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노장인 ‘섭서디’(10세, 김익영 마주)가 부상에서 회복되면서 6∼8월중 경주로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04년 서울경마공원에서 데뷔한 이후 5년여에 걸쳐 우수한 성적을 내면서 외산마 최강자로 평가되다가 지난해 서울마주협회장배 이후 다리부상(왼쪽앞다리내측근위종자골 고절)으로 제주에서 장기 휴양에 돌입했다. ‘섭서디’는 최근 부상 회복을 보이면서 복귀를 위한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고 한다.

김익영 마주는 “왼쪽 앞다리 부상으로 1년 예정으로 제주도에서 휴양에 들어갔는데, 최근 거의 회복단계라는 진단을 받아 4월24일(토) 내륙에 있는 궁평목장으로 이동해 복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마주는 “10세라는 나이가 만만치 않지만 ‘섭서디’를 관리해온 김문갑 조교사가 혈통이나 능력 면에서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어 재기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좀더 경과를 지켜봐야겠지만, 6월 이후 경주로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김익영 마주는 ‘섭서디’가 노장인 만큼 오랫동안 고생을 시킬 생각은 없다며, 건강과 체력을 보면서 향후 진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섭서디’는 혈통적인 측면에서 두말할 필요가 없는 명문 혈통을 지니고 있다. ‘섭서디’의 부마 ‘Mr.Prospector’는 세계 경주마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세계 최고의 씨수말이었다. 현역시절 1회 교배료가 75만달러(한화 약 8억원)까지 치솟을 정도로 세계적 명성을 떨쳤다. ‘Mr.Prospector’는 사망한 해인 1999년까지 공식적으로만 1179두를 생산, 세계적으로 공인된 GⅠ대회 우승마 20두를 비롯해 자그만치 182두의 블랙타입 경주 우승마를 배출한 바 있다. ‘Mr.Prospector’ 자마 가운데 현재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경주마는 ‘섭서디’ 뿐이어서 경주로 복귀에 더욱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경마에서는 말그대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거세된 상태에서 국내로 도입돼 생산으로 환류되지 못하면서 국내 경주마생산계에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고 있는 ‘섭서디’는 상당한 기간동안 최정상의 위치에 있었지만, 의외로 경마대회에서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5년 서울마주협회장배와 그랑프리 우승 등 2차례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일반경주에서는 35전16승 준우승 5회를 기록할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보였다. 최근 한동안 ‘섭서디’와 함께 외산마 판도를 양분했던 ‘밸리브리’가 재기에 성공한 가운데, ‘섭서디’의 복귀 예정이 알려지면서, 경마계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

경주마로서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10세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섭서디’의 경주로 복귀준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우선 ‘명마는 영원하다’는 진리를 실천적으로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만약 10세의 노령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일궈낸다면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라는 객관적인 사실을 전세계적으로 다시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우리 경마역사를 살펴볼 때 외국산마 자유구매 정책을 구사하던 2002년부터 2-3년간 도입된 경주마들에 의해 업그레이드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외산마 구입정책을 통제와 규제로 전환하면서 경주마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경주의 박진감도 그만큼 저하됐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글로벌산업의 특성을 지닌 경마산업의 퇴보를 가져오는 결과를 보였다. 한국마사회는 이제라도 외산마에 대해서는 도입 정책을 완전 자유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