빙상환경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는 기적을 보여주었지만, 경마에서 결코 기적이란 없다. 좋은 혈통의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만이 결실을 볼 수 있다.
외국의 경주마 경매시장을 가보라. 두바이, 일본 경마 관계자들이 몇 십만불씩 호가를 뻥뻥 질러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처한 현실을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올 뿐이다.

선진국들은 앞 다투어 경마를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만은 유독 사감위법의 각종 규제로 ‘경마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불법 도박인 ‘바다이야기’ 사태로 발족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합법적인 경마, 경륜, 카지노, 스포츠토토 등 사행산업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날로 그 폐해가 커지고 있는 불법 사설경마를 단속해야 마땅하다. 특히 지난해 7월20일부터는 Knetz까지 폐지하여 신규 경마팬의 유입까지 봉쇄하다시피 하고 있으니 IT강국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부끄러울 뿐이다. 제도권 산업들의 목을 조이면 불법 사행 게임의 규모만 커지는 풍선효과를 야기 시킬 수밖에 없다. 사감위의 전자카드 도입, 총량규제 등 경마에 대한 무차별적인 규제와 급변하는 환경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는 경마인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가 발 벗고 나서서 경마산업을 국가 경제의 한 축으로 인식, 성장·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육성하기 위해서는 경마상금을 대폭 올리고 각종 규제를 푸는 것인 급선무다. 우리나라의 경주당 평균 상금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총상금 규모는 턱없이 적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경주 수가 그만큼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육성하기 위해서는 경주 수를 늘리고 상금을 더 많이 책정해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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