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의강자’가 지난주 토요일(10일) 경마 11경주 2000m 레이스에서 무려 63kg의 부담중량을 극복하며 12연승을 달성했다. 경주 데뷔 후 최고 부담중량인 63kg의 부담중량을 짊어져 이날 경주 결과에 관심을 집중시켰던 ‘동반의강자’는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며 연승가도를 질주했다. 기록적인 측면에서는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경주 내용만큼은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 연이은 고부담중량에 따른 여파가 서서히 실전에서 반영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역대 국내에서 최강자로 인정되는 경주마들은 대부분이 고부담중량에 따른 여파로 인해 부상으로 이어져 결국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의 경우엔 ‘밸리브리’가 연이은 고부담중량과 최고 62kg의 부담중량으로 인해 건강상의 이유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바 있고, ‘섭서디’도 연이은 60kg 이상의 부담중량으로 인해 하향세를 보인바 있다. 지난주 ‘동반의강자’는 최근대비 가장 무거운 63kg의 부담중량을 짊어지고 연승 기록을 이어갔으나 일각에서는 편성을 고려해 볼 때 경주 내용에서 아쉬움이 많았다는 평가다.

63kg의 부담중량은 그야말로 경주마로서는 마의 부담중량으로 과거 명마로 평가된 ‘풀그림’도 63kg의 부담중량을 짊어져 연승 기록 실패와 함께 1년여의 공백기를 가진바 있어 지난주 ‘동반의강자’의 우승은 경주마의 능력을 대변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향후 힘겨운 싸움이 예고돼 희비가 엇갈린 결과를 보여준 셈이 됐다.

핸디캡 경주는 ‘경마팬에게 흥미있는 경주를 제공함과 동시에 모든 경주마에게 균등한 우승의 기회와 박빙의 승부를 제공하기 위함’에 목적이 있다. 아울러 현재 국내 핸디캡 경주의 최고 부담중량은 무제한으로 규정되어 있어 향후 ‘동반의강자’는 현재의 규정이라면 결국엔 한계 부담중량에 다다를 수 밖에 없다.

팬들의 관심은 과연 ‘동반의강자’가 국내 첫 「그랑프리」 3연패 도전과 최다연승인 15연승을 기록할지 여부이지만, 현재의 여건으로서는 ‘동반의강자’의 연승 기록 이전에 차기 핸디캡 부담중량이 어떻게 될지도 큰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본지는 제12회(2009년) 경마문화상을 맞아 ‘동반의강자’라는 걸출한 명마를 3개 부문에서 선정해 시상한 바 있다. ‘동반의강자’는 연도대표마, 최우수 수말 그리고 마주와 관련된 최우수 마주(구자선 마주)등 3개 부문의 3관왕 달성을 기록했다.

부산과의 최초로 시행된 통합 그랑프리에서 ‘동반의강자’는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고, 올해도 여세를 이어가면서 12연승 고지를 넘어서 역대 최다연승 기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동반의강자’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켜보는 구자선 마주의 마음은 한없이 고통스럽기만 하다.

‘동반의강자’는 2007년 미국 오칼라 경매를 통해서 국내로 들여오게 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뛰어난 것은 아니었다. 중장거리에 강한 혈통적 특징으로 인해 1400m로 치른 데뷔전에서 4위를 했다. 두 번째는 거리를 더 늘려 1700m에 도전해 우승을 차지했지만, 곧바로 1000m 도전에서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1백년을 바라보는 한국경마사에는 수많은 명마들이 명멸을 거듭해 왔다. 현시점에서 최고의 명마로 평가되는 ‘동반의강자’가 과거의 불운한 명마처럼 스스로의 능력부족이 아니라 부담중량 등의 타의적인 여건에 의해 우리 곁을 떠나게 된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구자선 마주의 얘기처럼 ‘동반의강자’가 경주마로써 즐겁게 살다가 능력에 걸맞는 업적을 경마사에 남겨주길 기원해 본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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